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다르지만 마음은 하나! SOUTH ASIA!

내가 처음 굿뉴스코를 만난 건 6년 전, 굿뉴스코 귀국발표회 공연을 관람하면서였다. ‘나도 대학생이 되면 해외봉사를 가서 추억을 많이 만들고 돌아와야지’ 하고 다짐했다. 하지만 막상 대학생이 되어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졸업반이던 나는 학교의 추천으로 회사에서 근무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었기에, 해외봉사를 가려면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굿뉴스코를 다녀온 것은 참으로 잘한 결정이었다. 필리핀에서 받아온 사랑이 너무 크기에!

▲ 처음 봉사활동을 갔을 때 만났던 엘리자와 함께
▲ 처음 봉사활동을 갔을 때 만났던 엘리자와 함께
굿뉴스코 최종 워크숍의 팀별 모임 시간에 선배 단원이 ‘필리핀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하라’고 했다. ‘한국과 시차는 얼마나 돼요?’라고 물었더니 함께 필리핀에 가는 동료단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알고 보니 필리핀과 한국의 시차는 겨우 1시간, ‘시차’라고 할 것도 없었다. 그만큼 나는 필리핀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마침내 그토록 기대하던 필리핀에 도착하던 날, 공항 문을 나서자마자 후끈 몰아치는 열기에 동료 단원들은 ‘너무 더워 숨이 막힐 것 같다’고 했지만, 나는 한국의 평범한 여름날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분위기 역시 한국과 많이 비슷한 느낌이었다.
한번은 필리핀 명절을 맞아 현지인 가정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도시에서 버스를 타고 13시간을 이동한 뒤, 현지의 대중교통인 트라이시클로 갈아타 40분을 더 가야 했다. ‘이런 곳에 정말 집이 있을까?’ 싶을 만큼 깊은 시골이었는데, 10여 가구가 살고 있었다. 필리핀은 아무리 환경이 열악해도 화장실쯤은 갖춰놓고 사는 집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돼지우리 바로 옆 공간을 화장실처럼 쓰고 있었다. 천장은 없었고 큰 플라스틱 용기를 쪼개서 변기로 쓰는 데다 뒷처리를 하는 물도 밖에서 퍼서 들어가 볼일을 봐야 했다.
수도시설도 없어 마을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산 속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떠다 마셨다. 물론 설거지도 그 물로 했고 샤워도 거기서 해야 했다. 그 마을에서 일주일 동안을 지내고 나오던 날, 내 몸에 이가 옮았다. 시내로 나오자마자 이 샴푸로 이를 잡느라 고생을 해야 했다.

 
 
필리핀에서 우리 단원들은 크고 작은 행사를 많이 치렀다. 주변 학교를 찾아가 한국문화를 알리는 한국어 캠프도 했고,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마인드 교육도 했다. 한국에서 의료봉사 온 학생들을 위해 통역을 한 적도 있다.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생각해야 할 것도,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행사가 우리가 준비한 것보다 훨씬 아름답고 즐겁게 끝났을 때 기분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였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나는 취업을 준비 중이다. 필리핀에서 지내던 시절, 필리핀 현지에 취직을 하게 되어 필리핀에 이민 와 알콩달콩 살고 있는 한국인 부부들이 정말 부러웠다. 물론 필리핀에서의 생활은 불편한 것도 부족한 것도 많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조금씩 불편하고 부족한삶이 건강한 마음으로 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의 삶은 너무 풍족하고 부유해 ‘감사’의 참뜻을 느끼기 힘드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필리핀으로 가는 꿈을 꾼다.

글 | 전미진(양산대 기업경영과 졸업, 굿뉴스코 12기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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