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하버드 법과대학생인 존 F. 케네디는 건강상의 이유로 군 입대를 거부당했다. 그는 억만장자인 아버지에게 애절한 편지를 썼고 그의 아버지는 정계, 군의 인맥을 움직여 아들을 겨우 군에 입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해군에 배치된 그는 남태평양 전쟁에서 어뢰정을 타고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다 부상을 입어 평생 진통제와 각성제의 힘을 빌어 살았다. 존의 형 조셉은 해군 폭격기 조종사로 2차대전에 참전했다가 추락사했다. 케네디 형제는 국가의 안보가 달린 전쟁에 군인으로 참전하는 대열에서 이탈한다면 장래 국가의 주요 공직을 맡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군 입대에 목을 매다시피 한 것이다. 지독한 근시인 해리 트루먼은 아예 시력검사표를 달달 외워서 입대하여 포병장교로 프랑스 전선을 누비고 다녔다. 군 입대는 미국인에게 의무이자 젊은이들의 명예이기도 했다.

1, 2차 세계대전 중에 전사한 영국군의 비율은 귀족이 평민보다 훨씬 더 높았다고 한다.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대학생들 2/3가 자원하여 입대했고, 참전한 이들 중 1/3은 전사하여 복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장 위험한 전투에서 앞장서 돌격한 이들은 그들이었다.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었기에 그들은 용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연평도 도발 사태를 보면서 한반도가 지구촌 그 어디보다 전쟁의 위기가 감도는 곳임을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 장병들, 우리의 젊은이들은 어떤가? 그들 역시 위기가 닥치면 용감한 군인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 바쳐 싸울 것이다. 그 이전에 그들보다 기성세대가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들이 생명을 바쳐 싸워야 할 그 무엇이 대한민국에 있는가를.

정치는 실종되고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욕망만 난무하는 정치판, 세습이 너무나 당연시되는 대기업, 실력으로만 평가받는 게 아니라 행운권 추첨과도 같은 대학입시제도, 상당수가 군 면제자였거나 기피자인 지도층 .... 이런 사회를 위해 과연 젊은이들이 생명을 바치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해외 봉사로 젊음을 팔아 오지의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드린 수많은 대학생들이 각별해 보이는 이유다. 그들은 풍요로운 삶을 접고 물 한 모금, 빵 한 조각의 소중함을 배우고 심지어 말라리아나 풍토병에 걸려가면서까지 그 나라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돌아왔다. 더 가지려는 사람들보다 남을 더 위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대한민국은 분명 아름답고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다. 지켜야 할 것들, 사랑하는 이들이 많다면, 대한민국 군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용감한 군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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