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편] 남에게 절대 폐 안 끼치려는 민족

일본에 여행을 갔던 대학생 김성현 씨는 처음 지하철을 탔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일본 전철 내부는 전화벨소리가 울리는 것도 미안할 정도로 조용했고 전화가 와도 손으로 입을 가리고 받고 금방 끊었다.

 
 
그리고 신문을 네 번 이상씩 접어 소설책 크기로 만들어 보는 사람,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앉은 남자들을 보고는 더 놀랐다고. 그를 안내했던 재일 교포는 ‘메이와쿠’라는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문화가 발달한 탓에 일본인들은 매우 질서를 잘 지키고 예의도 깍듯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좀 심하면 ‘저 사람한테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했다가 자기를 나이 많게 봤다고 기분 나빠하면 어쩌지?’ 하고 속으로 엄청나게 갈등하다가 기회를 놓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치한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남자들은 두 손 모두 손잡이를 잡고 가기도 한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남자들도 만화책을 많이 보는데, 매주 발행되는 만화잡지를 보는 것이 전혀 체통 없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일본 지하철은 환승제도가 없다. 도쿄도가 운영하는 지하철 기본요금이 170엔(약 1,996원)인데 반시간 이상만 가도 7~8천 원이 금방이다. 이것은 아주 당연하며 일본 사람들은 대부분 지하철 또는 이보다 더 많은 지상철을 이용한다. 다른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는 요금이 이보다 더 비싸며 잘 보급도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 택시에서 관광객들이 또 하나 놀라는 것은 바로 택시의 뒷문이다. ‘툭!’ 하고 자동으로 열리는 문은 손님이 수고스럽게 문을 열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한 지극한 택시기사의 친절과 하얀 시트가 깔려 있는 손님석은 호텔 서비스를 연상케 한다. 도쿄의 택시 요금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할 만큼 상상을 초월한다. 기본요금 910엔(약 10,685원)에 1분 45초마다 90엔이 추가되고 밤 10시~새벽 5시에는 20% 할증 요금이 붙는다.

오른쪽 주행을 기본으로 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의 차는 왼쪽도로로 주행한다. 횡단보도에서 습관적으로 왼쪽을 보고 건너다가는 갑자기 반대편에서 나타나는 차 때문에 크게 놀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여행 중 가장 놀랄 일은 운전자들이 자동차 경적을 거의 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느 여성교포에 의하면 일본에서 생활한 15년 동안 ‘빵!’ 하고 경적소리를 들은 것은 딱 한 번, 그나마 사고가 났을 때뿐이었다고 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