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 트레이너

 
 
방학계획 중 피아노 치는 것과 집안일 돕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지킨 게 없네요.
그에 따라 불규칙한 생활이 찾아왔고,
무기력증과 악몽까지 찾아와 몹시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도와주세요 ㅠ.ㅠ


현재 홍대 '우리짐'PT스튜디오 대표인 한길 트레이너는 개개인의 건강과 체력, 체형 조건에 맞게 디자인하는 기술이 뛰어나 브라운 아이드 소울 보컬 영준, 울랄라세션, 아나운서 오상진 등 수많은 스타들의 바디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다. 끊임 없이 운동법을 공부하던 중 짧은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타바타 트레이닝을 발견했고 자신은 물론 트레이너들과 회원들에게 이 운동의 큰 효과를 알리고 있다.

 
 
방학 동안의 불규칙한 생활은 늦잠을 자고 일찍 일어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하루를 부지런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그만큼 신체의 활력이 떨어져서 무기력증이 찾아옵니다. 그런 무기력증을 떨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 운동입니다. 자연스럽게 신체의 활력을 찾다보면 악몽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저 역시 괴롭고 어려운 시기에 무기력증까지 시달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어떻게 하루하루 삶의 활력을 얻게 됐는지 먼저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농구를 꾸준히 해왔고 연세대학교 농구팀에 97학번으로 진학했습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보면 그때의 추억이 많이 떠오르는데요, 아시다시피 우리 농구팀이 굉장한 스타군단이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운동 외적으로 즐길 수 있는 유혹들이 많았습니다. 서장훈, 우지원 등 스타급 선배들이 이루어놓은 인기 뒤에서 후배인 저희들은 자기관리가 힘들었어요. 운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노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몸 관리를 제대로 못했어요.

졸업하고 프로농구팀에 입단했지만 몸 관리가 되지 않아 부상이 잦았고 벤치신세를 면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때가 스물셋이었는데 정말 고민을 많이 했죠. 앞으로 내가 운동을 계속 해야 될 것인가 하고요. 결국 조기은퇴를 결정했지만 삶의 목표를 잃고 엄청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음식과 음주를 절제하지 못해 몸이 20kg이상 불어났죠. 주변에서 ‘왜 이렇게 안 좋아졌냐’고 물으면 꼭 저를 패배자처럼 보는 것 같아서 무척 괴로운 시기였습니다.
 

농구 선수에서 헬스 트레이너가 된 이유
하루가 무기력했던 그때 건강이라도 챙기려고 헬스 트레이닝을 시작했어요.
헬스 트레이닝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몸에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과거에 제가 가장 약했던 점이 바로 제 자신과의 싸움이었는데 이 운동은 나의 몸 상태를 바로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치열하게 운동을 하면서 서 살도 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예전보다 좋아진 몸 때문에 트레이너뿐만 아니라 CF나 드라마 등에 출연하면서 연예계 러브콜도 여러 번 받았어요. 하지만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운동이고 가장 노력해서 이룬 것도 운동이었기 때문에 트레이너로서 가장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작년부터 홍대 ‘우리짐’ 피티 스튜디오를 오픈하여 고객들의 건강관리를 해주고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회원님들 개개인에게 가장 알맞고 즐거운 운동을 가르쳐줄 수 있는지 고민하며 최신식 운동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운동은 말 그대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 즐겁지 않으면 몸을 움직이는 것이 결코 쉽지 않거든요.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저희 스튜디오는 대부분 과체중이나 저체중, 재활치료 등 건강문제 때문에 오시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특히 과체중으로 오시는 고객들은 한 달에 몇kg 뺄 수 있냐고 물어보시는데 답을 못하죠. 일단 체지방을 빼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기 때문에 체중에 신경 안 썼으면 좋겠고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말합니다. 체중이 50kg일 때 일주일 후에 검사 했을 때 체중변화가 없어야 체지방 1kg 빠지면 근육이 그만큼 늘어났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반대로 처음부터 유산소 운동만 해서 체중만 줄이면 근육이 줄어들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체중이 쉽게 돌아옵니다. 그래서 체중감량보다는 근육을 늘리는 운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운동선수로서 허리디스크나 무릎 수술 등 많은 부상과 재활 경험도 있기 때문에 회원들의 고충과 요구를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일반적으로 트레이너들이 재활이나 영양학에 대해서 넓은 공부가 필요하지만 실제 경험이 토대가 되지 않으면 이론적인 조언밖에 못하거든요. 저는 고객들이 미처 느끼지 못하는 통증도 미리 정확하게 짚어주고 상세한 조언을 해줄 수 있어서 고객의 신뢰도가 더 큽니다. 그래서 처음엔 걸음도 제대로 못 걸었던 디스크 환자들이 저의 지도를 통해서 건강해지고 몸짱이 된 모습을 볼 때 감동적이고 가장 보람이 큽니다.
초중고등학교 동창이 고혈압이 심했다가 저의 지도로 본래의 건강을 되찾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친구에게 고마워해라. 의사들은 약만 처방해주지만 트레이너가 원래의 몸을 되찾아주도록 수고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가끔 대학 동기들이 농구하던 시절을 그리워 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저는 지금이 가장 만족스럽고 행복합니다. 비록 20대 때 방황을 하긴 했지만 그런 과정 덕분에 고객들에게 보다 섬세한 운동처방을 해주는 트레이너가 됐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더 좋은 운동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제 직업이 무척 즐거운 이유입니다.

작심삼일에 효과적인 타바타 운동
퍼스널 트레이너로 만나는 고객들 대부분이 ‘단기간’에 이루고 싶어 하는 것을 봤습니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너무 바빠서 하루 1시간씩 꾸준히 6개월 동안 운동하는 스케줄은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즈음 타바타 운동을 알게 됐습니다. 1996년 일본의 이즈미 타바타 박사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위해 개발한 운동법인 ‘타바타 프로토콜’을 변형한 운동입니다. 4분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전력을 다해 운동해서 1시간 운동한 효과를 볼 수 있는 트레이닝으로서, 어떤 운동이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체력이 되는 선에서 초고강도로 운동하는 것입니다. 이 운동의 핵심은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운동이 끝나고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때도 지방이 연소한다는 점입니다. 그리스어에 ‘Mens sena in corpore sano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라는 말이 있습니다.
운동이 처음 시작하기에는 힘들지라도 일단 건강을 위해서 시작하면 그 후에는 건강한 정신과 예쁜 몸 등 부수적으로 얻는 것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거창한 운동 계획 대신 4분짜리 타바타 트레이닝을 가뿐하게 시작하면 어느새 적응해서 그 효과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 페이지에서는 무기력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타바타 운동을 배워보겠습니다.
 
사진 | 홍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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