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4일, 대학생 박솔희는 아메리칸 항공편을 타고 출국했다. 그리고 반 년간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로망, 미국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생활했다.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에 가기까지, 미국대학에서의 생활을 9회 연재하며, 그 첫번째 로 교환학생 제도, 교환학생이 되는 방법, 떠나기 전 준비할 것들, 출국 등 그녀가 준비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교환학생이란?
교환학생 Exchange Student Program이란 말 그대로 본교와 협정을 맺은 파견교 간에 1:1로 학생을 교환하여 수학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양교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같은 비율로 교환되기 때문에 등록금은 각자 본교에만 납부하면 되고 상대교에는 내지 않는다. 현지 대학생들과 거의 동등한 조건으로 수강할 수 있고, 현지에서 이수한 전공과 교양 학점을 본교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 글로벌 스터디 프로그램(교환학생) 행사 수료식 때. (선그라스 낀 여대생이 박솔희)
▲ 글로벌 스터디 프로그램(교환학생) 행사 수료식 때. (선그라스 낀 여대생이 박솔희)
교환학생으로 선발되기는 쉽지 않다. 양교 간의 협정에 의한 1:1 교환 TO가 지극히 한정된 탓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 대학마다 국제화 바람이 불면서 방문학생 Visiting Student Program 제도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방문학생이란 실질적으로 교환학생과 다름없지만 본교와 파견교 간 학생이 1:1로 교환되지 않는 제도다. 한국 대학으로 파견되고자 하는 미국 학생 수에 비해 미국 대학에서 수학하기를 원하는 한국 학생 수가 더 많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여러 학교들 간에 방문학생 협정이 활발하게 체결되는 추세다. 방문학생 제도에는 TO 제한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일정한 자격 요건만 갖추면 선발되기 쉬운 편이다.
방문학생은 원칙적으로 본교와 파견교에 모두 등록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한국 학교에서는 장학금 형식으로 본교 등록금을 면제 혹은 감면해주기 때문에 이중으로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나 역시 모교인 숙명여대 등록금을 80% 감면받는 창조인재장학금을 수혜하고 미국으로 방문학생을 가게 된 케이스다.
학교에 따라서 방문학생을 특별교환학생 또는 자비교환학생이라고도 부른다. 교환학생과 방문학생을 특별히 구분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보통은 교환학생으로 통칭한다.

교환학생, 왜 가는 거야?

▲ <교환학생 완전정복> 박솔희, 양상준 지음
▲ <교환학생 완전정복> 박솔희, 양상준 지음
왜 교환학생을 ‘대학시절 최고의 특권’이라고 부르는 걸까? 수많은 대학생들이 바라고 꿈꾸는 교환학생 제도의 매력은 무엇일까?
첫 번째, 외국에서 현지 학생과 같은 조건으로 대학 생활을 해볼 수 있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대학생’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은 무궁무진하다. 교환학생은 외국에서도 현지 대학생과 같은 조건으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다. 단순한 여행과는 다르게 관광객이 아닌 생활인으로 지내면서 지역 사회와 캠퍼스에 깊이 참여할 수 있고, 현지 학생들의 적극적인 학업 태도와 다채로운 자치 활동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무한한 영감과 자극을 받는다. 파견교의 등록금을 내지 않고, 혹은 본교 등록금이 감면되는 장학 혜택을 받으며 외국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혜택이자 특권임이 분명하다.
두 번째, 외국 대학원 갈까? 전공 공부를 영어로 해본다! 교환학생은 파견교에서 이수한 학점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휴학을 하고 연수를 떠나거나 졸업을 늦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100% 영어로 전공 수업을 듣고, 같은 학문이라 해도 한국과는 다른 교수법이나 접근 방식을 통해 배우면서 전공에 대해 심도 있는 지식을 쌓을 수 있다. 특히 외국 대학원 진학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외국에서의 대학 생활을 미리 경험해보면서 대학원이 자기에게 잘 맞을 것인지,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어떤 것들을 배우게 될지 미리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세 번째,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더 넓은 세상 속으로,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을 만난다!

차원 높은 영어 수준을 배울 수 있다?

▲ 클래스 메이트 질리안(왼쪽)과 함께
▲ 클래스 메이트 질리안(왼쪽)과 함께
교환학생의 특권은 비단 캠퍼스 안에만 있는 게 아니다. 캠퍼스 안팎에서 만나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 다양한 야외활동과 필드트립을 통해서 만나보는 더 넓은 세계! 한국과는 다른 웅장한 자연환경에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국립공원 캠핑, 이름만 들어도 입이 쩍 벌어지게 진기한 유물과 작품들이 소장된 박물관과 미술관 관람 등 방학을 이용한 국내외 여행 그리고 할로윈, 추수감사절 등 한국에는 없는 명절문화 경험을 통해 마구마구 견문을 넓힐 수 있다는 것! 함께하는 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과 즐거운 웃음은 덤!
네 번째, 내 삶이 따뜻했던 날들, 인생 최고의 추억들을 만든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고 빡빡하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를 벗어나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일 년 이상의 휴가를 얻었다. 인생에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일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부모님 눈치 보느라 가지 못했던 클럽, 파티도 가보고, 남의 시선 때문에 입지 못했던 비키니 입고 일광욕도 즐겨보고, 취업 걱정에 전전긍긍하던 망설임 다 버리고 파티도, 여행도, 축제도, 멋진 추억을 만들어라!
다섯 번째, 문제는 영어야! 공부, 취업, 해외여행 등 뭘 하든 필요한 영어 정복하기! 대학 입학은 물론 우리의 학점, 진학, 취업, 하다못해 해외여행을 갈 때도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이 죽일 놈의 영어, 영어, 영어! 토익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막상 외국인을 만나면 얼어버리는 죽은 영어는 더 이상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 24시간 영어로 가득 찬 환경 속에서 원어민들과 대화하고 어울리면서 살아있는 영어를 입에 착착 붙이는 데는 교환학생들이 생활하는 대학교 캠퍼스만한 데가 없다. 게다가 영어 회화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대학 수준의 교양과 전공 지식을 영어로 배우기 때문에 한 차원 높은 고급 영어를 습득할 수 있다.
이렇게 깨알 같은 매력과 장점을 가진 교환학생, 대학생 시절에 한 번 다녀오지 않으면 너무 섭섭하지 않을까?

교환학생이 되는 법

▲ 친구들과 한국음식 파티 중 한컷 (왼쪽 박솔희)
▲ 친구들과 한국음식 파티 중 한컷 (왼쪽 박솔희)
교환학생의 출중한 매력도 알겠는데, 문제는 어떻게 하면 교환학생이 되느냐다. 나는 1학년 때 한 번 교환학생에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3학년 때 다시 지원해서 합격했다. 그만큼 교환학생 되는 일이 만만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학교마다 반영 비율이나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교환학생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학점과 어학성적, 면접’의 세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평균평점이 일정 이상이 되어야 지원이 가능하고 영어권의 경우 토플이나 아이엘츠 같은 어학성적을 미리 마련해두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소개서와 면접이다. 면접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는 지원 당시에 이미 결정되어 있는 학점과 어학성적과는 달리, 단기간에 잘만 준비하면 결과를 뒤집을 수 있기 때문.
처음 면접을 볼 때는 사실, 막연히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는 열정만 가득했지 구체적으로 준비된 바가 없었다. 면접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예 몰랐다. 학점과 토플 점수가 높은 것도 아니어서, 막연하게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는 식의 답변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결과는 보기 좋게 낙방.
한 번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만큼 두 번째 지원에서는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UC 데이비스를 1지망으로 지원하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미리 들어가 보며 정보를 탐색했다. 학교가 있는 지역인 캘리포니아에 대한 책도 몇 권 읽어보며 확신을 굳혔다. 면접에서는 왜 교환학생에 가고 싶은지, 특히 왜 UC 데이비스라는 학교를 지망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생각한대로 수월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는 인종의 도가니라고 하는 미국 중에서도 특히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지역이고, 문화적 다양성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가고 싶다’는 내 말에 면접관 선생님들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려 주셨다. 결과는 무난히 합격!
사실 자료를 좀 찾아보기 전까지는 캘리포니아가 미국 서해안에 있다는 것도, ‘UC’가 ‘University of California’의 준말이라는 것도 몰랐다. 하지만 몇 번의 검색과 자료 조사만으로 훨씬 더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열정이 넘치는 시대에, 이제 정말 중요한 건 자신의 열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교환학생 면접을 볼 때는 반드시 구체적인 지원 동기를 준비해갈 것!

▲ '피크닉 데이'에서 (왼쪽 박솔희, 가운데 데니스)
▲ '피크닉 데이'에서 (왼쪽 박솔희, 가운데 데니스)

합격부터 출국까지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후 약 세 달 뒤 출국까지, 학교생활을 하면서 출국 준비를 하느라 부산했다. 파견 상대교에 몇 가지 서류를 떼어다 제출해야 하고 한푼이라도 더 저렴한 항공권을 구하느라 골머리를 썩고, 등록금 납부,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비자 받기, 수강신청, 유학생보험 가입, 현지에서 살 집 알아보기.... 준
비할 건 많고 도와주는 사람은 없어 무척 막막했던 기억이 난다.
학교는 유학원처럼 돈을 받고 복잡한 절차를 대행해주는 곳이 아니므로 교환학생이 스스로 일처리를 해야 한다. 가장 어려운 건 미국 비자 신청인데, 일부 여행사나 유학원에서 10~15만 원 정도의 비용을 받고 대행을 해줄 정도로 많은 이들이 골치 아파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반드시 스스로 비자를 신청하기를 권한다. 교환학생을 갈 수 있을 정도의 영어 실력이 있다면 충분히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일 뿐 아니라, 현지에 가서 부딪히게 될 수많은 언어적, 행정적 난관을 극복하려면 비자 신청 정도는 스스로 해보는 배짱이 필요하다.
<교환학생 완전정복>에 수록된 비자 신청서(DS-160) 작성 예시를 참조하면 한결 쉽게 비자 신청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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