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은행권 예금과 대출 금리도 일제히 내려가고 있다. 은행의 낮은 예·적금 금리 때문에 저축할 맛이 안 난다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연 2.48%로 지난달에 비해 0.09%포인트 내려갔다. 7월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도 연 2.75%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다.

이에 따라 코픽스 금리와 연동되는 대출 금리도 하락할 전망이다. 코픽스는 국내 9개 은행의 정기 예금과 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예금금리 인하분이 반영돼 코픽스 금리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리안전모기지론(5년 고정형) 금리를 최저 연 3.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국민은행도 포유장기대출(5년 고정형) 최저 금리를 연 3.56%로 0.01%포인트 떨어뜨렸다.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보면 그나마 높은 축에 속하는 외환은행 'e-파트너정기예금'이 연 2.45%, NH농협은행 '채움정기예금'이 연 2.32% 정도다. 한국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예금은 연 2.0%를 간신히 턱걸이를 했고, 광주은행은 '플러스다모아예금'의 금리를 지난달 연 1.97%로 낮췄다.

정기적금도 마찬가지다.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다 채워야 간신히 3% 중반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일부 은행들이 높은 이율의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한도가 적은 경우가 많다. 하나은행의 '난 할 수 있어 적금'은 최대 연 5.5%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120만원까지밖에 납입이 안 된다.

반면 저축은행 적금들은 별다른 조건 없이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SBI저축은행 정기적금은 1년 만기 금리가 연 4.2%다. 특히 웰컴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 대부업체들이 인수한 저축은행들이 문을 연 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을 내놓아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워낙 낮아져서 저축은행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부정적 인식이 생겼지만 반대로 5000만원 미만 예금 시 안전할 수 있다는 학습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별로 4700만∼4800만원 정도씩 분산해서 저축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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