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지금까지 여행한 곳 중 어디가 가장 좋았어?" 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포지타노라고 답할 것이다.

 
 

내가 포지타노를 알게된 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진 한 장을 보고나서이다. 그 사진을 보자마자 이 곳은 꼭 가봐야겠다며 다짐했었다.

포지타노는 이탈리아 남부 지중해의 작은 마을이다. 로마에서 나폴리까지 기차로 2시간 30분을 이동한 후, 다시 지역열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소렌토에 도착해서 버스로 1시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나는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결심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날씨를 확인했다. 핸드폰에는 소렌토의 날씨가 좋은 것으로봐서 포지타노 역시 맑을 것으로 생각하고 호스텔 리셉션에가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다행히 날씨가 좋다고했다.

시간이 없어 아침을 먹지 못한 채 바쁘게 움직였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열차는 또 연착이었다.이놈의 나라는 기차가 제 시간에 출발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30분 정도를 기다린 후 열차에 탑승할 수 있었고 그렇게 나폴리로 떠나게 되었다.

 
 

나폴리 역사랑 지역 열차랑 연결되어있기때문에 비교적 어렵지않게 지역열차 플랫폼까지 갈 수 있었다.
 
 
 
Circumvesuviana 를 따라서 쭉~~ 따라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소렌토 행 티켓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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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뭐라뭐라한다. 도저히 못 알아먹겠다. 서로 답답한 상황이되니 옆에 직원에게 구매하라고한다.
옆에 직원에게 "소렌토 행 티켓 주세요" 하니 바로 준다. 이상한 사람이다....

가이드북에는 포지타노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전혀없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정보도 가져오지 않았다.
그저 어떻게가고 어떻게오면된다 라는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 떠나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큰 화근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쨋든 편도 4유로에 표를 구매한 후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렸다.
 
 
 
로마에는 동양 여행자들이 그리 많더니 남부로 내려오니까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가끔가다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여행자들만 볼 수 있었다.
 
 
 

 
 
흔히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유럽 유수의 도시를 다녀봤지만 교통 인프라는 서울이 최고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시설, 편의성 어느 것 하나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은 이런 후진 시설이 더 좋은 걸 보면 나는 싸구려가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한 시간을 달리느 정말 소렌토 역이 나왔다. 내내 긴장하고 있던 터라 소렌토라는 글씨를 보자마자 내렸고 역 밖으로 나갔는데 있어야할 버스 정류장이 보이질 않는다. 매표소 직원에게 가서 여기 소렌토가 아니냐고 물어보니 소렌토는 조금 더 가야한다고한다.

어쩐지...소렌토 역은 종점이라고했는데 나만 내린 것이 이상하다 싶었다.
내리면서도 어차피 이 곳이 아니면 다음 열차타고 가면 되니까라고 생각했는데 다음 열차는 40분 후에 온단다. 당일치기 여행이라 그럴 여유를 부릴 수가 없어서 그냥 소렌토 역까지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이 때까지만해도 이게 무모한 결정이었다는 걸 알지 못했다. 평소 서울에서도 한 두 정거랑 정도는 걸을만하다고 생각했기에 구경하면서 슬슬 걸어가면 금방 도착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다.
 
 
 
역 밖으로 나가니 나폴리, 소렌토, 포지타노 방향이 친절하게 나와있었다. 안내 표시를 따라 슬슬 걸어갔다.

 
 
길을 걷다보니 젤리 판매점이 있었다. 평소에도 젤리를 너무 좋아해서 가장 즐겨먹는 것이 왕꿈틀이!
젤리를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가게로 들어가서 이것 저것 구매했다. 그리고 이 때 다시 생각을 바꿔서 소렌토 역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포지타노까지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아마 거리가 표시되어있지 않아서 그런 무모한 결정을 했었던 것 같다. 길을 걸으면서 내가 가는 길이 확실한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영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영어 사용을 잘 하지않고 현지인들이 좋아하지도 않기때문에 바디랭기지를 동원해서 물어보았다.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르킨 후 "포지타노?" 물어보니까 이해를 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지명을 책으로 보여주니 "아~~~ 포지따아노!" 라고하며 "씨!(맞아)" 라고한다.

아..그렇구나 포지타노가아니라 포지따아노였구나. 따!에서 강조를 해야지 알아듣는 다는 것을
여기서 배워서 포지타노까지 가는 길에 계속 써먹을 수 있었다.

 
 
 열심히 걸어가는데 2차선 오르막길이 나온다. 이 길이 맞나...?
나 오늘 안에 포지타노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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