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서 그라운드를 달리는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우승만 하죠!

여대생이라고 하면 예쁘게 화장하고, 긴 머리를 찰랑이며 한껏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태양에 그을린 얼굴을 영광으로 여기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여학생들이 있다. 바로 이화여대 사회대 축구동아리 FC쏘샬 멤버들이다. 축구만 하면 신이 난다는 그들은 비록 경기에서 져도,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도 손수건으로 감싼 채, 웃으며 공을 찬다.
글 | 배효지 기자   사진 | 홍수정 기자   디자인 | 김현정 기자

▲ 오른쪽부터 임청아(사회학과 3) , 김진아(행정학과 3), 최혜민(경제학과 3), 김경은(행정학과 3), 안수언(사회학과 3)
▲ 오른쪽부터 임청아(사회학과 3) , 김진아(행정학과 3), 최혜민(경제학과 3), 김경은(행정학과 3), 안수언(사회학과 3)

이화여대 축구동아리 FC쏘샬은 2009년 5월 13일, 사회대에서 탄생했다. 그래서 팀 이름도 Social에서 따왔다. 매년 5월에 열리는 ‘이화인 하나되기 축구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사회대에서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였는데, 그 팀이 사회대 축구동아리가 되었다. 06학번부터 09학번 학생들이 1기로 활동했고, 현재는 3기가 바통을 이어받아 선배들의 뒤를 잇고 있다.  

▲ 지난 5월에 열린 ‘국민대배’를 마친 후. 경기에서 졌지만 마음은 항상 우승인 FC쏘샬 멤버들이 대회 출전 기념으로 촬영을 했다.
▲ 지난 5월에 열린 ‘국민대배’를 마친 후. 경기에서 졌지만 마음은 항상 우승인 FC쏘샬 멤버들이 대회 출전 기념으로 촬영을 했다.

여자가 축구를 하는 이유

텔레비전으로 축구 경기를 시청하며 멋진 축구 선수들의 슛에 열광하는 여성 팬들! 그러나 여성이 직접 그라운드를 달리며 축구를 즐기는 것은 극히 드물다. 여학생으로 구성된 FC쏘샬 멤버들은 축구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FC쏘샬의 주장인 사회학과 3학년 임청아 씨는 말한다.

“축구는 주로 남자들이 하는 운동이잖아요. 그런데 여자인 나도 이런 격한 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축구를 하면서 점점 희열을 느끼게 되요. 또한, 여럿이 모여야 할 수 있는 운동이기에 함께 뛰면서 더 큰 에너지가 발산돼요.” 

이들은 현재 한 학기에 1~2번 정도 여자 축구대회에 출전하고 있는데, 앞으로 대회 출전 횟수를 점점 늘려나갈 계획이다. 매년 교내에서 열리는 이화인 하나되기 축구대회에서는 FC쏘샬이 우승 전문 동아리며, 외부 대회에서는 작년 6월에 열린 서울대배를 시작으로 통일대기 대회, 청체전, 국민대배 등에 출전했다. 선수들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 동아리를 만든 지 3년이 지나서야 출전을 시작했다. 외부대회에서는 항상 지던 그들이 작년 8월 청체전에서 첫 우승을 했다. 비체대인 사회대 팀이 체대 팀들과 승부를 겨뤄 우승한 이 사건은 기사에도 실렸다. 현재는 9월에 열리는 서울대배에 도전하기 위해 연습 중이다.


시작하면 세 시간은 기본!


FC쏘샬의 공식적인 연습은 일주일에 한 번. 그러나 주말에도, 날씨가 좋을 때도 ‘오늘 번개 축구(갑자기 하는 축구 연습)할 사람 모여라’ 하고 한 사람이 문자를 보내면, 어느새 집이나 교실에 있던 멤버들 중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15명까지 운동장으로 모인다. 한 번 모였다 하면 기본 세 시간은 뛴다.

시험 기간에도 공부하다가 집중이 잘 되지 않을 때면 한 시간 정도 공을 차고 다시 공부한다. 이렇게 축구는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다음 대회를 생각하면 힘이 솟고, 신이 나서 더 열심히 공부하기도 한다.

FC쏘샬 멤버 모두 운동을 하기 위해 축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세 시간 동안 훈련을 위해 뛴다면 힘들겠지만, 이들은 즐겁게 공놀이를 하는 마음으로 축구를 한다.
“누군가 공을 못 차고 다리 사이로 빠뜨리면 ‘알 낳는다’고 표현하는데, 우리끼리 배를 잡고 웃어요. 웃으면서 뛰면 금방 세 시간이 지나가버려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체력도, 실력도 부쩍 늘고요.”
     

FC쏘샬이란 대가족


운동 동아리나 체육 관련 학과는 대개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다. 그러나 FC쏘샬의 멤버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저희 동아리의 자랑은 가족 같은 분위기예요.”
이들은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친목 도모를 위한 캠핑, 등산, 송어 낚시도 함께 하지만, 공부, 점심 식사 등 일상생활에서도 항상 함께한다.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들은 안정감과 든든함을 느낀다고 한다.

 
 

새내기들이 FC쏘샬에 가입하는 계기도 가족 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인 경우가 가장 많다. 현재 활동하는 멤버는 48명인데, 그 중 새내기가 28명. 매년 가입하는 새내기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 평소 축구 연습을 48명이 다 같이 한다. 

“선배한테 까불까불하면서 하극상을 하는 후배들이 있어요. 혼낼 수도 있지만, 그런 후배가 귀여워요. 그래서인지 대체적으로 후배가 선배에게 자유롭게 대하는 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 축구를 할 때도 후배가 선배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자유롭게 공을 찰 수 있죠.”
사실, 동아리를 만든 1기 선배들이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동아리를 만들까, 즐기는 동아리를 만들까’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상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FC쏘샬 멤버들은 체대생이 아니다. 사회대 학생으로서 우선순위를 공부로 하되, 단지 축구를 좋아해서 모인 것이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축구를 한다’로 분위기를 형성시켰다.
1기 선배들이 후배들을 너그럽고 편안하게 대해 주었기에, 후배 또한 선배가 되어서 자신이 받은 대로 후배한테 대해 준다. 어느 후배는 “사랑을 받은 만큼 줄 수 있다는 말을 FC쏘샬에 와서 느끼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합에서 져도 마음은 언제나 우승팀!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에 이들은 축구를 하면서 갈등이 거의 없다. 평소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많은 대화를 하는 이들은, 경기 중에도 팀웍의 향상을 위해 대화를 많이 한다. 특히, 축구는 패스와 패스를 골로 연결시켜야 하므로 더욱이 소통이 중요하다. 
‘내가 달려 나가면 무조건 앞쪽으로 줘, 내가 앞으로 뛰어나갈게’ ‘수비가 너무 바짝 붙으면 바로 차버려’ 등을 이야기해서 동료에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기에 이들은 어려운 때가 별로 없다. ‘대회 자체를 즐기자’, ‘지면 어때. 다음 기회에는 더 잘하자’, ‘상대 팀을 보고 배우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매번 대회에 나갈 때마다 스스로를 칭찬한다. 우승에 대한 압박감이 없고, 대회에서 져도 막막해하지 않는다. 마음은 언제나 우승팀이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매 대회 때마다 빼놓지 않는 준비물이다!

“우리 오늘 좀 더 괜찮았어. 체대 팀을 상대로 이만큼이나 했어. 사진 찍자!”

웃고 즐기며 뛰는 축구를 하기에 FC쏘샬 멤버들의 성격은 활발하고 밝다. 조용했던 멤버들도 어느새 FC쏘샬 성격이 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을 사리거나 거리를 유지하지 않고, 편안하게 진짜 모습을 다 드러낸다.   
“대학생이 되어서 제일 잘한 일이 FC쏘샬에 들어간 일이고, 대학 생활의 8할은 FC쏘샬이다.”
FC쏘샬 멤버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는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있다. 그러나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다는 것에 진정한 웃음과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배운 FC쏘샬 멤버들. 시간이 흘러 사회인이 되어서도 이들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형성해 자신이 즐기는 것을 다른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을 만들며 보람찬 생활을 할 것이다.

FC쏘샬 홈페이지 주소  http://cafe.naver.com/ewhafc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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