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식 만남이 만연한 시대입니다.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성관계로 이어지기 때문인데, 이번 호에서는 사랑이 오래 지속되길 바라는 분들을 위한 조언을 해드립니다.

 
 
Q. 20대 학생입니다. 남자친구와 1년 반 넘게 사귀고 있고, 앞으로도 서로 진지하게 만나려고 합니다. 스킨십은 허용하되 성관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하며 서로 원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남자친구와 성관계 없이 결혼을 했다가 서로 안 맞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됩니다. 궁합을 봐야 한다거나 속궁합이 맞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복잡해지고 고민이 됩니다.

A.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 확신이 없기 때문에 이 사랑이 영원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행여 깨지지는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궁합은 이렇게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을 어느 정도 안심시켜 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궁합은 남녀가 보다 좋은 조건에서 만나고, 서로 맞는 요소가 많을 때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심리를 이용한 상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궁합을 보지 않고 결혼했지만 아무 문제없이 잘 사는 커플도 아주 많습니다.
몇 년 전 KBS에서 <사랑>이라는 과학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사랑이란 주제를 심도 있게 탐구해 많은 화제가 되었는데요. 재미있게도 이 다큐에 등장한 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랑에 빠진 사람과 마약중독자의 뇌 활동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뛰고, 온통 그 사람 생각만 나며 계속 보고 싶어지는 것은 특별한 현상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것이지요. 이 다큐에서는 남녀가 서로 이끌림을 받는 단계를 ‘열정’이라고 표현했는데, 미국 코넬대 인간행동연구소 신시아 하잔 교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성 간의 만남에서 열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점은 평균 18개월에서 30개월 정도라고 합니다. 열정의 단계가 식으면 서로 간에 애착관계가 서서히 형성되면서 지속적인 사랑의 단계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여기서 하잔 교수는 열정 단계에서 시작하여 애착 단계로까지 이어지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남녀는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고 신뢰감을 형성하며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이성을 사귀기 시작해서 열정이 사라질 때까지는 성관계 없이 서로를 알아가고 친밀감이 형성될 때 그 사랑이 오히려 오래 갈 수 있고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님과 남자친구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며 서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애착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열정 단계는 짧게는 한 달 미만일 수도 길게는 900일이 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사라지게 되므로 이 기간에 성급히 성관계를 갖게 되면 열정이 사라진 후에 후회와 상실감에 젖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이성교제를 시작하면 섣불리 성관계로까지 발전하는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고민을 해볼 기회조차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실태를 볼 때면 안타깝습니다. 이성을 사귈 때는 열정에서 애착이 형성될 때까지 차분히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꼭 필요한데, 이 과정을 지루하게 생각하고 성관계로 넘어가는 ‘빨리빨리’ 심리가 아마도 이런 현상을 낳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을 나눌 때의 행복감이나 만족감은 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성의 경우 감성이 매우 민감하여 환경이나 마음상태에 따라 성관계를 할 때 통증을 강하게 느끼기도 하는데, 특히 첫 성관계에서 통증을 느꼈을 때 뇌에 각인된 공포감 등으로 인해 습관적으로 통증을 느끼기도 하지요. 이런 경우 소위 ‘속궁합’이 안 맞는 상황이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데 사실은 마음의 소통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계를 맺을 시 일어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올바른 성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음란물에서 본 행위를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도하게 됩니다. 이는 여성에게 고통과 두려움을 주는, 아주 잘못된 방법입니다. 이 경우 여성은 성관계에 대해 거부감이나 반감을 느끼게 되며, 이는 나중에 결혼 후 부부관계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음란물이라는 거짓된 상품에 속은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녀의 만남에 있어 서로를 깊이 있게 알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와 절제의 시간입니다. 열정의 시기가 지나고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었을 때, 내 느낌을 솔직히 말할 수 있고 그럴 때 마음을 나누면서 맞춰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님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신뢰와 애착관계를 형성하여 오래도록 사랑을 유지할 수 있는 커플이 되길 바랍니다.

좀 더 자세한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로 연락주세요. 
무료상담 010-5033-9811,
meehee9811@hanmail.net

담당 | 김양미 기자   디자인 | 김현정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