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도 타며 놀고 싶어요

10월호에서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55킬로미터 떨어진 소도시 테지의 어느 유치원에서 보내온 소식을 전합니다. 개원한 지 8년이 지나 모든 시설이 낙후된 유치원인데, 특히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아야 할 놀이터가 이용할 수 없을 만큼 녹슬고 부서졌다고 합니다. 무성하게 자란 풀숲에 묻혀 폐허가 된 놀이터. 아이들이 다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면적이 남한의 12배에 달하는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자, 6.25전쟁 때 참전한 혈맹국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나라입니다. 에티오피아의 소도시 테지에는 약 2천 명의 사람들이 삽니다. 도로를 중심으로 열악한 음식점, 자전거 수리점, 여인숙 같은 숙박업소, 아주 조그마한 정육점 등이 있고, 사람들은 대부분 야채와 테프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삽니다. 

 
 

 창고 같은 허름한 유치원 교실, 한국과 비교조차 할 수 없어요
8년 전 이곳에 시골 여관을 개조해서 만든 아비시나 아카데미Abyssina Academy라는 유치원이 있습니다. 60명의 어린이들이 다니고, 6명의 선생님이 근무하는 곳입니다. 에티오피아에는 원비가 아주 비싸고 실내외 장식이 화려한 유치원부터 흙으로 지은 열악한 유치원까지 교육환경의 빈부 차이가 많이 납니다. 대부분의 유치원은 운영 상황이 매우 열악해 아이들이 돌 위에 앉아 배우는 곳도 상당히 많습니다.
유치원의 내부 시설이나 주변 환경 등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합니다. 창고 같은 허름한 교실, 움푹 파인 바닥, 금이 간 벽, 녹슬고 낡은 놀이터…. 한국의 유치원은 한눈에 봐도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장식한 꿈의 공간인 반면, 에티오피아에서는 그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모습이지요. 
 
부모가 없는 아이들,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도 많아요
유치원에는 4~5세 어린이부터 다니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 보니 늦은 나이에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는 경우도 흔합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평균 수명이 짧고,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도 많아서 친부모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아이가 흔하지 않습니다. 친척집에서 사는 아이, 부모 없이 그냥 사는 아이, 한쪽 부모만 있는 아이 등 아픈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많습니다. 옷차림도 무척 남루하고 신발도 없어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교육비는 한 달에 한화 3,500원 정도인데, 다른 유치원에 비해 30% 저렴한 편이지만 그것도 내기 어려운 아이들은 선별하여 무료로 다니게 합니다.
유치원에서는 에티오피아 언어인 암하릭Amharic의 알파벳과 기초 영어와 숫자를 가르치고, 그밖에 공작놀이와 체육활동을 합니다. 굿뉴스코 대학생 봉사단들은 한국어반, 태권도반, 종이접기반 등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의 집도 방문해 현지인과 친목을 도모하며 교류활동도 합니다.

 
 

날지 못하는 그네와 녹슨 미끄럼틀만 덩그러니,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요
에티오피아 어린이들은 놀 때, 마을 어귀에서 헌 양말이나 천을 말아 만든 것을 나무전봇대나 기둥에 달아 놓고 차고, 바람 빠진 낡은 공으로 축구를 하고, 헌 타이어를 굴리고, 병뚜껑 쌓기를 하며 흙과 함께 놉니다. 전에는 유치원에 가면 그네도 타고 미끄럼틀을 탈 수 있어 좋았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네는 망가져 기둥에 묶여 있고, 미끄럼틀은 녹슬었고, 회전의자는 내려앉아 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다시 그네를 타고, 미끄럼틀을 타며 신나게 놀 수 있게 해주세요.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놀이터를 선물해 주세요!

 
 

* 투머로우 희망캠페인이 굿뉴스의료봉사회와 함께합니다. 10월부터 투머로우와 함께하는 굿뉴스의료봉사회는 지구촌 곳곳에서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2008년 결성된 단체로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 교육, 보건의료, 지역개발 등 지속가능한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선물할 수 있길 바라며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을 기다립니다.

취재 | 이해석(에티오피아 굿뉴스코 매니저)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