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회 정부지원학자금 나눔부문장려상 수상

학창시절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저는 다행히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은 덕분에 나사렛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1학년 1학기, 하루 왕복 6시간 이상 통학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 학업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2학기 때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학업관리에 집중한 덕분에 ‘모범장애학생상’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임예은_불행을 희망으로! 험난한 과정을이겨내기 위해 세상을 향해 한 발짝앞서가는 당당한 여대생. 이제는 농인의 인권과 기본권을보장하는 데 일조할 농통역사의 길로나아가기 위해 공부하는 중이다. 현재 나사렛대학교 수화통역학과4학년에 재학 중이다.
임예은_불행을 희망으로! 험난한 과정을이겨내기 위해 세상을 향해 한 발짝앞서가는 당당한 여대생. 이제는 농인의 인권과 기본권을보장하는 데 일조할 농통역사의 길로나아가기 위해 공부하는 중이다. 현재 나사렛대학교 수화통역학과4학년에 재학 중이다.
계속되는 대내활동, 끊임없는 도전
학업의 중요성을 깨달은 저는 제가 가진 청각장애를 ‘희망’으로 승화시키고 싶은 마음에 오기가 생겨 대내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비록 장애가 없는 평범한 사람도 절망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가 있기에 항상 남보다 두 배로 노력해야 하는 삶을 오히려 즐기며, 끊임없이 계속 새로운 길을 향해 도전했습니다. 선후배들과 함께 조를 짜서 참가한 수화페스티벌에서 연거푸 1등을 했습니다. 나사렛대 농인聾人 학생회 홍보부장으로 1년간 활동하는 동안 단체가 발전하려면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으로 깨달았으며, 서로 간에 신뢰도 깊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청각장애가 있어 일반인에 비해 정보를 빨리 얻지 못했던 저는 앞으로 이 약점을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저를 포함한 4명이 한팀으로 하여 나사렛대학교에서 한 학기마다 열리는 취업희망기업 분석 경연대회에 참석했습니다. 33개 팀이 참가한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했고, 구성원들과 소통하면서 다양하게 노력하고 연구한 끝에 결국, ‘장려상’을 받는 큰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2013년 8월, 장애청년드림팀의일으로 미국에서 연수를 했다.1. 농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프로그램이 진행된 ‘비엔날레 워크숍’에참석했다가 세계 유일의 농인종합대학갈로뎃대학교 총장 부부를 만났다.
2013년 8월, 장애청년드림팀의일으로 미국에서 연수를 했다.1. 농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프로그램이 진행된 ‘비엔날레 워크숍’에참석했다가 세계 유일의 농인종합대학갈로뎃대학교 총장 부부를 만났다.
의사소통의 장벽도 뛰어넘게 한 아르바이트
제가 힘들 때나 좌절할 때마다 항상 저를 일어서게 해주시는 부모님의 얼굴에 주름이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딸로서 아무 것도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게 죄스러웠고 스스로를 자책했습니다. 그리하여 부모님께 더는 용돈을 받지 않고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위생을 관리하고 손님을 접대하는 것이 저의 업무였고, 제일 먼저 청소 교육을 받았습니다. 쉽지 않은 일인 데다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끈기와 인내심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하였고, 학점관리도 꾸준히 하여 한국장학재단에서 지원받은 국가장학금으로 대학교 등록금 전액을 납부할 수 있었습니다.

2013년 8월, 장애청년드림팀의일으로 미국에서 연수를 했다. 미국농아인협회 회장과 기념 촬영!
2013년 8월, 장애청년드림팀의일으로 미국에서 연수를 했다. 미국농아인협회 회장과 기념 촬영!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불가능은 없다
부모님이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는 저절로 힘이 났고, 자랑스러운 딸로 거듭나기 위해 효도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더 굳게 다졌습니다. 3학년 때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터득한 지도력과 책임감으로 과대표 활동을 하는 한편, 저의 비전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 신한금융지주회사와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서 주최하는 ‘장애청년드림팀’에 도전했습니다.
수화통역학을 전공하고 있는 저는 평소에 농인들만의 농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꿈과 비전을 세우고, 전공 이해와 학습에 필요한 학습태도를 탐색하여 전공에 대해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능동적으로 진로를 탐색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장애청년드림팀’ 활동은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풍부한 사회경험을 쌓고자 하는 의지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는 의욕으로 ‘장애청년드림팀’에 지원하게 되었고, 덕분에 보람되고 알찬 대학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연수와 해외연수를 합친 1년이라는 기간은 매순간 자신과의 싸움이 반복되는, 저를 한층 더 성장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미국을 다녀오면서 단기간 동안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하고 우정을 쌓으며 국제적인 감각을 키울 수 있었고,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팀원들이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협동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동행하는 과정이 더욱더 쉽지 않았지만,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장애청년드림팀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의식과 장애에 대한 개념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장애인들이 환경적 요인에 의한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도 장애에 대한 제도가 미비하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생교육은 개인이나 집단이 사회변화에 적응하고 나아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꼭 필요한 일입니다. 드림팀 활동을 통해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장애인 법과 제도를 활용하여 국내 농아동과 농노인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 미비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키고, 한국에서 시행하고 있지 않은 시스템이 있으면 도입해 한층 더 편리하고 새롭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는 팀원들과 함께 계속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일반인이 농인이 가지고 있는 청각장애와 농문화를 이해하며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농인은 자신의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건청인과 어떻게 의사소통해야 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장애청년드림팀을 통해 KBS 2TV <사랑의 가족>과 KBS 제3라디오 <내일은 푸른 하늘>
에 출연한 제 모습을 본 많은 분들이 농인에 대해 차츰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고,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능은 없다’는 저의 메시지에 자극을 받은 주변 친구들이 앞만 보고 힘차게 달려가는 모습을 보니 행복했습니다. 저에게 있어 장애는 불행이 아니라 장점이었고, 나아가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 2013년 8월, 장애청년드림팀의일으로 미국에서 연수를 했다.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 2013년 8월, 장애청년드림팀의일으로 미국에서 연수를 했다.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생각을 바꾸면 ‘희망’이 보여요!
내가 지금 행복한가, 불행한가의 여부는 상황과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른 마음가짐의 차이에서 오는 것입니다. 저 또한 제가 가진 장애를 불행이 아니라 장점이자 ‘희망’으로 승화시켰기에, 자신의 장애를 불행하게 느끼는 모든 장애인들이 생각을 바꾼다면 이제부터라도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작년 가을 초, ‘하모니주간보호센터’에서 보조 선생님으로 일하면서 정신장애와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유쾌한 만남을 가지면서 저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고통과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도 용감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며 늘 밝은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동화책을 읽어주어도 부끄러워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감 있게 큰 목소리로 책을 읽고자 하는 모습으로 저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노래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참여한 음악 시간에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라는 노래를 부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에겐 소중한 동행을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여정의 일부였고, 그간 꿈꾸고 꿈꿨던 일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추억은 앞으로의 제 삶에서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마음껏 꿈을 펼쳐나갈 용기, 그리고 제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사명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담당 | 배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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