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 밤골마을] 비오는 밤골

밤골 다시 찾았습니다. 예전에 할아버님이 밤골은 비가 내리는 날에 운치가 있다고 말씀해 주셨거든요.

비야 아주 많이 내려라 빗물이 튀는 밤골을 우산속에 폭 들어가 찍어보리라~~~ ^^ 그런데 비가 오다 멈추더라구요.

한달만에 찾은 밤골의 이 곳 저 곳을 다녀봅니다. 오랜만에 찾아도 다들 반갑게 인사해 주시고 아는체 해주셔서 은근 감동이었습니다.^^

어르신들과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느라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습니다. 표지 할아버님께서 여의도가 땅콩밭이었을때 이야기를 해주셨거든요.ㅎㅎ

맑은 빗물이 고인 항아리에 비친 밤골의 지붕을 담고 있는데

자주 뵈었던 할머니가 나오십니다. 비도 오는데 뭘 또 왔냐고 하십니다.

오랜만에 왔는데 절 알아보시는 건지 ^^ 아님 다 비슷 비슷하게 돌아다니니 그 놈이 그 놈이라고 생각하시는 건지.^^

나 오신 발자국을 담고 있으려니 문득 할머니가 들어가 보라고 하십니다.

내가 어떤 곳에 사는지 좀 찍어보라고, 죄송해서 괜찮다고 해도 온 김에 들어가보라고 하시네요. ^^;

조심 그 발자국을 밟으며 들어갔습니다. 제 내장 플래시로는 그 어둠을 밝힐 수가 없을 정도로 컴컴한 쪽방이었습니다.

그래도 아늑하고 따듯합니다. 할머니...감사합니다.

그 앞에 심은 방울 토마토가 아주 잘 자랐다며 익은 녀석들을 따서

먹어 보라 하십니다. 제가 토마토 참 좋아하거든요.^^; 한 개만 감사히 먹었습니다.ㅎㅎㅎ

그 어두운 방을 밝혀주는 네 녀석이 기특해서 담아준다.ㅋㅋ

내 살다가 백열등이 기특해 보이기는 처음이구나....... 고맙다...

친절한 아저씨가 이 꽃이 접시꽃이라고 알려주십니다.

제 렌즈가 다가갈 수 있는 최대한 가까운 거리입니다. 밤골에도 이렇게 예쁜 꽃이 핍니다.^^

경작할 수 있는 땅엔 대부분 꽃을 심어 놓으십니다. 먹는걸 심으셔도 될텐데 ㅎㅎ 멋을 아는 밤골입니다.

제 포스팅 읽어 보신 이웃님들은 아실텐데..ㅎㅎ

이 녀석은 카리스마라는 놈입니다. 제가 만들어준 이름입니다.

아무리 가까이 가도 절대 몸도 눈도 피하지 않는 녀석입니다.

아직도 기세가 꺾이지 않은 걸 보니 건강하구나. 반갑다 카리스마! ^^

살짝 얼굴을 가려서 찍어드릴려고 했는데요.

그렇게 찍은 사진보다. 요사진이 더 예쁘십니다.^^

이 사진은 예전에 지인들이 밤골에 응원 왔을때 찍은 사진입니다.

같은 비오는 날인데도 역시 느낌이 다릅니다. 5월의 비오는 밤골 사진입니다.

꽤 나이가 많으신 부부이십니다.

스타일도 캐주얼 하시고 손도 꼭 잡으시며 걸어 가시는 모습이

신혼부부 못지 않습니다. 부디 그렇게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참 보기 좋습니다.^^

이 녀석 때문에 돌아오는 길이 너무 흐믓했습니다.

너무 잘 웃어줘서 모델비로 아이스크림에 '정' 초코파이 한상자도 선물로 사줬습니다.

밤골상회 평상에 앉아 계셨던 할머니와 아주머니들께도 죽~ 아이스크림 사드리고 왔습니다.

알고 봤더니 그 중 한 할머니가 밤골상회 주인이시더라구요.ㅎㅎ 고맙다며 박카스라도 먹고 가라고 앉으라고 하십니다.

또 수다 좀 떨다 왔습니다. 역시 뭔갈 같이 먹어야 친해지는 것 같아요. 그렇게 오늘 밤골은 5월의 밤골보다 더 친근하게 따듯하게 다가왔습니다. ^^

밤골 어떻게 가는지는 너무 자주 말해서 패스하고 싶지만..ㅎㅎ 처음 오신 고객님을 위해서..ㅎㅎ

상도역 1번 출구에서 걸어가시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 자동차로 가시려면 네비게이션 상도2동 안에서 '밤골 상회'로 가시구요.

혹시 차로 올라가시다가 맞은편에 자동차 만나시면 궁극에 후진 기술을 보여주셔야 하니 조심하세요.^^ 밤골 오랜만에 가니 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