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반의 대유행을 고비로 한 때 거의 자취를 감추었던 일본뇌염이 30년만에 다시 고개를 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17일 밝힌 '국내 일본뇌염 환자 감시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일본뇌염 발생 건수는 20건, 사망자는 5명으로 집계됐다. 예방접종사업 확대로 1984∼2009년 연간 10건 이하로만 발생했던 일본뇌염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셈이다.

2010년에는 26건이 발생해 7명의 사망자를 냈다. 2011년에 3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일본뇌염 발생 건수를 연령대별로 나누면 50대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가 5건, 60대가 2건, 30대와 70대 이상이 1건이었다.

두드러진 점은 3세 이하의 영·유아도 2건이라는 것. 이 가운데 1명은 사망했다. 2007년부터 5년 동안 일본뇌염 환자 중 10세 미만 소아가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4건, 서울·대전·대구가 각 3건, 경북·전남이 각 2건, 부산·경남·충북이 각 1건이었다. 발생 시기는 9월(14건)에 집중됐다.

일본뇌염은 모기를 매개체로 전파되는 급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질병으로 진행되면 4∼15일의 잠복기 뒤 급작스러운 발열, 구토, 떨림 현상을 보이고 증상이 나타난 환자의 30%가 사망한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대유행이 없어 질병에 대한 공포가 사라진 틈을 타 일본뇌염이 재유행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이 낮아져 접종률과 집단 면역수준이 떨어진 데다 지구온난화로 매개모기의 번식과 성장이 왕성해지면서 대유행이 다시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수년 간 일본뇌염 환자는 대부분 성인이었다는 점에서 성인에 대한 대책이 중요하며, 일본뇌염 유행기간 동안 중간 숙주인 돼지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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