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를 뚫고 차가운 눈 위를 날며, 뜨겁게 스키를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경희대 스키부 보라초 회원들! 고된 스키 훈련과 합숙을 견뎌내며 체력과 집중력을 단련해 온 이들은, 앞으로 인생을 살며 만나게 될 어려움들도 거뜬히 이겨낼 것이다. 

▲ (왼쪽부터) 식품영양학과 1학년 이채영, 생물학과 3학년 이도이, 아동가족학과 1학년 유영선, 회계세무학과 2학년 박정훈, 이들은 모두 보라초 회원들이다.
▲ (왼쪽부터) 식품영양학과 1학년 이채영, 생물학과 3학년 이도이, 아동가족학과 1학년 유영선, 회계세무학과 2학년 박정훈, 이들은 모두 보라초 회원들이다.


“경희대! (어이!) 스키부! (어이!) 어이! (어이!) 어이! (어이! 어~~~이! 파이팅!)”
아침 8시, 슬로프(스키를 탈 수 있는 경사진 곳) 위에 올라가 스트레칭으로 준비운동을 마친 보라초 회원들은 둥그렇게 모여 자신의 폴(스키를 탈 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막대) 끝을 하나로 모아 주장의 선창에 맞추어 다 같이 구호를 외친다. 힘차게 외친 파이팅은 타이트한 훈련이 펼쳐질 그날의 활력소!
1986년에 시작하여 2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희대 스키부 보라초! ‘눈 속에 핀 꽃’을 뜻하는 이름대로 어떤 상황에서도 열정을 잃지 않는 강한 저력이 있다. 한국대학스키연맹이 주최하는 스키대회에서 여자부가 2009년
종합우승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 올해 2월
까지 꾸준히 종합준우승을 해왔다. 안타깝게도 남자부는 체대 팀에게 계속 우승을 내주었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 열리는 대회에서는 보라초 남자부가 꼭 우승을 하겠다는 열의가 가득하다.
그들은 대회 준비를 위해, 12월 기말고사가 끝나면 바로 스키 연습을 시작한다. 한주에 5박 6일, 6주간 평창 휘닉스 파크에서 합숙을 하며 연습을 하는데, 그 일정이 굉장히 타이트하다.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직접 하루 세 끼 식사 준비를 하고, 오전과 야간으로 연습하는 시간이 총 7시간. 반나절이 넘는 시간 동안 스키를 타면 온몸이 녹초가 되기 때문에 오후에 잠깐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충전하기도 한다.  

 
 

동아리 활동하며 강사 자격까지
스키 종목 국가공인자격증으로는 스키지도자자격증이 있다. 레벨1은 스키 기본자세를 보고, 레벨2는 준강사 자격이 되며, 레벨3은 현역 스키 선수 급이다. 그 중 보라초 회원들은 제일 낮은 단계인 레벨1 취득을 목표로 훈련에 임하고 있고, 회원의 절반은 레벨1을 취득했다.
레벨1이나 2를 소지하면 스키장의 스키 강사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회원들은 스키강사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로 어린이들이나 중년층들에게 강습도 하고, 장애인 스키 협회에서 봉사활동도 했어요. 척수장애인이 앉아서 탈 수 있는 바이스키와 등에 매단 줄을 비장애인이 뒤에서 안전하게 잡아주면서 타는 시각장애인용 스키를 가르쳤어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스키를 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드릴 수 있다는 것이 보람 있죠.” 
 

 
 

건강도, 공부도 UP!
대부분 대학생들은 취업으로 인해 성적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래서 보라초 회원들 중에서도 스키 훈련 시간을 시간 낭비로 여기며 방학 중 6주 간의 합숙 훈련을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키는 집중력 향상, 민첩성 발달, 호흡 기능 향상, 질병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결국 스키를 타면 건강뿐만 아니라,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스키훈련에 매달리다 보면 공부할 시간을 빼앗길 것 같지만, 실제로는 훈련시간 외에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으며 체력과 집중력이 좋아진 덕에 오히려 학습능률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다른 친구들은 새벽 2~3시까지 며칠 동안 공부하면 지친다고 하는데, 저희는 스키를 타면서 체력이 단련된 덕에 매일 2~3시까지 공부해도 끄떡없어요.”

▲ ⓒSam Mckoy
▲ ⓒSam Mckoy

스키를 타기 위해 처음 슬로프에 올라설 때면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과 두려움이 엄습한다고 한다. 그래서 경사 30도, 체감경사 50도인 슬로프를 출발하는 자체가 도전이며 용기를 품어야 한다. 군대에서, 회사에서, 가정에서 등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어려운 상황을 직면할 때가 얼마나 많을까. 20대인 지금, 이러한 두려움들을 피하지 않고 이겨내는 법을 배우고 있는 보라초 회원들. 이들은 타이트한 합숙과 스키 훈련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버텨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을 키웠다. 눈 속에서 핀 꽃 보라초! 이들은 두려움 속에서 용기를 꽃피울 인재들이다.

글과 사진 | 배효지 기자  디자인 | 김진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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