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GPS, 동영상 촬영, 음성검색, 지문인식 등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기능을 속속 선보이며 계속 진화 중인 지능형 휴대전화 스마트폰. 그러나 스마트폰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그로 인한 부작용도 크다는데…. 스마트폰을 쓰며 한번쯤 어깨나 목이 뻐근하거나 손가락저림을 경험해 본 사람, 수업 중에도 책상 아래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는 사람은 이번 기사를 꼭 읽어보기 바란다.

 
 


01    스마트폰이 뭐길래?

기존의 일반폰(피처폰)은 통화나 메시지전송 등 전화기로서 본질적 기능만을 수행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은 우수한 메모리와 CPU를 갖추고 인터넷, 멀티미디어, e메일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지능형 휴대전화다. 특히 사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응용프로그램(앱, 어플)을 골라서 설치하여 자신만의 폰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폰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최초의 스마트폰은 1992년 IBM이 개발한 ‘사이먼Simon’으로 e메일, 주소록, 계산기, 메모장, 팩스 기능에 터치스크린까지 달린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통신환경이 갖춰지지 않았고, 인터넷도 대중화되지 않아 5만 대 판매에 그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96년에는 노키아가 자사 휴대폰을 PDA와 결합시킨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역시 흥행에는 실패한다.
오늘날과 같은 스마트폰의 원형을 제시한 인물은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였다. 잡스는 2007년 휴대전화와 웹브라우저, 아이팟을 결합시킨 아이폰iPhone을 선보였다. 애플 특유의 단순하고 예쁜 디자인, 에러 없이 술술 실행되는 앱, 부드럽게 작동되는 터치스크린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이른바 ‘아이폰 열풍’이 몰아쳤다. 이후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 등 다양한 모델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스마트폰은 지금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02  쌍둥이 그래프의 비밀

서로 쌍둥이처럼 닮아 있는 왼쪽의 그래프 A와 B는 각각 무엇을 나타낸 것일까? 먼저 그래프 A는 지난 2009~2012년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가입자 수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출처:방송통신위원회). 2009년 말 KT를 통해 애플의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3년이 지난 지금은 약 3500만 명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67.6%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평균 14.8%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2위인 노르웨이(55.0%)보다도 12% 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물론 무조건 박수를 보낼 일은 아니다. 그만큼 스마트폰의 부작용에 노출될 우려 또한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가 정확히 반영된 것이 바로 그래프 B이다. B는 2009~2012년 우리나라의 경추간판장애(목디스크장애) 환자 수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0년부터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보내는 인구가 점점 늘고 있고, 이에 따라 목디스크장애 환자 또한 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장호열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 시 장시간 고개를 숙인 자세는 경추간판에 무리를 주어 결국 경추부 동통, 목 디스크를 일으키는 요소가 된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 5년간 인구 10만 명 당 목디스크 환자 증가율을 살펴보면 20대가 평균 7.6%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대층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가장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03  나는 얼마나 스마트폰에 빠져 있을까?

‘오늘 폰 사용시간_노터치’ 앱을 사용해 8월 6~12일, 일주일 간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는 조민지, 박수정 캠퍼스 리포터와 남학생 A씨 등 총 3명. 앱 사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설치만 해 놓으면 자동으로 사용시간을 측정해 그래프로 알려준다. 단, 아이콘을 눌러 실행시킬 때마다 측정시간이 1분씩 늘어나는 버그가 있으므로 주의할 것!

조민지 캠퍼스 리포터
하루 평균/  7시간 36분
자주 쓰는 기능/ 카카오톡, 음악듣기, 뉴스검색
자가진단/ 실험 참가자 중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가장 길었다. 언론학도답게 뉴스를 검색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마침 실험기간 동안 토익시험을 준비하느라 단어를 검색하고 리스닝 파일을 듣기 위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했다. 스마트폰 덕분에 편리해지거나 학업에 도움을 받은 부분도 많지만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A군 평범한 대학 4학년생
하루 평균/  3시간 50분
자주 쓰는 기능/ 카카오톡, 라인, 페이스북
자가진단/ 참가자들 중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가장 적었지만, 생각 외로 스마트폰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깜짝 놀랐다는 게 본인의 말. 유학이나 어학연수 등을 위해 해외에 나가 있는 친구가 많아 카톡이나 라인, 페이스북 등으로 소식을 주고받을 때가 많다고 한다. 평소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편인데도 평균 4시간 가까이 스마트폰에 쓰다니, 실험결과가 약간 충격적이라고.

박수정 캠퍼스 리포터
하루 평균/  7시간 36분
자주 쓰는 기능/DMB, 밴드, 카카오톡
자가진단/ DMB 시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점이 다소 특이하다. 하지만 통화보다 앱, 웹서핑 등을 사용하는 시간이 많고 SNS로 통해 지인들과 소통하는 점은 비슷하다. 가족들에게
 ‘스마트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말을 들어도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이번 실험으로 자신의 폰 사용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됐다고.

대한민국 20대 스마트폰 사용자
하루 평균/ 5시간 48분(29회)
자주 쓰는 기능/모바일메신저, 뉴스검색, 온라인게임, 웹서핑, 음악듣기
자가진단/ ‘2012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대는 하루 29회, 평균 5시간 48분을 스마트폰 사용에 보낸다고 한다. 용도는 모바일메신저(카카오톡 등), 뉴스검색, 게임, 웹서핑, 음악 순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마트폰 중독률은 13.6%로, 약 8명 중 1명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04  스마트폰 질환, 그 원인과 예방책 대해부!

 
 

A  손목터널증후군

 CAUSE | 학교 갔다 돌아오는 길 한 번쯤 꼭 타게 되는 지하철이나 버스. 좁은 공간에서 옆사람과 접촉을 피한 채 스마트폰을 쓰려니 부동자세로 손목은 고정시킨 채 엄지 하나만을 바쁘게 움직이게 되는데, 이런 자세가 오랫동안 이어질 경우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손목 아래쪽에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수근관(터널) 내의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질환이어서 이런 이름이 생겼다.
| SYMPTOMS | 손목에 뼈와 인대가 있는 통로가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했을 때 손끝으로 가는 신경이 눌려서 팔이 저리거나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태블릿PC처럼 무거운 기기를 사용하는 학생이라면 손목이 받는 압력은 더욱 커진다. 초기에는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하게 느껴지며 주로 엄지, 검지, 장지와 손바닥의 감각이 둔해지고 뻣뻣한 느낌이 생긴다. 주로 야간과 새벽에 손목의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SOLUTION | 스마트폰을 잡을 때 가능하면 손목을 구부리지 말고 꼭 양손을 이용해 잡도록 하자. 팔꿈치를 테이블에 고정시키면 손목으로 가는 무게를 분산시킬 수 있다. 중간 중간 손목을 가볍게 돌리며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좋다.

 
 

B  거북목증후군

| CAUSE | 구부정한 이 자세…, 혹 스마트폰 게임에 푹 빠져 있거나 재밌는 동영상에 몰입할 때 여러분의 모습은 아닌지? 스마트폰에 열중하다 보면 눈높이보다 낮고 작은 화면 때문에 나도 모르게 목을 앞으로 숙이게 된다. 이런 자세로 오랜 시간 계속 스마트폰을 사용하다보면 ‘거북목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다. 목이 정상적인 위치보다 앞으로 빠져 나온 모습이 거북이와 비슷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 SYMPTOMS | 목과 어깨근육, 척추에도 무리가 가서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도 구부러지고 눈도 위로 치켜뜬 상태가 되면서 근육이나 뼈가 저절로 굳어진다. 심할 경우 불면증, 집중력 저하, 눈의 피로, 어지러움, 저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 SOLUTION | 평소 스마트폰을 눈높이까지 올리고 의식적으로 허리와 어깨를 펴서 목을 세우는 자세를 취하는 습관을 갖자.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목과 어깨의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거북목증후군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C  어깨통증

| CAUSE | 방 한구석에 누워 뒹굴뒹굴대며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 휴일에 쉽게 관측되는 그림이다.
얼핏 참 편한 것 같지만 과연 그럴까? 눕거나 엎드린 자세로 스마트폰을 하면 어깨가 고정되고,
몸 전체의 체중이 고스란히 어깨로 전달돼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 SYMPTOMS | 이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고 나면 종종 어깨에 담이 걸린 듯 어깨근육이 뭉쳐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쉬고 싶어서 누웠지만 정작 어깨는 고문 아닌 고문을 당하고 있는 셈.
| SOLUTION |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어깨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로 스마트폰을 하되 사이사이에 휴식시간을 정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어깨근육을 풀어주는 것이다.

 
 

D  손가락관절염 & 안구건조증

| CAUSE |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가장 바빠진 건 두 엄지가 아닐까. ‘빛의 속도’로 엄지를 움직이며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하는 동안 눈 역시 화면에 시선 고정이다. 우리의 눈과 엄지, 과연 이렇게 혹사시켜도 괜찮은 걸까?
| SYMPTOMS | 짧은 시간동안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주변 근육과 힘줄에 충격을 주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손가락 관절이 손상되는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심해지면 손잡이·펜 등을 잡을 때 손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화면에 집중하다 보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줄어들고 피로도 가중돼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 SOLUTION | 손가락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손가락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게임을 장시간 하는 것은 자제하고, 50분 게임 후 10분간 휴식을 취하며 간단하게 손가락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가락에 통증이 느껴질 때는 게임을 멈추고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근 채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스트레칭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눈시림, 건조감, 이물감 등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증세를 방지하려면 눈동자 굴리기 운동이나 마사지 등을 통해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인공눈물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06  스티브 잡스의 배신?
영학계의 바이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로 스타 컨설턴트의 반열에 오른 짐 콜린스. 그의 블랙베리폰은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울려댄다. 글로벌기업과 연구소, 언론들로부터 컨설팅·강연·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블랙베리에 내장된 스톱워치로 스케줄을 관리할 만큼 블랙베리 마니아인 그이지만,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는 모든 전자제품과의 접촉을 끊고 책을 읽으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진다.
카카오톡을 개발한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도 중요한 일과 중 하나로 독서를 꼽는다. 네이버의 모기업인 NHN의 공동대표를 역임하는 등 우리나라의 인터넷 기반을 만든 주역이지만, 정작 본인은 아침 7시면 서재에서 독서를 하며 하루를 연다. 앞서 소개한 스마트폰의 아버지 스티브 잡스 역시 직원들과 산책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내기를 즐겼다고 한다. 사업 파트너들과 협상을 할 때도 산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을 이끌어낸 것은 유명한 일화.
프리츠커 상, 칼스버그 상 등 내로라하는 건축상을 휩쓴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 역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인터넷이 오히려 원활한 소통을 방해한다는 것. 오사카에 있는 그의 사무실 직원들은 절대 업무시간 동안 휴대전화나 e메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 인터넷과 컴퓨터는 소통을 빠르고 편리하게 해 줄 것처럼 보이지만, 상대의 의견은 듣지 않고 자기 의견만 내세우기 때문에 오히려 진정한 소통을 방해하고 협업을 가로막는다는 주장이다.  그런가 하면 IT의 메카 실리콘밸리 한복판에는 컴퓨터는 물론 빔프로젝터, 전자칠판 등 디지털기기가 한 대도 없는 초등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앨토스의 발도르프 초등학교는 책, 연필, 분필, 백과사전 등 오프라인 기자재로만 수업을 진행한다. 이 학교 학생들은 휴대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디지털기기를 갖고 등교할 수 없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학교 학부모의 75%가 구글, 애플, HP 등 IT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에 재직 중인 어느 학부모는 “태블릿PC가 산수나 읽기 등을 더 잘 가르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IT기술은 정작 필요한 때와 장소가 따로 있다”며 이 학교의 교육방식에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학문, 예술, IT업계의 선두주자들 가운데에는 의도적으로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 6시간 이상을, 그것도 건강에 위험천만한 구부정한 자세로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우리가 한번쯤 되새겨볼 만한 사실 아닐까?
 

취재 | 조민지, 이루리, 박수정 캠퍼스 리포터    사진 | 홍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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