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쓰는 곳에 마음도 같이 간다’는 말이 있다.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를 살펴보면 평소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사는지 단박에 보인다. 돈을 합리적으로 쓰는 습관을 들이면 인생을 규모 있게 설계하고 경영하는 습관을 쉽게 터득할 수 있다. 대학생 재테크 전문가 김나연의 스마트하게 돈 쓰는 지혜를 소개한다.

 
 
내가 파산이라니, 파산이라니…
돈 쓰는 것 싫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학창시절의 나는 돈을 쓰는 것보다 모으는 데서 쏠쏠한 재미를 느끼곤 했다. 수입과 지출은 꼭 용돈기입장에 적어 꼼꼼히 관리했다. 2008년 대학에 입학할 무렵에는 학창시절 매달 용돈 7만 원 중 쓰다 남은 금액과 명절이나 가족모임 때 친척들로부터 받은 돈, 대학입학 축하금 등을 합해 100만 원 정도를 모으기도 했다.
대학생이 되면서 내 용돈은 교통비 포함 30만 원으로 올랐지만, 내 앞에는 돈 쓸 거리들이 가득했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 일도 잦았을 뿐 아니라 특히 화장품, 옷, 신발 등은 어찌 그리 어여쁜 자태를 뽐내며 나를 유혹(?)하는지…. 유혹은 금방 충동구매로 이어졌다. 당시 영수증도 챙기지 않고 현금을 사용했고 용돈기입장도 쓰는 둥 마는 둥 하게 되었다.
그러던 6월의 어느 날, 내게 그전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바로 자체파산! 용돈을 받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돈이 부족해 부모님께 손을 벌린 적이 없던 내가 돈이 다 떨어지다니…! 물론 일주일 뒤 다시 용돈을 받긴 했지만,
‘이렇게 살다가는 평생 돈의 노예로 살지도 몰라’ 싶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른 친구들은 대학에 들어와 맞이한 첫 방학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나는 통장과 체크카드를 꺼냈다. 그 전까지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지만, 그때부터는 금융회사 홈페이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같은 물건 하나를 사도 가격을 이모저모 알아보고 구입하게 되었고 금융상품에 대해서도 두루 섭렵해 지식을 쌓아나가기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입출금통장, 적금·예금통장, 주택청약통장 등 현재 내가 관리하고 있는 통장은 약 20개 정도다. 지금까지 만기를 채운 금융상품은 10종. 그렇게 용돈과 대외활동비로 받은 돈을 3년간 알뜰하게 굴린 끝에 1,000만 원 정도를 모을 수 있었다. 내가 이렇게 재테크에 열심이었던 이유는, 조금만 생각하며 돈을 쓰고 굴리면 용돈 받아 생활하는 평범한 대학생도 돈을 모으고 싶다는 걸 많은 대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내가 말하고 싶은 ‘재테크’란?
‘1000만 원 굴리기 재테크, 지금 바로 시작하자!’
‘20대 재테크 노하우로 목돈 만들기’

우리 주변에서 재테크라는 단어를 접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 갔다가 위와 비슷한 문구로 금융상품을 홍보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신문이나 인터넷 등에도 수시로 ‘당신에게 꼭 맞는 재테크 비법’이라며 소개하는 기사가 실리곤 한다. 물론 주위에서 재테크, 재테크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호기심에 또는 ‘나도 재테크 안 하면 뭔가 뒤처질 것 같아’ 하는 심경에 스스로 관련서적을 뒤적이거나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본 경우도 많을 것이다.
재테크라는 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먼저 저축, 재테크, 재무설계 등 3가지 키워드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저축貯蓄은 말 그대로 돈을 모으는 것으로, 한 푼 두 푼 아낀 돈을 저금통이나 통장에 넣어두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저축한 돈을 굴려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익을 만드는 것이 재테크다. 마지막으로 재무설계란 재테크를 계속하며 가깝게는 20대와 3·40대, 멀리는 노후까지 내다보고 자신의 형편에 맞는 평생 저축 및 투자계획을 세우는 것을 가리킨다. ‘아니, 용돈이나 알바로 생활하는 대학생이 웬 재무설계?’ 하는 독자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게다가 많은 금융회사들이 재무설계를 해 준다는 명목으로 금융상품을 홍보하다 보니 자칫 재무설계라는 용어 자체에 거부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효과적인 재테크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바로 재무설계다.
재테크 하면 대개 펀드 등으로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는 것을 떠올리지만, 이는 고정수입이 없는 우리 대학생들에게는 잘 맞지 않다. 오히려 예금이나 적금 등으로 돈을 모으는 방식이 우리에게 더 적합하다. 내가 여러분께 전하고픈 ‘대학생 재테크’란 무조건 돈을 안 쓰는 짠돌이, 짠순이가 되자는 게 결코 아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누리며, 불필요한 소비와 낭비를 줄이고 스마트하게 돈을 쓸 수 있는지, 자신에게 딱 맞는 금융상품을 찾을 것인지 내가 나름대로 터득한 노하우를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글쓴이 김나연

대학생을 위한 맞춤형 재테크 비법을 소개한 <대학생 재테크>의 저자로, 누적 방문자 511만의 인기 블로그 ‘대학생 요니나의 재테크 이야기’의 운영자다. 손바닥TV, <한경 리크루트>, 다음 스토리볼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재테크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이 땅의 모든 대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살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담당 | 김성훈 기자  디자인 | 이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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