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길을 만난 후 막막했지만 열심히 걸어올라갔다. 걸으면서도 맞는 길인지 확신이 없어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았다.


"포지따아노?"

"씨"


라는 대답을 듣고서야 발걸음을 옮겼다.

 
 


그 오르막 길에서 30분쯤 걸었을까? 저 멀리 지중해가 보였다. 분명 지중해는 맞는데 사진 속에서 본 그 멋진 풍경은 아니었다.

 

 
 
 

몇일 전 내일 폭설로 인해 제설 차량이 작업을 하고 있었고 계속된 오르막길을 걷다보니 힘이들어 잠시 쉬어갔다.

 

그 곳에는 가던길을 멈추고 쉬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속으로는 히치하이킹을 해보고 싶었지만 아직 그 정도의 대범함이 나에겐 없었다.

 

 
 
 

저 높이 올라갈수록 볼 수 있는 바다의 범위가 넓어졌고 내 마음은 그만큼 시원해졌다.

 

 
 
 

걷다가 발견한 한 버스 정류장. 이 버스가 바로 소렌토 역전에서 타야했던 그 버스였다.

 걷다 지쳐 버스가 올때까지 기다렸다 타고갈까라는 생각도했지만 오기가 발동해서 도착하던 못하던 계속 걷기로 결심했다.

 

 
 
 

Piano de Sorento에서부터 2시간 가량 걸었을 즈음 오르막길이 끝나고 내려막길이 시작되었다.
이정표에는 숫자가 써있었는데 단위는 알 수가 없었다.

 

 
 
 

뒤에서 굉음이 들려오더니 버스 한대가 지나갔다. 아....저게 바로 시타버스구나. 저 사람들은 편하게 포지타노까지 가겠구나 ㅠ ㅠ

 

 
 
 

내려막길부터는 걷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한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따뜻한 날씨 덕분에
패딩을 가방속에 넣고 팔을 걷어붙인 채 이동할 수 있었다.

 도로 한 켠에는 이름을 알 수 없지만 아기자기한 노란 열매도 있었다.

정말 기분 좋았던 것은 나를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해준 한 가족을 만났을 때였다.


"곤니찌와~~"


나는 안녕하세요라는 우리 인사말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내가 오늘 포지타노를 보고 로마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마음이 조금 불안한 탓에 가볍게 웃음과 고개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데 뒤에서 다시 인사말이 들렸다.


"챠오~~~~(이태리어로 안녕)"


뒤돌아보니 꼬마소녀가 날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순간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나도 손을 흔들어서 인사에 답했다.

 

 
 
 

밑으로 조금 더 내려가니 할머니와 손자들이 눈을 치우고 있었다. 때때로 장난도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정겨웠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했다. 이 곳은 사람사는 냄새가나는 곳이란 확신이 들엇다.

 

 
 
 

할머니와 손자가 있는 곳을 조금 지나니 본격적으로 지중해가 펼쳐졌다.

 

 
 
 

파도는 한없이 잔잔했으며 햇살이 바다에 반사되어 눈이 부실 정도였다.

 

 
 
 

구름은 또 왜 이렇게 예쁜지...

조금 욕심쟁이같지만 이 멋진 풍경을 나 혼자 품고있어 돌+아이 짓을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지중해를 보기 전에는 내가 그 동안 봐왔던 동남아시아 휴양지의 열대바다가 최고인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중해를 본 순간 나는 엄청난 편협함에 빠져 지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중해를 벗삼아 걷다보니 Welcome to Positano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다. 아...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포지타노는 작은 해안마을이었다. 바다 옆으로 마을이 산을따라 펼쳐져있었고 그 풍경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였다.

 

 
 
 

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작은 호스텔도 있었다. 그런데 마을 대부분이 공사중이어서 상점이나 식당이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

 

 
 

 

 
 


마을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한적했다. 불안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내 뒤를 무섭게 따라왔던 강아지. 소렌토에서 포지타노까지 힘들게 걸어왔는데 개한테 물렸다면 얼마나 서러웠을까 ㅠㅠ

 

 
 
 

아침, 점심 모두 거른 상태에서 겨우 제과점을 발견하여 피자빵을 먹을 수 있었다.
11시40분부터 걷기 시작하여 4시간 조금 넘게 걸린 것 같다.

사실 포지타노에서 근사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피자를 먹으려고 돈을 넉넉히 챙겨왔는데 아쉬웠다.



 
 
 

제과점 사장님께 버스정류장 위치를 물어본 후 마을을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그래...이 풍경이 사진 속에서 봤던 그 풍경이지.
 
 
 
 

버스 정류장은 따로 표시가 되어있지않아 미리 인지하고있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다 석양이 아름다워 사진 한장.

 

 
 
 

원래 계획은 포지타노를 거쳐 아말피, 살레르노까지 간 후 유로스타를 타고 로마로 돌아가려했지만
걸어서 가느라 시간이 늦어져서 이 곳에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기로했다.

 

 
 
 

걸어왔던 길 그대로 버스타고가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약 1시간가량 달려서 도착한 소렌토는 활발한 분위기였다. 야시장과 상점이 어우러져 저녁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로마까지 가려면 발걸음을 재촉해야했고 소렌토에서 지역열차로 나폴리까지 간 후 다시 R선을 타고 로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침 8시에 출발하여 저녁10시30분에 도착. 로마에서 포지타노 당일치기는 정말 잊지못할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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