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한류 열풍…그라시아스 합창단, 한국을 알린 역사적 성과 이루다

세상에 이뤄지지 않을 꿈은 없다

 
 
올해 14회를 맞은 세계 최고 권위의 합창대회
‘마르크트오버도르프 국제합창콩쿠르’
한국을 대표한 그라시아스 합창단은 미국, 독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세계 최정상 합창단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혼성 합창 부문 10개 팀, 여성 중창 부문 5개 팀이 열띤 경연을 펼쳤다. 그라시아스는 대회 최고상인 혼성부문 1등상을 받았다. 2등상은 미국 오레곤대학 합창단이, 3등상은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 미국 합창단이 수상했다.
5월 23~24일 이틀간 라흐마니노프의 <Blessed Art Thou> 등 수준 높은 합창곡과 한국 전통 민요인 <각설이타령>을 불러 한국을 알린 역사적 성과를 이뤘다.
“AAA” “퍼펙트” “매직” “환상적이다”
콩쿠르 처음에는 동양 한국에서 온 합창단을 그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지만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노래를 들은 이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화음, 천상의 소리라는 찬사가 관객들과 경쟁 합창단의 입에서 터져나왔던 것. 합창제 심사위원들도 극찬했다.

심사위원 인터뷰

 
 
“첫 곡이 끝나기도 전에, 첫 소절부터 이미 곧바로 음악에 담긴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합창단 지휘자가 음악을 전달하는 감수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모든 작품이 그런 감수성으로 다가와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볼 때는 작품도 매우 훌륭합니다. 굉장하고 수준이 높습니다. 제게 음악이란 그저 한 박자, 두 박자, 세 박자를 맞추는 게 아닙니다. 음악은 마음에서 우러나와 지휘자의 손짓으로 동일하게 표현되는 겁니다. 단순히 박자만 맞춘 것은 들을 수가 없습니다. 음악은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영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합창단) 여러분은 매우 훌륭하게 해내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을 알게 돼 매우 기쁘고, 무엇보다 여러분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 기쁩니다.”
(심사위원 디그나 게라 라미레스Digna Guerra Ramirez)

 
 
“우리는 한국에서 온 그라시아스 합창단에 대상을 주었습니다. 우리가 내린 심사결정에 만족합니다. 훌륭한 지휘자의 지휘 덕에 합창단의 기교와 음악성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단원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도 서로 잘 어우러졌습니다. 심사위원에게도 감동을 주는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그라시아스가 수상하게 되어 저희도 굉장히 기쁩니다.”
(심사위원 조너선 벨라스코Jonathan Velasco)


 

 

 
 
박은숙 단장 인터뷰

이번 독일 합창 콩쿨에 참석한 훌륭한 합창단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와 다른 것은 보리스 선생님처럼 이끌어주는 훌륭한 지휘자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보리스 선생님을 만난 것은 정말 큰 축복입니다. 그는 어느 정도했다고 안주하지 않습니다.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더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우리가 무대에 섰던 저희 단원은 총 34명입니다. 지휘자를 포함해 총 35명이 무대에 서서 경연을 벌였습니다. 그라시아스 단원들은 모두가 성악 전공자들은 아닙니다. 합창단 안에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기 위해 계속 음악 공부를 합니다.
우리가 하모니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정확한 음정을 기본으로, 멤버들이 서로 듣고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 하나하나가 그냥 흘러가지 않도록, 그 음의 뜻과 의미, 마음을 심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노력하고, 지도하고, 단원들도 그런 부분에 마음가짐을 두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멤버들 중 20대를 합창단에서 보낸 사람이 많고 젊은 날 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우리 마음에 세계 최고의 합창단이라는 꿈이 있기에, 뜻이 있기에 절제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원은 음악의 놀라운 힘을 믿고 있습니다. 음악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꿉니다. 케냐에서 어느 작은 소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소녀는 굉장히 부유하게 자랐는데 아버지의 사업이 망해서 하루아침에 어느 집의 가정부로 일하게 됐습니다. 그 소녀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고, 삶에 찌든 나머지 결국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우연히 저희 콘서트에 초청받고 온 그 소녀는 노래를 듣고 생을 마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합창단의 노래를 듣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우리가 겪는 어려움을 이길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우리가 걷는 길이 쉽지만은 않지만 우리의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기쁨을 얻을 때, 바로 내 인생을 들여 음악을 해도 아깝지 않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우리 단원들 모두에게 있습니다.

 
 
그라시아스 합창단은?
2000년 창단한 그라시아스 합창단은 아프리카, 인도, 아이티 등 매년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공연활동을 하고 있으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아이젠슈타트 하이든홀, 서울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공연했다.2009년 제주 국제합창제 대상을 시작으로 2010년 부산 국제합창제 대상을 받았으며, 2012년에는 베이징 국제합창제에 스페셜게스트로 초청됐다.2014년에는 스위스 국제 몽트뢰 합창제에서 혼성부문 1등상과 관객상을, 이탈리아 리바 델 가르다 국제합창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바 있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의 수석 지휘자인 보리스 아발랸(러시아 공훈예술가)은 1999년 이 콩쿨에서 최우수 지휘자상을 수상한 적이 있기에 그라시아스의 이번 1등상 수상은 더 큰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겠다.

사진 | 이상훈 그라시아스 홍보실장 디자인 |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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