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율이 높은 골목길에 디자인을 접목한 범죄예방디자인(CPTED)이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동네에 대한 애착을 키워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셉테드’(CPTED)란 건물과 가로등, 감시장비 등을 범죄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 건축하는 기법을 말한다. 1970년대 미국에서 유래해 80년대부터 캐나다, 영국, 호주, 일본 등 선진국의 건축 관계 법령에 반영되고 있다.

범죄 은신처를 제거하기 위해 담을 없애거나 높이를 제한하거나, 주민 동의 아래 범죄가 잦은 골목길에 CCTV를 설치하는 것들을 비롯해, 막다른 골목이라는 뜻으로 도시계획 때부터 범인이 쉽게 도망갈 수 없도록 골목을 설계한 ‘퀼드삭’이나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샛길에 주민만 이용할 수 있는 대문을 설치하는 ‘앨리게이터’ 등이 셉테드의 사례들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마포구 염리동에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한 뒤 그 효과를 분석한 결과 자신이 범죄를 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9.1%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이와 함께 동네에 대한 애착은 13.8% 증가했다. 특히 범죄 불안감을 느끼는 지역을 연결해 운동과 커뮤니티 공간으로 바꾼 '소금길'에 대해서는 주민 83.3%가 만족하고 있었다.

실제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시는 중랑구 면목4·7동과 관악구 행운동, 해방촌으로 불리는 용산구 용산2가동 등 3곳에도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시는 또 마포구 염리동에 대한 2단계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금길 초입에 위치한 대흥가압장 자리에는 오는 5월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소금나루'가 들어설 예정이다.

더불어 시가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에 범죄예방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범죄를 상상할 수 없는 환경과 공동체를 살려내는 방식으로 범죄 발생률을 낮춰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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