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혁 쌤의 취업 X파일

면접관의 눈은 제한된 시간 안에 가장 잘 쓴 자소서에 가기 마련이다. 먼저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느낌을 보는 면접관의 눈에 어떻게 하면 내 자소서가 확 어떻게 띄게 할 수 있을까? 취업 컨설턴트 조민혁이 자소서에 나타나는 공통적인 실수와 함께, 인사 담당자가 원하는 내용까지 짚어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 예쁘게 바라보기
자신의 스펙에 자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많은 구직자들이 ‘난 어차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서 잘 안될 거야’라고 답정녀, 답정남처럼 이미 답을 정해 놓습니다. 취업이 실패하는 구직자들의 공통점은 대개 이처럼 부정적으로 취업준비에 임한다는 점입니다. 포기하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순간, 구직활동은 끝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공모전, 인턴 경험 등이 있는데, 전 없어요”라고 말하는 구직자들이 많습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경험은 하나의 결과물입니다. 이 결과물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공모전에 참여했다는 경험은 하나의 팩트일 뿐입니다. 거기에 내가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료들에 대해서 긍정적인 자세로 바라봐야 합니다.
어둡고 우울한 표정으로 ‘다른 사람들은 다 자격증이 있지만, 난 없으니까 취업할 수 없을 거야’ 하는 식으로 생각하면 취업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구직시장이라는 실전무대 위에 섰다면 스스로를 폄하하지 마세요! 실제 면접장에 가서 다른 구직자들을 보며 ‘넌 그 재료를 가지고 있어? 난 이 재료를 가지고 있어!’라고 생각하세요.

글쓰기 전, 고민하고 관심 가지기
애당초 자신이 취직하려는 회사에 대해 관심도 없고 고민해 본 적도 없다면 절대 자소서 내용이 좋을 수 없습니다. 자소서는 구직활동의 첫 단계라고 잘못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글이라는 것은 첫 단계가 아닙니다. 글을 쓰기 전에 충분한 고민과 관심을 갖는 단계가 선행되어야 알찬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뒤엉키거나, 공허하고 추상적인 내용에 그치고 맙니다. 취준생들의 자소서는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서로 지원하는 업종은 다르지만 마지막에는 모두 다짐으로 끝납니다. 구직활동은 면접관에게 여러분의 능력과 열정을 입증하는 과정입니다.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죠. 내가 상대방에게 뭔가를 증거하고 입증하려면 고민해야 가능합니다. 남이 해놓은 것을 짜깁기해서는 절대 좋은 자소서가 나올 수 없습니다. 영혼 없는 글이 나올 뿐이죠. 정말 그 회사의 직원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자소서를 쓰셨나요? 아니면, 합격을 얻기 위해 쓰셨나요? 직원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쓰셨다면 ‘입사 후에는, 3년 후에는 이렇겠네’라는 지속적인 관점에서 자소서를 쓰게 됩니다. 반대로 합격증이 필요해서, 6월 안에는 취업해야 해서 지원한다면 자소서에 그 회사를 칭송하다가 끝나버립니다. 누가 봐도 ‘아, 이 사람은 회사에 아무 관심이 없구나’ 하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죠.

우선 입사지원서를 무작정 많이 써 보자
롯데백화점에만 지원해서 한방에 합격할 자신 있나요? 공대생이라면 현대자동차에만 지원해서 한방에 합격할 자신이 있나요? 여러분에게 스나이퍼처럼 정조준 사격을 해서 정확하게 명중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나요? 아닐 겁니다.
그래서 입사지원서를 일단 많이 써보길 권합니다. 답답하다면 발버둥이라도 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확실히 하고 구체화 시킨 것이 없기 때문에 계속 불안한 것입니다. 내가 확실하지 않은 채로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 취업이 잘 안 됩니다. 온라인 카페에 들어가서 아무 이야기나 듣지 마세요. 누군가가 토익 점수를 잘 받아야 된다고 댓글을 달았는데, 그 댓글을 단 사람이 토익학원 아르바이트생인지 어떻게 아나요? 취업에 간절히 목마른 여러분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늘 가던 길만, 익숙한 길만 계속 가려고 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전공과 다른, 낯선 직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마케팅분야에는 여성 지원자들이 몰립니다. 남성들은 제조, 기술, 생산 부서 등 현장에는 아예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나만 보고 노리시면 놓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그러면 알지도 못하는 직무를 써야 하냐고요? 그게 아니라 정말 다양하고 많은 직무가 존재하니, 관심을 넓혀보라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영상 등 자기네 회사의 직무를 소개하는 자료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제 고민하고, 관심을 가지세요.

조민혁
한국외대 법학과와 연세대 GMBA를 졸업하고 2006년에 POSCO 채용팀에 입사하여 발표면접, 토론면접 등의 면접관으로 활동했다. 퇴사한 이후 현재 ㈜윈스펙 아카데미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스펙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꿈과 비전을 잃고 방황하는 이 땅의 수많은 구직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자인 | 김진복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