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은 값비싼 수입 명품을 평균 9개 보유하며 매년 2개 정도를 새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명품 소비가 전 세계 5위권에 달할 정도지만 가격은 구매력 기준으로 주요 선진국에서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한국소비자원이 20세 이상 수입 명품 구입자 1000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구찌, 샤넬, 프라다 등 수입 명품을 평균 8.81개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 명품을 평균 1~3개가 갖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37.9%, 4~5개가 22.4%, 6~10개가 21.9%였다. 평균 11~15개의 수입 명품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5.7%, 50개 이상도 3.4%였는데 이 가운데 100개 이상이라는 응답자는 0.9%였다.

이들이 연간 사들이는 수입 명품은 평균 1.93개였다. 평균 3개 이하가 전체의 91.7%였고 4~5개(5.7%), 10개 이상(1.3%) 순이었다. 수입 명품의 모조품인 ’짝퉁’을 산 적이 있다는 응답도 전체의 45.6%에 달했다.

연간 수입 명품 구매에 지출하는 금액은 평균 271만원이었다. 연간 1천만원 이상 구입자가 5.2%인데 이 가운데 2천만원 이상자도 1.9%였다.

소득별로 따져본다면 월소득 8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수입 명품을 평균 17.82개 보유해 월소득 299만원 이하인 저소득층(5.22배)보다 3.4배 많았다. 연간 명품 구매 개수는 고소득층이 평균 3개, 저소득층이 1.52개다. 명품 구입액은 고소득층이 평균 528만원, 저소득층이 186만원이었다.

수입 명품을 사는 이유는 ’자기만족’(49.1%)이란 답변이 최다였다. ’품질 우수’(20.6%), ’남들이 많이 사용’(13.1%)도 있었다.

구매 장소는 백화점(45.5%), 면세점(19.2%), 인터넷·홈쇼핑(14%) 순이었다. 제품 및 가격 탐색은 인터넷에서 하지만 구매는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하는 성향을 반영했다. 응답자의 22.1%는 수입 명품을 사려고 국외 여행까지 했다. 다른 국외 여행자에게 수입 명품 구매를 부탁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3.5%에 달했다.

소비자원이 루이뷔통 등 주요 선진국에서 공통으로 판매되는 명품 가방류 50개 가격을 분석해보니 구매력 지수 기준 한국(100)이 대만(133.7)에 이어 가장 비쌌다. 외국 평균이 70.5에 불과했다. 같은 제품을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30% 싸게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명품 구매 경험자 1000 명 가운데 ’가격이 비싸다’는 응답도 81.2%나 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타인의 명품 소비를 낭비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경우는 돈이 많으면 괜찮다고 허용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엿볼수 있다”면서 “수입 명품에 대한 인식을 바꿔 유명 고가품 또는 고가 수입품으로 명칭을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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