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ral America(3)_아이티에서 배움의 열정을 발견한 우상희

2010년 대지진 이후 아이티는 모든 해외봉사자원자들의 1위 관심국가가 됐다. 그런데 우상희 씨가 막상 아이티를 지원했을 때 예상 외로 지원자가 많지 않았다. 비위생적인 천막생활로 각종 전염병이 도는 국가에서 봉사하겠다는 용기를 쉽게 가질 수 없었다고.

▲ 우상희(굿뉴스코 아이티 11기, 강남대학교 3학년)
▲ 우상희(굿뉴스코 아이티 11기, 강남대학교 3학년)
실버산업학을 전공하는 우상희 씨는 해외봉사를 가기 전까지는 학과공부에 대해 전혀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고 한다. 이렇다 할 꿈이 없어서 대외활동이나 특별한 경험 쌓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피했다. 소득 없이
1학년을 보내고 자신의 삶에 대한 비전을 찾고 싶어 해외봉사를 지원했다.

하루에 두 끼
2012년, 정말 힘든 나라에 가서 봉사해보자고 마음먹고 아이티에 도착했다. 2010년 대지진으로 수도가 가장 심하게 붕괴되어 아직도 복구되지 않는 그곳에는 깨진 거리 보도블록 위로 양과 염소, 개 등이 자유자재로 다니며 흙먼지 날리는 텐트촌에서 아무것도 할 일 없이 앉아 있는 청년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와 동료단원들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전염병의 원인이 됐던 물이었고 잠도 흙바닥에서 잘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행히 물은 사먹을 수 있었고 시설 좋은 봉사센터에서 잠을 잘 수 있었지만 봉사 초반 그들의 식사는 하루에 단 두 끼였다.
“그 나라 음식들은 기름지기 때문에 적응하려면 몇 번 설사를 해야 했어요. 깔랄루라는 콧물 같은 음식 때문에 저도 몇 번이나 화장실을 왔다갔다 했고 살이 절로 빠졌어요. 나중에는 세 끼 모두 먹을 수 있어서 금방 건강해 질 수 있었어요.”

배움을 기다렸던 학생들
그들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한국어 아카데미였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단순히 한국어 하나를 배우려고 찾아오는 것을 보고 그는 무척 놀랐다. ‘한국어를 말할 줄 안다면 혹시나 한국에 갈 일이 열리지 않을까’ 하는 그들의 작은 소망 때문이었다.
“지진으로 무너진 나라 안에서 아이티 학생들은 아무 소망 없이, 힘없이 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크나큰 착각이었어요. 영어와 스페인어 등 무엇이라도 배워서 다른 나라에 가서 공부하거나 돈을 벌고 싶어 했어요. 가난하면 배울 기회도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 봉사단이 제공하는 아카데미와 행사를 무척 고마워하며 참여했어요.”

아이티 학생들은 봉사를 좋아해
6월에는 아이티 단원들과 미국에서 봉사단원들과 함께 아이티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캠프를 개최했다. 아이티 단원들은 영어캠프를 위한 봉사자들을 모집했는데 아무 보수를 바라지 않고 일하겠다는 아이티 학생 80여 명이 왔다. 우상희 씨는 그들에게 올바른 봉사마인드를 알려주고 캠프를 위한 업무 배치와 공연준비를 가르쳐주었다. 처음에는 시간을 지키지 않고 도둑질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진지해졌다. 우상희 씨가 늦게 오는 한 여학생을 혼낸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교통비가 없어서 매일 세 시간씩 걸어서 오기 때문에 늦었다고 한다. 아이티에서 열리는 영어캠프는 그 여학생처럼 세 시간 이상씩 걸어올 정도로 국가의 가장 큰 이슈였고 아이티의 초중고학생들의 영어를 배우고 싶은 소망을 이뤄준 꿈의 캠프였다. 영어캠프 기간 중 영어를 현지어 크레올어로 통역하는 봉사를 하는 학생들은 뜨거운 햇볕 아래서 오전과 오후 내내 일했다. 통역봉사팀과 공연봉사팀 모두 과중된 일로 스트레스 받아서 자기들끼리 다투기도 했지만 자신들의 나라에서 영어캠프를 열어준 봉사단원들을 무척 고마워했다.

▲ 무너져 버린 건물만큼 무너진 교육 시스템_급식 시스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티의 학교들은 하루 종일 공부하는 곳이 없고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져있다. 선생님들은 비가 오거나 급여가 제때 나오지 않거나 몸이 아파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이런 교육으로 인해 아이티 학생들의 미래는 금이간 얼음처럼 흔들리고 불안하다. 하지만 학생들의 열정은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 종이위에 그린 키보드를 가지고 컴퓨터 클래스를 시작했을 때는 종이 키보드에 손가락 하나 대는 것조차 기뻐했다. 굿뉴스코 단원들이 진행하는 한국어, 태권도, 피아노, 컴퓨터, 영어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마음으로 가르친 시간은 아이티에게 가장 값진 배움이 되고 있다. 아이티 사람들은 굿뉴스코처럼 자신들을 포기하지 않고 가르쳐주려고 하는 봉사단체를 처음 봤다고 한다. 굿뉴스코 단원들의 봉사가 아이티 학생들의 잠재된 지도자 마인드를 일깨워주고 있다.
▲ 무너져 버린 건물만큼 무너진 교육 시스템_급식 시스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티의 학교들은 하루 종일 공부하는 곳이 없고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져있다. 선생님들은 비가 오거나 급여가 제때 나오지 않거나 몸이 아파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이런 교육으로 인해 아이티 학생들의 미래는 금이간 얼음처럼 흔들리고 불안하다. 하지만 학생들의 열정은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 종이위에 그린 키보드를 가지고 컴퓨터 클래스를 시작했을 때는 종이 키보드에 손가락 하나 대는 것조차 기뻐했다. 굿뉴스코 단원들이 진행하는 한국어, 태권도, 피아노, 컴퓨터, 영어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마음으로 가르친 시간은 아이티에게 가장 값진 배움이 되고 있다. 아이티 사람들은 굿뉴스코처럼 자신들을 포기하지 않고 가르쳐주려고 하는 봉사단체를 처음 봤다고 한다. 굿뉴스코 단원들의 봉사가 아이티 학생들의 잠재된 지도자 마인드를 일깨워주고 있다.

내 학창시절과 비교한다면
영어캠프를 마치고 학생들을 위해서 더 넓은 봉사센터 장소를 짓기로 했다. 시멘트 흙을 일일이 맨손으로 이겨야하는 고된 작업 때문에 손의 피부가 벗겨지고 무거운 시멘트를 옮기면서 온 몸이 근육통에 시달렸다. 며칠 후 우상희 씨가 거의 지쳐갈 무렵, 영어캠프 때 봉사했던 학생들 몇몇이 찾아왔다. 누가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도 학생들은 시멘트를 온 몸에 뒤집어쓰면서 봉사단원들의 일을 도왔고 작업은 몇 배 일찍 마칠 수 있었다. 
“아이티 학생들을 위해 작업하는 중이었지만 저는 제 생각밖에 못하고 있었어요. 우리의 도움을 받아야 할 학생들이 우릴 위해 마치 자기 집을 짓듯이 일하는 것을 보면서 제 마음이 무척 부끄러웠어요. 저의 학창시절과 비교한다면 아이티 학생들이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에 살지만 저보다 훨씬 건강하고 밝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만으로 저는 힘을 얻었고 웃을 수 있었죠. 아무런 꿈 없이 안락한 생활 속에 살아가던 한국에서의 제 모습이 더더욱 부끄러워졌어요. 봉사활동을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어요.”

아이티 학생들처럼 도전하며
아이티 학생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을 때 “꿈이 뭐예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알고보니 ‘꿈’이란 단어로
‘장래희망’을 묻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평소에 장래희망을 묻지 않을 정도로 꿈을 찾기 힘든 곳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에게서 우상희 씨는 소망을 놓치지 않고 무엇이든 배우려고 하는 그들의 마음을 느꼈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서 아이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전공에 대한 비전을 발견했다. 얼마 전 전공 관련 인턴과정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우리나라 실버타운에서 노인들의 행복증진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그는 또한 자신에게 꿈을 향한 열정을 가르쳐준 아이티 학생들이 자라서 절망과 슬픔의 나라 아이티를 바꾸어놓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우상희 (굿뉴스코 아이티 11기, 강남대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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