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학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수학분야 최고 권위의 ‘필즈상’(Fields Medal)을 받았다.

국제수학연맹(IMU)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Seoul ICM)에서 이란 출신의 여성 수학자인 메리엄 미르자카니(37)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 등 모두 4명을 올해 필즈상 수상자로 공동선정했다. 다른 3명의 수상자는 모두 남성이다.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시상은 ICM의 하이라이트 행사이다. 지난 4년간 세계 수학계에서 가장 훌륭한 학문적 업적을 낸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주어진다. 지난 1936년 필즈상을 첫 시상한 이후 여성이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례에 따라 ICM 개최국의 국가원수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르자카니 교수에게 상을 직접 수여했다. 이에 따라 필즈상 시상자(박 대통령)와 수상자(미르자카니 교수), 대회 주최기관 수장(잉그리드 도브시 IMU 회장)이 모두 ‘여자’인 수학 역사상 극히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1977년 이란에서 태어난 마르자카니 교수는 기하학의 대가로 꼽힌다. 2004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클레이수학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프린스턴대 조교수를 거쳐 현재 스탠퍼드대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마르자카니 교수는 기하학의 난제로 꼽히는 '모듈라이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는데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 대통령은 필즈상 공동수상자인 아르투르 아빌라(35)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소장과 만줄 바르가바(39) 미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마틴 헤어러(38) 영국 워릭대 교수에 대한 시상도 진행했다. 이날 대회에선 필즈상 수상자들의 평소 수학활동과 일상 생활을 영상으로 보여줘 흥미를 높였다.

한편 2014 서울 ICM은 120여개국에서 총 5000여명의 정상급 수학자들이 모인 가운데 이날부터 9일간의 일정으로 막이 올랐다. 대회기간 동안 세계적 수학석학들은 21차례의 기조강연과 179회의 세부분야별 초청강연을 통해 최신의 수학 연구성과를 망라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수학자로는 사상 처음으로 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가 14일 기조강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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