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겨울이 최대 14일가량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여름이 길어지면서 여름이 4개월이 넘는 지역도 생겼다.
기상청은 1981∼2010년 한국 10개 지점의 계절 지속기간을 분석한 결과 2000년대 겨울의 평균 기간이 1980년대에 비해 적게는 3.9일에서 많게는 14일 짧아졌다고 17일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가 1980년대 평균 90.9일에서 2000년대 평균 76.9일로 14일 짧아져 10곳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청주는 112.2일에서 100.5일로, 전주는 98.6일에서 87.5일로 각각 11.7일, 11.1일 짧아졌다. 서울은 1980년대 107.4일에서 2000년대 99.3일로 겨울이 8.1일 단축됐다.
반대로 일 평균기온이 20도, 일 최고기온은 25도를 넘는 여름은 최대 10일 이상 길어졌다. 청주의 여름은 1980년대 109.6일에서 119.9일로 10.3일 길어졌고, 춘천도 97.3일에서 105.7일로 여름이 8.4일 늘어났다. 가장 더운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는 1980년대 여름이 116.1일이었지만 2000년대에는 평균 124.4일로 여름의 길이가 넉 달을 넘어섰다. 서울도 111일에서 118.8일로 일주일 이상 여름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는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모든 계절에 걸쳐 기온이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와 2000년대 10개 지점의 월별 평균기온 변화를 보면 8월을 제외한 모든 달의 평균기온이 올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50년께 정점을 찍고서 감소한다고 가정하고 기온 변화를 예측한 결과 21세기 말에는 부산·강릉·목포 등지의 일 평균기온이 일 년 내내 5도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름철은 점점 길어져 세기말 서울의 여름이 5개월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은 “최근 몇 년 동안 추운 겨울을 온난화와 반대되는 추세로 생각하기 쉽지만 일시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날이 많았을 뿐 겨울의 길이 자체는 계속 짧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