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반전

국제청소년연합이 5월 6일까지 굿뉴스코 해외봉사자를 모집한다. 최종 선발된 1,000 명의 대학생은 앞으로 11개월간 조국을 벗어나 전 세계 80여 개국으로 흩어진다. 후배들을 위해 4월 17일 선배 단원들이 오래간만에 만났다. 다채로웠던 현지 생활을 가감 없이 풀어놓는다.


아프리카가 우리를 불렀어요~!
 
 
임예지: 고등학교 때 지인을 통해 굿뉴스코 해외봉사를 알게 됐어요. 평소에 제 삶의 히든카드처럼 여기며, ‘나중에 굿뉴스코가 꼭 필요할 때 가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대학 입학 후, 저보다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 사이에서 공부하며 미래를 고민할 때 굿뉴스코 해외봉사가 자주 떠올랐어요. 선진국보다는 낯선 오지에 가서, 그곳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어요.

대자연 속 웰빙라이프Well-being Life!
김정현: 처음 수도인 야운데Yaounde에 도착했을 땐 깜짝 놀랐어요. 아프리카라면 대개 정글과 드넓은 초원을 떠올리지만, 빌딩이 가득한 도시가 보였거든요. 카메룬은 계절이 건기와 우기로 나뉘어요. 보통 아침, 저녁으로는 패딩 점퍼를 입을 만큼 서늘하고요. 오후에는 건조한 기후 속에 강한 햇볕이 내리쬐지요. 우기 때에는 우리나라의 장마철처럼 온종일 비가 내리고요.

오한샘: 저는 원래 카메룬 옆의 중앙아프리카로 파견됐는데요. 그곳에서 내전이 일어나 입국을 미루다가 5월에서야 카메룬의 단원이 되었어요. 아프리카에 가보니 한국에서의 제 삶이 얼마나 부유했는지 실감케 되더라고요. 한국에서 각종 목욕용품을 가져갔는데, 카메룬 사람들은 비누 하나로 온몸을 다 씻어요. 저도 ‘내가 카메룬에 왔는데 왜 한국 사람처럼 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머리를 빡빡 밀고, 현지인들처럼 지냈어요. 현지에서 어느 가정집을 방문했을 때에는 땅콩과 설탕을 볶아서 주시는데 어찌나 맛있고 감사하던지! 한국에서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소박한 간식이 기뻐서 다른 단원들에게 자랑하고 다녔어요. 가난 속에서 피어난 행복이랄까요(웃음)? 말라리아도 걸렸는데, 제 경우에는 3일 만에 낫더라고요.

더운 날씨와 현지의 건강식, 굿뉴스코 활동으로 몸무게를 40kg나 감량했던 오한샘
더운 날씨와 현지의 건강식, 굿뉴스코 활동으로 몸무게를 40kg나 감량했던 오한샘

피부색이 달라도, 마음은 하나! 현지 친구들
임예지: 단원들은 지부장님 가족을 비롯한 현지 식구들 40여 명과 함께 굿뉴스코 센터에서 살아요. 현지 대학생들과도 월드캠프와 한국어·댄스 등 각종 아카데미로 함께 할 일이 많지요. 카메룬 사람들은 자존심이 무척 강한 편이에요. 외국인들에 대한 열등감도 심하고요. 한번은 함께 댄스 연습을 하는데, 마리라는 친구가 와서 “너희끼리 한국어로 대화하면 우리 카메룬 학생들은 우리를 욕하는 거로 오해하기 쉬워. 불편하더라도 불어를 쓰면서 배려해줬으면 해”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이 일로 그들과 더욱 마음을 나누며 가까워졌어요.

김정현: 최근에는 그곳에서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크게 유행했어요. 같은 노래를 아프리카식으로 리메이크한 노래도 있을 정도예요. 아시아 사람들은 중국인으로 오해를 많이 받는데요. <강남스타일> 덕분인지 한국인은 카메룬 사람들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카메룬에서 배웠던 불어와 봉사경험이
여느 취업준비생에게 뒤지지 않는 저의 자산이 됐어요

해외봉사가 남긴 것들…
임예지: 저는 성격이 조용한 편인데, 카메룬에서 지내면서 무척 밝고 털털해졌어요. 자유로운 문화 속에서 활동하며 제 마음을 표현하는 법과 사람들과 화합하는 방법을 체득한 덕분이지요. 아프리카를 경험한 후로, 어떤 물건이든지 아껴서 사용해요. 귀국해서 집에 왔을 때는 전기가 너무 귀해 보여서 한동안 집안 곳곳을 다니며 전등을 죄다 끄고 다녔어요(웃음). 요즘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데요. 카메룬에서 배웠던 불어와 봉사경험이 여느 취업준비생에게 뒤지지 않는 저의 자산이 됐어요. ‘아프리카에서 1년을 보내고 왔다’는 사실이 사회생활도 당당히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줘요(웃음).

굿뉴스코를 신청할 후배들에게 한 마디
 
 
오한샘: 많은 분이 해외봉사 지원을 놓고 11개월이라는 체류기간 때문에 고민하세요. 저 또한 예전에는 봉사기간을 꽤 긴 시간으로 여겼어요. 하지만 사실 한 나라를 제대로 경험하려면 최소한 1년은 필요하거든요. 막상 다녀온 사람들은 그 시간도 너무 짧다고들 해요.


 
 
김정현: 한 번쯤은 자기 삶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한 것 같아요. 제 주변에는 해외봉사를 가고 싶어도 이런저런 현실에 치여서 포기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현지에 도착하시면 무턱대고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현지에서 오래 사신 지부장님의 조언을 듣고 따르시는 게 좋아요. 애초 자신이 바랐던 것보다 더 큰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망고 열매를 수확하던 날, 마을사람들과 함께(가운데가 임예지)
망고 열매를 수확하던 날, 마을사람들과 함께(가운데가 임예지)

제15기 굿뉴스코 지원자 일정
1. 1차 (5월 15일 ~ 17일) OT, 대륙 및 국가별 소개, 봉사 마인드 형성 교육
2. 2차 (10월) 봉사 마인드 형성 교육, 선배들과 대화, 레크리에이션 등
3. 3차 (12월) 개인 및 그룹 상담, 합격자 발표 및 수료식
4. 대륙별 훈련 1주차 훈련 1월
5. 2주차 훈련 1월
6. 파견 1월말 ~2월 중

 
 
자연의 향기가 듬뿍~ 카메룬 음식!
카메룬의 주식인 우갈리는 옥수수가루 반죽에 강낭콩, 토마토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현지에 파견된 굿뉴스코 단원은 아침과 점심으로는 현지 음식을, 저녁엔 한국 음식을 먹는다.

 

 

 사진 | 홍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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