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흥식 교수의 <생물학적 인간> 수강 소감

<생물학적 인간>은 고대 내에서 명강의로 손꼽힐 만큼 유명하다. ‘졸업하기 전 꼭 한 번 들어봐야지’ 생각하던 차에 의대에 다니는 친구도 <생인>을 추천해 주어 이번에 수강하게 됐다. 교수님은 첫날부터 ‘좋은 강의를 선보이겠다’는 열정과 자신감을 내비치셨다. 나는 평소 수업시작 10~15분 전에 강의실에 도착하지만, 아직까지 담당교수님이 미리 오셔서 강의를 준비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나 교수님은 항상 미리 오셔서 수업시작 10분 전까지 모든 강의준비를 끝마친 상태에서 학생들을 맞아 주신다. 그 모습이 정말 멋지고 신뢰가 갔다.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나는 생물학 수업을 주로 듣는다. 하지만 교수님의 강의는 지금까지 내가 배워왔던 생물학과는 많이 다르다. 교수님은 까다로운 생물학 지식들을 마치 당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시듯 자연스럽게 설명해 주신다. 매 시간 꽤 많은 것들을 배우지만, 하루나 이틀이 지난 뒤에도 교수님이 강의해 주신 내용이 기억날 정도다. 얼마 전 중간고사 공부를 하면서도 교수님이 설명해 주시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떠오르는 바람에 어려운 생물학적 용어들이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왔다. 책을 외우며 공부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강의를 듣는 기분이다.
지금까지 배운 것들 중 가장 신기하고 재밌었던 것은 ‘이데올로기 뇌벌레’에 대한 강의였다. 새의 내장이 종착역인 기생충이 중간 숙주인 달팽이에 들어가 뇌를 조종하여 풀잎 끝으로 올라가게 함으로써 새에게 잘 잡혀 먹히도록 하는 동영상을 보여주셨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어서 충격적이고 신기했다. ‘세계 곳곳에서 어른들이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통해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도 기생충이 달팽이를 조종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교수님 말씀에 공감이 되었다. 생물현상을 사회학적으로 연결하여 설명해 주시는 점이 감동적이었다.

매 강의마다 교수님의 열정이 느껴진다. 현재 <생인>을 수강하고 있거나 수강했던 지인들은 모두 교수님이 존경스럽다고 말한다. ‘나도 나흥식 교수님 같은 훌륭한 교수가 되고 싶다’는 친구도 있을 정도다.

강재연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과 3학년)

사진 | 홍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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