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失戀] [명사] 연애에 실패함.

 
 
학과 수업이 끝난 뒤 자연스레 손을 잡고 교문을 나오는 캠퍼스 커플은 ‘모태 싱글’들에게 참 부러운 모습이다. 그런데 그들은 과연 이별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 있을까? 매일 만나서 이야기하고 밥 먹고, 영화 보고 함께 시간을 공유하던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와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되어버리고 실패한 연애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난 대학생 글로벌 리포터 회의에서 요즘 대학생들은 무엇 때문에 가장 아파하고 괴로워하는지 물었다. 취업, 다이어트, 해외연수, 학점... 그중 가장 많이 나왔던 대답이 이성문제였다.

이별의 아픔을 견딘 그들의 애절한 스토리와 전문가들의 실질적이고 생생한 조언

중 . 고등학교 모든 시간을 투자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실제로 이성 친구와의 갈등으로 학업에 제대로 임하지 못하고 빈번히 휴학을 하거나 남몰래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하는 학생들이 상당수라는 것. 그래서 이번 ‘줌인’은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더 밝게 사고해야 될 대학생들이 이성 문제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를 바라며 준비했다.

전국 대학생 580명에게 이성 문제에 관해 물었고 익명으로 일곱 명의 이별 사례를 소개한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별 체험 사례 모음

나는 실연을 이렇게 극복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1. 그를 대신할 새로운 사람 사귀기

친구 소개팅으로 한 남학생과 만나 사귀었습니다. 그림과 음악에 관심이 많던 저와 취미가 잘 맞았고, 때론 친구처럼 때론 인생의 조언자처럼 가까워져서, 3년 동안 사귀며 미래도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3학년 말에 날벼락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친구의 부모님이 그가 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좋은 집안의 사람과 선을 보게 한다는 것입니다. 가정환경이 어려웠던 그는 극심한 갈등을 했고 술을 마시며 괴로워했습니다. 저 역시 같이 슬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처럼 갑작스러운 괴리감을 느꼈고, 그동안 함께 보낸 시간들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3학년 말부터 4학년 내내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그 친구와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저는 되돌릴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떠나간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났지만 깊은 관계가 된 이후 예전에 다른 사람과 사귄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술만 마시면 나를 불러내서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결국 참지 못하고 헤어지고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느꼈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고 싶었는데 그것이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헤어진 후 저는 임신 4개월이 넘었다는 것을 알았고 실연을 당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증으로 자연유산을 했습니다. 부모님께 알릴 수가 없어서 취직을 준비한다며 아는 친구 집에서 한 달가량 4학년 마지막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이후 저는 누구에게도 나의 진심을 내보이지 않게 되었고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사람들에게서 상처입기가 싫어서 누구를 만나든, 피상적인 관계만 맺게 되었습니다.

K대학교 신영미(가명)양

 

2. 술로 위로를…

한 봉사 단체 프로그램에서 그 친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부서에 있었기에 자주 이야기할 일은 없었는데 다 끝나고 뒤풀이 때 서로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금방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날 소위 ‘느낌’이 왔지요. 그날을 기점으로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하고 그 친구의 학교도 자주 찾아갔습니다. 심지어 학교 시험공부도 그 친구 도서관에서 했죠. 시험기간이 끝나고 정식으로 사귀었는데 친구 놈들마다 일일이 소개시켜 주면서 제 여자 친구라고 자랑했습니다. 아버지에게도 처음 선을 보인 여자 친구였는데 제가 이성 친구에 그렇게 빠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미치도록 빠져들었습니다. 원하는 것은 다 들어주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서 제 마음에는 기쁨만 있었습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났을 때 그 친구에게 좋아하는 다른 남자가 생겼습니다. 같은 연구실에 있는, 능력도 있고 학교에서 제일 친한 친구였는데 어느덧 남자로 보이게 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친구가 나보다 더 적합하다는 생각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막상 이별하고 나서는 이게 꿈일 거라고 생각하며 한 달 동안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울부짖으며 술과 함께 그 기간을 보냈습니다. 아무리 마셔도 잊고 싶은 것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 몸과 마음만 더 힘들어질 뿐 다른 해결책은 없었습니다. 그때 제일 힘들었던 것은 우리가 나누었던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깨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던 것입니다. 제 인생 모두를 걸 만큼 사랑했다고 생각했던 친구를 술을 마시며 기억에서 수없이 떨쳐내려 했지만 마음 한 켠에는 언제나 그 친구를 위해 자리를 비워두었습니다. 그 자리를 끊임없이 빼내려 노력했지만 도저히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A대학교 유현우(가명)군

 

 

 

설문조사와 사례 제보에 도움을 준

김영오, 조승형, 김남경, 전충남,

권옥자, 정민호 조사원, 김은향, 허진원,

정내원, 정효주 글로벌 리포터에게 감사드린다.

 


* 이 기사는 '실연'의 일부입니다.

더 많은 내용은 잡지를 참고하세요.

 


--------------------------------------------------------------------------------

 

기획&취재 디자인 & 일러스트TOR _ 김민영, 전진영 기자 이가희 기자


TOMORROW Nov / Dec 2010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