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탄자니아 분주A초등학교에 그려진 희망벽화

여러분의 후원으로 탄자니아 분주A초등학교에 드디어 학습 벽화가 그려졌습니다. 세계지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던 아이들이 형형색색의 벽화 지도를 보고 신이 난 모습을 이번호에서 만나 보세요.

▲ 벽에 그려진 인체그림 아래에 탄자니아 아이들의 손바닥도 예쁘게 찍혀 있어요.
▲ 벽에 그려진 인체그림 아래에 탄자니아 아이들의 손바닥도 예쁘게 찍혀 있어요.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외곽마을에 있는 분주A 초등학교 수업시간에는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조용합니다. 선생님은 교과서를 들고 칠판에 글자를 한가득 적어가고, 아이들은 책걸상에 옹기종기 앉아 허름한 노트에 그 내용을 빼곡히 따라 적습니다. 칠판의 내용을 노트에 옮겨 적기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서 수업은 숨가쁘게 지나갑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이나 도식 등은 선생님이 판서를 하지 않아 학생들 상상 속에나 존재합니다. 그래서 세계지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내가 사는 곳은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아는 학생이 없습니다. 그나마 학교벽에 지도가 그려져 있는 학교는 괜찮지만, 대부분은 그조차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벽화 한 장 없던 분주A초등학교에 드디어 희망벽화가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희망벽화가 그려지기까지
다르에스살람에서 버스를 타고 40분을 가야 도착하는 분주A초등학교. 저희 봉사 단원들은 5명이 돌아가며 2주간 벽화그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지 못한 벽화들이 아직도 있어, 저희가 계획했던 그림들을 다 그리려면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마 이 이야기가 책에 소개될 즈음엔 한창 마무리를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학습벽화 그리기는 그림 그릴 학교 벽면의 오래된 먼지들을 걷어내고 청소하는 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벽면을 청소한 후에는 흰색 페인트로 깔끔하게 밑칠을 했습니다. 그림을 그려야 할 면적이 워낙 넓어서 흰색 밑칠을 하는 데에만 70리터의 페인트가 사용됐습니다.
본격적으로 그림 그리기가 시작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색을 만드는 작업이었습니다. 탄자니아에서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녹색 등 기본적인 단색 페인트만 판매하기에 그 외의 색깔은 검은색과 하얀색을 적절하게 섞어 필요한 수십 가지의 색깔을 일일이 다 만들어서 사용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벽화 작업을 하는 동안 학교 아이들은 마냥 신기하게 쳐다보았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모두 밖으로 나와서 우리를 둘러싸고 그림 그리는 것을 유심히 구경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지저분했던 학교 벽이 하얗게 칠해지는 것을 보고 좋아하고, 그 다음 연필로 밑그림이 그려지는 것을 보며 호기심에 찼다가, 알록달록 색깔이 하나하나 칠해지는 것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색이 점점 더 칠해지며 그림이 완성되자 다들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구경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마음도 벽화에 함께 담고 싶어서 우리들은 벽화 작업에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게 그림을 그리기로 했습니다. 바로 벽면에 아이들이 손바닥을 찍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참하길 원하는 아이들이 길게 줄을 서서 페인트통에 손을 담갔다가 하얀 벽에 자기 손바닥을 차례차례 찍었습니다. 30미터나 되는 긴 벽의 밑둥치에 아이들의 손이 풀잎 모양으로 찍혔습니다. 다들 자기 손바닥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며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의 손바닥 위에 아름다운 꽃과 나비, 그리고 멋진 나무들을 그릴 예정입니다.
벽화 그리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한낮에는 햇볕이 너무 강해 쉽게 지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아이들의 기대에 찬 눈빛을 보며 피곤을 잊고 매일매일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마음 속에도 나날이 완성되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우리도 함께 무척 행복했습니다.

▲ 아무것도 없던 회색빛 분주A초등학교 건물이 예쁜 색과 그림으로 새 옷을 입었어요. 페루, 태국, 중국, 한국에서 온 다국적의 굿뉴스코 대학생 봉사단원 5명이 함께 벽화그리기를 시작했습니다.
▲ 아무것도 없던 회색빛 분주A초등학교 건물이 예쁜 색과 그림으로 새 옷을 입었어요. 페루, 태국, 중국, 한국에서 온 다국적의 굿뉴스코 대학생 봉사단원 5명이 함께 벽화그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꿈이 심겨졌어요
벽화를 그리면서 아이들을 다시 만나 장래 꿈을 물었습니다. 세계지도를 보면서는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가리키며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했고, 벽에 그려진 인체 그림을 가리키면서는 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한 우리 봉사단원들이 각자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서, 중국에서, 페루에서 그리고 태국 등 세계 곳곳에서 이곳 탄자니아까지 왔다고 하자 아이들 모두 그렇게 멀리서 왔는지 몰랐다며 무척 고마워했습니다. 아이들도 나중에 커서 그곳에 가서 봉사하고 싶다고 말해 저희들의 마음을 감동케 했습니다.

“저는 아메리카 대륙이 아주 좋아요. 그곳에 있는 나라에 가 보고 싶어요. 우리 학교에 그려진 멋진 세계지도를 보니 너무 좋아서 제 마음이 두근거릴 정도예요.” 아그네스, 12살

“아프리카,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아메리카… 이런 대륙이 있다는 것을 처음 보았어요. 대륙의 특징을 그림으로 보여주니까 쉽게 알 수 있고요. 저도 나중에 크면 그림을 그려준 봉사단원들이 사는 나라에 꼭
가 보고 싶어요.” 니콜라우스, 12살

“저희 학교에 벽화를 그려주시고 후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도와 인체 그림이 그려져서 매우 유익한 학습자료가 될 것 같아요. 이제 아이들에게 세계사를 가르칠 때 세계지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가르치기도 쉬워졌고요. 아이들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이 그림을 통해 쉽게 기억하고 잊지 않을 거예요. 그림도 색깔도 예뻐서 좋아요. 벽화를 그리느라 수고하신 분들, 후원해 주신 분께 감사드려요!” 오코스, 교사

취재 | 최현정(굿뉴스코 해외봉사단원, 상지대학교 생활조형디자인학과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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