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피빈 등 커피전문점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자 소비자단체가 설득력이 없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이들 업체가 임차료 및 인건비 인상을 이유로 모든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매해 2배가량 오르는 영업이익률을 고려할 때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커피빈코리아는 이달 1일부터 임차료와 인건비 인상을 이유로 모든 음료의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아메리카노(스몰)는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카페라떼(스몰)는 4800원에서 5000원으로 각각 4.7%, 4.2% 인상됐다.

당시 회사 측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상승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커피빈이 가격인상 근거로 밝힌 임차료와 인건비는 2012년과 비교해 지난해 각각 27억원, 5억원 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 대비 비중으로 보면 임차료는 1.0%포인트 증가한 반면 인건비는 오히려 0.5%포인트 하락했다.

또한 원재료비 역시 1.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분석, 이익 대비 비용 증가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매출원가율은 43.9%에서 42.0%로 떨어진 반면 영업이익률은 3.8%에서 6.3%로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2012년 5월 스타벅스가 가격을 인상한 뒤 커피빈(7월), 투썸플레이스(8월), 할리스커피(9월), 엔제리너스(10월)가 차례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또 올해 역시 스타벅스와 커피빈이 한 달 간격으로 가격을 200원씩 동일하게 올림으로써 경쟁업체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이 매년 신장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인상이라는 카드를 남발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며 "소비자의 의견을 무시한 근거 없는 가격인상은 가격 도미노 현상만 부추길 뿐 소비자의 권익과는 하등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커피가격 상승에 직접 커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비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13일 옥션에 따르면 2개 커피 전문점이 음료 가격을 인상한 직후인 지난 1일부터 열흘간 커피머신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에스프레소 머신과 캡슐 머신의 판매가 각각 75%, 510% 신장했다. 캡슐 머신이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저렴하고 사용이 간편해 인기를 끄는 것으로 옥션은 분석했다. 캡슐 커피의 인기에 힘입어 캡슐 판매도 3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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