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내각과 공공기관 등에 애플 제품 구매 금지령을 내렸다. 보안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 중국 내 모든 정부기관이 애플 제품들을 사용할 수 없게됐다.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이패드, 맥북프로, 맥북에어 등 애플 제품 10종이 지난달 각 정부 기관에 배포된 중국 정부 승인 조달품목에서 제외됐다. 6월에만 해도 이 품목에 포함돼 있던 것들이 빠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재정부가 배포한 정부 구매 리스트에는 애플 제품들이 포함됐었다. 하지만 7월 최종 리스트에서는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 삭제된 제품은 아이패드, 아이패드 미니, 맥북에어, 맥북 프로 등 10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산업전략을 기획하고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역할을 맡아왔지만 지난해부터 대규모 투자인가, 인수합병, 물가관리, 불공정 조사, 소비자보호 등 업무 영역이 확대됐다.

중국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과 중국간 IT냉전의 연장선상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전 국가안보국(NS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이 세계 각국 정부와 민간인들을 상대로 불법 도감청을 했다고 폭로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지난 5월 미 법무부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장교 5명을 산업 스파이 혐의로 기소하고, 이에 중국 관영 방송인 CCTV는 지난달 아이폰의 위치추적 기능이 국가 기밀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애플은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양국의 신경전은 더욱더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요즘 중국에서 해외 IT기업들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전날 중국 4개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지사에는 정부 감독관이 반독점 조사를 하겠다며 들이닥쳤다. MS협력사인 컨설팅 회사 액센추어에도 중국의 국가공상행정관리국(SAIC)이 급습했다.

이번 중국 정부의 선전포고는 애플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전체 매출 중 15%가 중국에서 창출된다. 특히 중국시장에 최근 12번째의 애플 스토어를 개장하고 앞으로 더 확장할 계획을 밝히는 등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같은 이유로 백신 소프트웨어 업체 시만텍, 카스퍼스키의 제품 구매도 중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정부 납품을 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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