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서울 주요 대학들의 자연계 논술시험이 3문제 중 1문제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벗어난 대학 수준에서 출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들이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금하고 있는 본고사 유형 논·구술 문제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 세상과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실은 서울 서강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15개 대학의 2013학년도 논·구술전형 문제의 유형분석을 한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연계 논술 182문제 중 68문제(37.4%), 구술 108문제 중 30문제(27.8%)가 대학 교육과정에서 출제됐다. 자연계 논·구술에서 문제풀이와 정답을 요구하는 본고사 유형은 각각 162문제(89.0%), 99문제(91.7%)에 달했다.
인문계 논술은 15개 대학 중 경희대·이화여대·한국외대 등 3개 대학에서 과거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에서 금지됐던 영어 제시문이, 건국대·경희대·고려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등 6개 대학에서 수학 문제가 나왔다.
논술문제가 대학수준에서 출제된 비율은 연세대가 70%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익대(54.5%), 서강대(50%), 고려대(45.1%), 성균관대(38.5%) 순이었다. 동국대와 숙명여대는 대학수준 문제를 출제하지 않았다. 본고사형 문제 비율은 건국대·서강대(100%), 고려대(94%), 성균관대(92.3%), 홍익대(90.9%), 서울대(90.7%) 순으로 높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문제는 예전보다 쉬워졌지만 다루는 내용이나 사용하는 기호 등에서 아직도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많다"며 "대학이 고교 교육과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시험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좋은 문제 개발에 노력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