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채용 논란을 비롯해 학력 위조 논란, 교수 성희롱 의혹 등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서울대 음악대학 성악과 학과장에 국악과 교수가 임명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대는 김영률 음대 학장의 추천을 받는 형식으로 현 음대 부학장인 이지영(49) 국악과 교수를 성악과 학과장에 임명했다고 4일 밝혔다. 학과장은 교수 임용과 종합 평가 등 모든 학과 업무에서 결제권과 의사결정권을 가진다. 성악과 관련 업무를 국악과 교수가 결제하게 된 것이다.

 
 
성악과 학과장에 타 학과 교수가 임용된 것은 유례없는 일로 일반적으로 특정 학과의 일은 전적으로 학과 자율에 맡기는 서울대 학풍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교수는 교수들 간 알력다툼으로 파행 운영되고 있는 성악과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대행 성격으로 학과장 보직을 수행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음대 관계자는 "대학 본부 측에서 부학장인 이 교수가 성악과 학과장 대리를 맡아주는 게 어떠하냐는 말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지만 이에 대해 대학 본부 측은 "음대 측에서 (이 교수를 학과장으로 추천하는) 서류가 넘어와 그대로 처리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학칙상 학과장 인사는 해당 단과대 학장의 추천에 의해 총장이 승인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신임 학과장 임명 과정에서 성악과 교수 중 일부는 타 학과 교수를 학과장에 임명한다는 사실을 미처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추가 논란도 예상된다.

한편 서울대는 성악과 교수 정원(8명)의 절반인 4명이 공백 상태여서 학생 수업권 침해 논란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승현(41)씨 신규 임용을 결정했다. 전승현 신임 교수는 서류 및 신원조회 등 남은 절차를 마치는 대로 곧바로 임용돼 근무하게 된다. 전승현 신임 교수는 서울대 음대와 쾰른음악대학원을 졸업했고, 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단 등에서 활동해 왔다.

성악과를 둘러싼 각종 잡음은 지난해 박세원(67) 교수 퇴임 후 후임 교수 선정 과정에서 최종후보로 선정된 신모(41) 씨의 미국 필라델피아 성악원(AVA) 아티스트 디플로마 학력을 두고 교수진 간의 의견이 충돌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신씨의 임용에 찬성하는 교수들과 반대하는 교수들이 서로 파벌을 만들어 상대방을 비방하고 각종 의혹들을 제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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