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시간 월~토 10시 ~ 19시
장소 JJ 중정갤러리
문의 02-549-0207
깨끗한 전시장 안의 깨끗한 액자 속에 깨끗한 돌들. 사진 속 돌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있으면 오랜 세월 물에 깎이고 바람을 맞으며 지내온 인생이야기를 오롯이 품은 것 같다. 잡지 <럭셔리>와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 봐왔던 박찬우 작가의 사진은 감각미가 넘친다. 그런 그가 돌을 찍어서 전시회를 한다고 하니 어떤 사연일지 궁금했다.
항상 세련된 사진을 찍어오던 그의 눈에 문득 강가와 바닷가에서 만난 물에 잠긴 돌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는 돌 하나하나마다 시간을 층층이 쌓아온 흔적, 그 돌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의 이야기를 느꼈다. 돌을 스튜디오로 가져와 하얀 바탕에 물을 채우고 돌을 담가 마치 증명사진을 찍듯 사연 많은 돌 모델을 찍었다. 어떻게 보면 한국산하의 부드러운 능선 같기도 하고 누군가가 살고 있는 외딴섬 같다. 돌 그대로를 찍은 것뿐인데 세밀한 그림자와 여백과 더불어 동양화를 그린 듯 보이는 게 마치 돌이 품고 있는 세월 때문일 거라고 말한다. 작업을 마친 박찬우 작가는 다시 자연의 순리처럼 그 돌들을 원래 있던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작품 속에 담긴, 오랜 세월에도 묵묵히 자기 자리에 맑은 기운으로 있는 돌들을 보며 때때로 삶의 버거움에 쉽게 가벼워지는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