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코 12기_ 은경 씨의 촬영 이야기

분홍색 옷차림이 포근해진 날씨와 잘 어울린다. 벚꽃처럼 화사한 외모를 가진 이번 달 본지의 표지모델은 서은경 씨. 시디 크기만 한 얼굴과 이국적인 이목구비가 카메라 시선을 훌륭히 소화해 낸다. 지난달 초, 아프리카 기니에서 일 년간 해외봉사를 하고 귀국했다. 아직 한국에 적응을 덜 했는지 “코끝에 닿는 봄바람에도 추워요”라며 웃는다.

 
 
촬영 스튜디오. 초록색 풀밭에서 뛰노는 모습이 ‘라라라라 라라라~’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모 음료수 광고 속 한 장면 같다. “매월 <투머로우>를 읽고 있지만, 모델이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라고 말하는 은경 씨. 귀국 후 곧바로 다른 단원들과 강북 IYF 센터에서 합숙을 시작하며 ‘2014, 굿뉴스코 페스티벌’을 준비했다. 2월 21일부터 이번 달 1, 2일까지 행사차 서울, 대전, 전주 등 10개의 도시를 순회하느라 분주하지만 “표지 모델이 되어서 매우 기뻐요”라고 소감을 말한다.

“대외협력팀에서 행사 홍보를 맡고 있어요. 아직 많은 부분에서 서툴지만, 평소 해보고 싶던 일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워요. 실제로 전화통화로 요청과 섭외 일을 많이 하는데, 업무상 공적으로 하는 통화는 일반적인 통화와 차이가 크더라고요. 정중한 태도로 핵심을 센스 있게 전달하는 법을 체득했지요.”
개강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그는 매일같이 각종 기업과 대사관 관계 부처로 신발이 닳도록 직접 뛰어다닌다. 행사에 참석할 VIP를 초청하고 기업의 후원을 받기 위한 것. 지난달 10일엔 선후배 단원들과 함께 국회의사당을 방문,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대학생 시절에는 되든, 안 되든 부딪혀 보는 게 큰 경험”이라며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격려를 들었다. SNS 홍보와 의전 수행도 병행하는 중. 값비싼 학원에서 어학 공부를 하는 것보다 가치 있다고 여겨서 몸을 사리지 않는다.

“일하다 보면 문득 제 신입생 시절이 떠올라 후회돼요. 돌이켜 보면 저는 막연히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전공을 선택한 거 같아요.” 
치기공학을 공부하지만 본래 그는 스튜어디스 지망생. 어려서부터 홍보와 무역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활동적인 성향 때문에 매번 잇몸 속 신경 세포를 하나하나 익히는 전공수업이 지루해서 몸을 비비 꼬곤 했다. 늘 밝은 모습으로 동기들과 어울리며 학과생활에 충실했지만, 외로움이 밀려왔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을까? 내 길이 어디에 있을까?’ 끙끙거리며 속을 앓았다.
  
 “굿뉴스코 해외봉사를 다녀온 선배들이 제 주변에 많았거든요. 저 자신을 애써 다독거리다가 선배들의 모습을 봤는데, 정말 행복해 보였어요. 구김살 없이 밝게 웃을 수 있는 이유가 참 궁금했지요. 그렇게 굿뉴스코에 대해 관심을 두어 아프리카 기니로 떠나게 됐어요.”
국제스포츠 대회에서나 들어봤음직한 낯선 나라. 평균 35도인 무더운 기후 속에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았다. 맹수가 득실거리는 울창한 밀림 앞에서 그는 자신의 한계를 절감했다. 한국에서 쌓았던 관념을 모두 내려놓았다.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하듯, 마음을 비우고 세수와 식사법부터 기니식式으로 다시 배웠다.
처음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하는 기니 사람들이 거북했다. 늘 실수를 두려워하며 ‘어떻게 처신할까?’ 궁리했다. 지부장님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부분에 어두운 자신에 대해 걱정하시는 것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기적으로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마음을 열고 듣자 사람들의 조언 하나하나에 배려심이 느껴져 남몰래 감사의 눈물을 삼킬 때도 많았다. 한국어 아카데미 교사, 아프리카 월드캠프 진행, 굿뉴스코 홍보…. 한국이었다면 피했을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 봉사했다.

▲ (아래) 대외협력팀에서 정병국 의원의 국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2014, 굿뉴스코 페스티벌의 성공을 기원하며. (왼쪽에서 네 번째가 서은경 씨) (위) 기니에서 한글 아카데미를 마치고. 흑진주마냥 똘망똘망한 아이들과 함께 한 컷! (오른쪽)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러 가는 중.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설렌다.
▲ (아래) 대외협력팀에서 정병국 의원의 국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2014, 굿뉴스코 페스티벌의 성공을 기원하며. (왼쪽에서 네 번째가 서은경 씨) (위) 기니에서 한글 아카데미를 마치고. 흑진주마냥 똘망똘망한 아이들과 함께 한 컷! (오른쪽)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러 가는 중.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설렌다.
“굿뉴스코 활동이 제게 협력과 도전정신을 심어 주었어요. 앞으로도 무작정 전공 공부에 매달리기보다는 넓은 시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요. 지금처럼 대외협력팀에서 일하며 다양한 경험을 계속 쌓고 싶어요.”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꾸었기에 그는 지금도 기니를 절실히 그리워한다. 한국으로 출국 전엔, 공항에서 지부장님께 ‘기니에서 계속 살면 안 될까요?’라며 울먹였을 정도. 이에 오는 6, 7월에는 ‘월드 문화캠프’와 ‘투머로우 글로벌 리더스 캠프’ ‘대학생 리더스 포럼’ 등에 참석할 예정. 봉사활동은 물론, 아프리카 20여 개국 장.차관들과 만나며 그곳 청소년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 봄, 굿뉴스코 정신으로 누구보다도 희망찬 새 학기를 시작한다.
 
 
 

기니 공화국
서부 아프리카의 대서양 연안에 위치해서 연중 고온다습하다. 과거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아 불어를 중심으로 말링케어, 수수어를 사용한다. 커피, 바나나, 카카오가 주요 상품. 1958년 합법적으로 독립했다.  


사진 | 이규열 (Light House Pictures 실장)  
진행 | 홍수정 기자  헤어&메이크업 | 윤미영  
의상협찬 | PLASTIC ISLAND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