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이 추천하는 70만 원대 여행

여름방학을 기회로 견문을 넓히고 해외여행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다면 저렴하면서도 이색적인 힌두문화를 느낄 수 있는 네팔을 추천한다. 사람들이 네팔이라고 하면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올리며, ‘히말라야 말고 볼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트레킹 외에도 경험할 것이 많다. 유학생의 추천으로 네팔 여행 정보를 소개한다.
글 |윤진옥   사진 |정연철 특파원   담당 |김양미 기자   디자인 |김현정 기자

 
 
네팔에는 가 볼 만한 곳이 많이 있지만  비수기인 여름에 적은 비용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트만두 여행을 가장 추천한다. 히말라야 전망대도  여행객들이 몰리는 곳이지만 비가 오면 히말라야를 볼 수 없기에 소개하지 않겠다. 3박4일일정이면 누구나 카트만두를 알차게 여행할 수 있고, 저가 항공편을 이용한다면 항공비 포함 75만 원 정도의 경비로 신비한 네팔을 경험할 수 있다. 알고 가면 좋을 관광지 네 곳을 안내한다.
 

구 왕궁 박타푸르

네팔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유적지가 여러 군데 있다. 그 중 하나가 네팔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네팔의 옛 왕궁 박타푸르다. 힌두문화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건축 양식과 미적 감각이 왕궁 건축물에 나타나 있다. 지붕 석가래와 기둥 등에 다양한 형태의 조각상이 새겨져 있어 이런 것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실제로 왕궁의 일부는 국립미술박물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리고 박타푸르에 가면 잊지 말고 먹어 봐야 할 것이 있다. 왕에게 바쳐졌다는 ‘더이’는 네팔 최고의 전통 요구르트다. 네팔 사람들은 요구르트를 즐겨 먹는데, 네팔에서 가장 맛있는 곳이 바로 여기다. 왕궁도 구경하고 맛있는 더이도 먹으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박타프루는 카트만두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으며, 버스 요금은 한화 1,000원 정도이고, 외국인 입장료는 1인당 15달러(약 14,500원)다. 

 
 
 

살아 있는 여신의 집 쿠마리 사원

두 번째 추천지는 구 왕국 시대부터 국민의 추앙을 받고 있는 쿠마리가 살고 있는 사원이다. 쿠마리는 32가지나 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선발된 어린 소녀로서,  쿠마리 사원에서만 생활을 하고 1년에 일곱 번 있는 종교의식 때만 바깥 출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소녀의 가족에게 돈을 지불하면 사원의 2층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어 얼굴을 공개하기도 한다.

그런데 소녀가 영원히 쿠마리로 사는 것은 아니다. 첫 월경을 시작하면 쿠마리의 삶은 끝이 나고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후에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쿠마리와 결혼한 남자는 재앙을 받아 빨리 죽는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비참하게 살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알고 쿠마리 사원을 방문한다면 어린 소녀가 한편 안쓰럽게 느껴질 것이다.

살아 있는 여신으로 불리는 쿠마리는 네팔에만 있는 문화이기에 놓치지 말고 보기 바란다. 쿠마리 사원은 더르바르 광장에 있는데, 이 광장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이며, 광장 주변에는 쿠마리 사원 외에도 여러 건축물들이 있으니 함께 관광하면 좋다.

 
 


휴식과 쇼핑의 거리 타멜

어느 나라에나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거리가 있는데, 네팔에서는 타멜 거리가 유명하다. 카투만두에서 가장 번화가인 타멜에는 여행자를 위한 상점과 등산용품점, 레스토랑, 카페, 숙박업소 등이 밀집돼 있다. 네팔 전통의 신기하고 특유한 액세서리들도 많아서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카트만두가 수도이긴 하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 타멜 거리 외에는  별로 없어서 내가 즐겨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공부하다가 머리를 식히고 싶거나, 한국이 그리울 때면  가곤 하는데, 하루를 내어 구경해도 될 정도로 볼거리가 풍부하다.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이곳에서 사면 된다. 타멜에서 1박을 할 때 드는 비용은 숙박비와 식사비, 인력거비를 다 포함해서 15~18달러 정도면 충분하다.
 

최고 성지에서 만나는 화장문화

 
 


카트만두에는 시바신을 모시는 네팔 최고의 성지인 파슈파티나트 사원이 있다. 이 사원에는 힌두교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갠지스강의 지류인 바그마티 강이 흐르고 있어 죽은 자를 화장하고 재를 강물에 떠내려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 화장터로 더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가면 화장하는 과정을 다 공개하고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볼 수 있다. 시체를 본 것도 처음이고, 화장을 시키는 것도 처음이었는데도 그 광경이 이상할 만큼 낯설지 않았다. 여행 중에 화장터를 가냐고 할지 모르지만 네팔인들의 장례문화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도 되고,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될 것이다. 파슈파티나트 사원은 공항 근처에 있어서 여행 마지막 코스로 출국하기 전에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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