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쓰는 곳에 마음도 같이 간다’는 말이 있다.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를 살펴보면 평소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사는지 단박에 보인다. 돈을 합리적으로 쓰는 습관을 들이면 인생을 규모 있게 설계하고 경영하는 습관을 쉽게 터득할 수 있다. 대학생 재테크 전문가 김나연의 스마트하게 돈 쓰는 지혜, 이번호에서는 금융상품으로 재테크의 기본을 다지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재테크, 결코 어렵거나 거창하지 않다!
지난 3월호에서 우리는 대학생에게 필요한 재테크란 무엇인지, 그리고 푼돈과 공돈 아끼기 및 가계부 쓰기 등 재테크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 살펴보았다. 내가 이 칼럼에서 말하고자 하는 ‘대학생 재테크’란 절대 주식투자 등 거창한 개념이 아니다. 대학생에게 돈이 들어오는 통로라고 해 봐야 용돈 아니면 알바비, 기타 생일이나 명절 등 특별한 때 받는 가욋돈이 전부일 것이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상의 재테크 블로그인 ‘요니나의 재테크 이야기’의 회원들과 지인들 중 대학생 176명을 대상으로 앙케이트 조사를 해 보았다. 그 결과 용돈만으로 생활하는 학생은 82명으로 47%, 알바만으로 생활하는 학생은 20%(36명), 용돈+알바 유형은 33%(55명)로 나타났다.
그렇게 들어오는 돈이 얼마나 될까? 대학생은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학생과 사회인의 중간 단계에 있다. 따라서 적은 금액이나마 들어오는 수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또 학생의 본분에 맞게 불필요하게 돈이 새는 낭비를 막고, 커피 하나를 마시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고 마시자는 것. 그리고 나아가 이를 반복해서 생활습관으로 만들면 우리의 삶은 훨씬 달라질 것이다.

금융상품으로 배워보는 재테크 마인드
우선, 구체적이고 가슴 뛰는 목표부터 세우자. 인생을 삶에 있어서도,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도 가시적이고 분명한 목표가 필요하다. 만약 여러분이 재테크로 돈을 모으기로 결심했다면,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은행으로 달려가 통장(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카드를 만들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먼저 종이를 하나 꺼내 ‘내가 무엇 때문에 지금부터 돈을 아끼고 저축해야 하는지’ 그 이유나 목표를 적어보기 바란다. 목표를 세우되, ‘월 10만 원씩 저금하기’나 ‘1년에 300만 원 만들기’ 등 두루뭉술하게 세우지 말기 바란다. 물론 이같은 목표를 이루면 성취감은 느낄 수 있겠지만, 정작 돈을 모으고 난 뒤에 무엇을 해야 할지 너무 막연해진다.
목표라면 모름지기 가슴이 두근두근 뛰게끔 설정하자. 예를 들어 ‘20대의 마지막인 12월 31일 밤 나는 홍콩에서 야경을 감상할 것이다’라거나, ‘서른이 되기 전까지 부모님이 등록금으로 뒷바라지해 주신 4천만 원을 내 힘으로 갚자’처럼. 그 목표만 생각하면 힘이 솟고, 예쁜 액세서리나 커피 한 잔 등에 쓰지 않도록 동기유발이 되는 그런 목표 말이다.
이렇게 목표를 세워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내 경우 야구를 좋아했기에, 재테크를 시작하면서
‘야구장 연간 회원권 구매’라는 목표를 세웠다. 가격은 약 100만 원. 착실히 돈을 모으고 요리조리 굴린 결과 100만 원을 모을 수 있었지만, 선뜻 회원권을 살 수 없었다.
‘절제해 가며 열심히 아끼고 굴려 모은 이 돈을 고작 야구장 회원권 구매에 써 버리는 건 너무 아깝지 않을까? 어차피 야구경기 중 절반은 원정경기이니 회원권으로는 볼 수 없고, 또 야구장에 갔을 때 드는 교통비나 식비, 시간 등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차라리 다른 데 쓰는 게 낫겠다.’
결국 나는 새롭고 더 큰 목표를 잡고 그 돈 100만 원을 예금에 예치했다. 이렇게 목표를 세우고 나름 힘들게(!) 돈을 모으다 보면 나중에 돈을 쓰기 전에도 자연스레 한 번 더 생각하는 버릇이 생긴다. 또 금융상품을 고를 때도 ‘○○세금우대통장이 좋대’ 식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에게 딱 맞는 것을 가입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돈이 불어나는 복리의 마법,
그리고 예금 vs. 적금의 차이는?
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또 굴리려면 단리와 복리라는 개념을 잘 이해해야 한다. 단리單利란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은 방식이다. 만약 100만 원을 연 금리 5%인 예금에 1년 동안 넣으면 100×1년×5%=5만 원
이 된다. 5년 동안 넣는다면 100×5년×5%=25만 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자에 이자가 붙는 이른바 복리複利는 이보다 약간 복잡하다. 만약 100만 원을 연 금리 5%인 예금에 1년간 넣는다면 이자는 100×1년×5%=5만 원이 된다. 만약 이 100만 원을 5년 동안 넣어두면 어떻게 될까? 1년 뒤에는 기존의 100만 원에 이자 5만 원을 더한 105만 원이 원금이 되어 새로 5%의 이자가 붙게 된다. 따라서 2년차에는 105×1년×5%=5만 2,500원의 이자가 붙는다. 3년차에는 100만 원+5만 원+5만 2,500원=110만 2,500원이 원금이 되어 다시 5%의 이자가 붙는 것이다. 100만 원을 연 금리 5%인 예금에 각각 단리와 복리로 넣었을 경우 수령액은 다음과 같다.
이처럼 같은 금액이라도 단리냐, 복리냐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그 차이는 크게 벌어진다. 그래서 ‘복리의 마법’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무조건 복리가 유리할까? 은행 등 금융회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절대 고객 좋은 일만 시켜주지 않는다. 은행에서도 월복리를 내세워 적금금리를 후하게 주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조건도 까다롭고 납입기간도 짧을 뿐더러 납입금액이 제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1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했다가 만기에 받은 원금과 이자를 다시
1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복리의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예금과 적금 얘기가 나온 김에 이 둘의 차이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자. 예금은 목돈을 일정 기간 구좌에 넣어 두었다가(이를 ‘거치’라 한다)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해당 기간 말일의 잔액을 기준으로 약속된 이자를 지급한다. 만약 연이율 4%짜리 정기예금에 1년간 120만 원을 거치해 둘 경우, 이자는 매달 4,000원씩 만기 때 총 4만 800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적금은 납입기간을 정해 꾸준히 돈을 꾸준히 저금했다가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받는 금융상품이다. 만약 앞서와 마찬가지로 (총 120만 원을) 연 5%짜리 정기적금에 1년간 매달 10만 원씩 꾸준히 넣을 경우 이자는 얼마나 될까? 첫 달에 넣은 10만 원에 대해서는 5%의 이율이 적용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율은 조금씩 줄어든다. 실제로 넣어둔 기간이 1년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마지막 12번째 넣은 10만 원에 대해서는 겨우 0.42%, 즉 420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여기에 또 하나, 이자소득세가 붙는다는 걸 명심하자. 재테크에 서툴수록 금융회사에서 강조하는 높은 수익률에 혹해 선뜻 가입하지만 기대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자에도 일정한 비율로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재테크도 지피지기知彼知己,  미리미리 준비하자!
지금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재테크의 기본 개념과 노하우를 살펴보았다. 현재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재테크 너무 어렵다. 더 알려달라’ ‘내게 맞는 금융상품 좀 추천해 달라’는 댓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곤 한다. 재테크를 우리가 구입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면 한결 수월하게 느껴질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휴대용 컴퓨터를 구입한다고 생각해 보자. 지인이 권한다고, 또는 유명 블로거가 소개한다고 별 생각 없이 구입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선 랩탑으로 할 것인가, 트렌디한 태블릿 PC로 할 것인가?’ ‘복잡한 그래픽이나 계산 등 고사양 제품이 필요한가, 간단한 문서작성이나 인터넷 정도만 쓸 수 있는가?’ ‘가격대는? AS는? 디자인은?’ 등등 요모조모 따져보고 구입할 것이다.
나도 처음부터 재테크 고수는 아니었다. 개인파산을 계기로 조금씩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렇게 터득한 노하우를 블로그 등을 통해 공유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계속했고 결국 재테크 책까지 쓸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한 번 더 생각하고 수입과 지출을 규모 있게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이 사회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소중한 밑천이 될 줄 믿는다.

글쓴이 김나연
대학생을 위한 맞춤형 재테크 비법을 소개한 <대학생 재테크>의 저자로, 누적 방문자 511만의 인기 블로그 ‘대학생 요니나의 재테크 이야기’의 운영자다. 손바닥TV, <한경 리크루트>, 다음 스토리볼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재테크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이 땅의 모든 대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살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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