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넘나들며 교감하다

삼성이 지난 2004년 한국 고미술, 현대미술, 그리고 외국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리움 미술관을 개관해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번 전시회는 개관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전관 전시로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는 전시투어만 해도 2시간이 훌쩍 넘는다.  작품 하나하나를 눈과 마음에 담으며 함께 교감하려면 관람시간으로 하루(10:30~18:00)를 비워두자.

 
 

날짜 2014년 12월 21일까지
장소 삼성미술관 Leeum   
문의 02-2014-6901
관람요금 성인 10,000원, 청소년 6,000원


시대별, 장르별로 분류한 진부한 전시가 아니다. 다양해지고 오픈된 관람객의 관점을 반영하듯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발견한 작품들은 우리를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무엇보다 단순히 보는 전시가 아닌 함께 참여하고 교감하는 전시다.

1. MUSEUM 1_시대교감
청자·분청사기·백자·고서화·불교미술·금속공예 등으로 이루어진 전시실에 현대미술 작품을 함께 전시하여 교감을 시도했다. 청자와 함께 전시된 바이런 김의 <고려청자 유약>은 청자 유색의 담록색과 담청색의 미묘한 차이를 정확히 간취해 캔버스에 옮겼다. 청자의 미가 문화적으로 몸에 배었기 때문일까? 한국인이라면 그 색을 더욱 친근하고 아름답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백자를 대표하는 <백자호>옆에는 대조적으로 버려지고 부서진 도자기 파편으로 만들어진 이수경의 <달의 표면>이 전시되어 도자기의 새로운 이면을 보여준다.

2. MUSEUM 2 _ 동서교감
1950년대 전후로 지속되어온 동서양 현대미술의 교감을 담은 전시이다.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서세옥의 추상 수묵화 <군무1>은 동서양의 미술가들이 공유했던 표현적 양식의 하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유럽의 앵포르멜 작품과 함께 교감을 이루는 박서보, 윤명로, 정창섭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앤디 워홀, 신디 셔먼, 데미안 허스트 등의 작품들과 함께 전시된 정연두의 사진 영상 작품은 미술이 서로 경계를 넘어 수평적으로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작품들은 마치 전세계를 시간 여행하듯 관람객의 시야를 활짝 열어준다.

 3. 기획전시실&로비 _ 관객교감
 관람객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는 현대미술의 변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브라질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 에르네스토 네토의 건축 작품 <향기는 향꽃의 자궁집에서 피어난다>가 크게 펼쳐져 있다. 그 안에 들어가면 우리의 시각, 촉각, 후각을 통해 마음의 감각을 이끌어내어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리크릿 티라바닛의 <데모 스테이션 No.5>는 열린 무대로서 공연, 플래시몹, 워크숍 등을 즐길 수 있고 신청만 하면 친구들, 혹은 가족 단위로 작은 음악회를 열 수도 있다. 긴 관람 중간에 쉴 수 있는 커피숍 안에는 리암 길릭의 작품 <일련의 의도된 전개>가 관람객의 공간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교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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