미국, 독일 등 60개국서 노래 부르는 굿뉴스코 4기 조은혜

유럽에 클래식 한류 열풍이 불었다. 최근 독일 마르크트오버도르프 국제합창 콩쿠르에서 최상인 1등상을 수상한 그라시아스 합창단원. 러시아로 해외봉사도 다녀온 조은혜 씨는 '하늘이 내려준 천사'라는 찬사를 받았던 감동적인 무대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 당사자이다.

 
 
“제 꿈은 세계 일주를 여행하며 사는 것이었어요. 우연히 그라시아스 합창단원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면서 10대 때의 꿈보다 훨씬 더 큰 인생의 그림을 그리고, 전 세계를 다니며 노래하는 음악가가 되었습니다.”
19살에 그라시아스 합창 단원이 된 조은혜 씨(러시아 굿뉴스코 해외봉사자)는 지금까지 미국, 독일, 러시아 등 60개국 이상을 다니며 노래했고, 해마다 30개국 이상의 나라를 다니며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 그렇게 무대에서 보낸 시간이 13년 째인 그녀는 한국에서 머무는 시간이 채 2달이 안 된다.
지난 5월 25~26일. 이틀간 독일 마르크트오버도르프 국제 콩쿠르에서 클래식 한류 열풍이 강타했다. 혼성합창 부문에 출전한 그라시아스 합창단은 5월 23일, 24일 이틀간 경합을 벌였다. 라흐마니노프의 <Bless Art Thou>, 한국의 전통 민요 <각설이타령> <아리랑> 등을 불러 관객과 참석한 합창단으로부터 연일 호평을 받았다. 그라시아스 합창단원으로 조은혜 씨도 혼성팀에 참가해 영예의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얻었다. 그 여독을 풀 사이 없이 그녀는 6월 10일부터 10일까지 인도 청소년 캠프에 초청받아 기온이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마니푸르와 오리사 주, 하이데라바드와 델리 시를 순방하며 노래를 불렀다.
상처받는 사람들의 마음에 노래로 희망을 주고 싶다는 그녀의 꿈 나이는 14살.
“돌아보면 그라시아스 합창단 안에서 깨끗하고 후회 없는 청춘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악기의 몸체가 비워져야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듯이, 바다보다 넓은 음악의 세계를 담아내기 위해 그라시아스 합창단원으로 나를 비워내는 ‘비움의 정신’을 배울 수 있어서 더없이 감사합니다.”
그라시아스는 음악을 마음으로 부른다는 모토 아래 최고의 합창단이 되기 위해 강도 높은 음악을 레슨받고 진실성이 담긴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래서인지 독일 콩쿠르 경연에서도 그라시아스 차례가 되자 콘서트 분위기가 형성될 정도로 관객의 호응이 컸다.
“지휘자 아발랸 선생님은 1999년 이 대회에서 최고 지휘자 상을 수상한 분으로, 작곡가의 마음이 담긴 악보를 정확하게, 음악적 극치를 표현해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매일 정확한 음을 내는 연습을 합니다.”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소프라노 조은혜 씨는 단아함과 우아함이 함께 공존하는 성악가이다.셔터 소리에 따라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취하는 연기력도 프로급이다.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소프라노 조은혜 씨는 단아함과 우아함이 함께 공존하는 성악가이다.셔터 소리에 따라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취하는 연기력도 프로급이다.
조은혜 씨는 그라시아스 합창단과 인연을 맺으면서 2005년에는 러시아로 굿뉴스코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그녀는 평소 예술과 음악의 도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해외봉사를 간 것은 행운이라고 말한다. 음악가라면 누구든 한번은 유학을 가보고 싶은 도시였기 때문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은 러시아 최고의 음악가를 배출해내는 곳으로 독일 못지 않게 훌륭한 음악인을 양성해내는 곳. 조은혜 씨는 성악가로 러시아 대가들을 만나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특히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등장하는 러시아 도시의 퀴퀴한 거리가 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였다는 사실에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신기했다.
“러시아에서는 어릴 때 미혼모가 되거나 마약을 하는 젊은이들이 꽤 많아요. 러시아에서 알게 된 친구 한 명이 에이즈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그라시아스에서 배운 소망을 전해주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친구의 마음에서 아름다운 희망의 꽃이 피는 것을 보았어요.”
그녀가 만난 또 다른 여대생 한 명은 결혼해서 지금은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청소년지도자가 되어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단다. 그렇게 옛 친구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신기할 정도라며 반색했다.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되어서 음악뿐만 아니라 인생공부도 하고 있다는 그녀는 웃음이 맑다.
“한번은 합창이 힘겨워 그만두려고 생각했지만 단장님께는 ‘저를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렸어요. 몇 분간 말씀이 없던 단장님께서 ‘난 너를 포기한 적이 없는데 너는 왜 네 자신을 포기하려고 하지?’ 하고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났어요. 그렇게 그라시아스 안에서 100% 믿고 서로 신뢰하는 법을 몸소 가르쳐주는 단장님은 매일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해주십니다. 온전히 다른 사람을 위해 노래할 수 있는 합창단원이 된 것이 감사합니다.”

모델 | 조은혜(그라시아스 합창단 소프라노) 사진 | 홍수정 기자
글 | 김민영 기자 진행 | 배효지 기자 헤어&메이크업 | 이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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