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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 그리운 코트디부아르의 '물(l'eau)' 이야기
김정온 학생기자 | 승인 2013.03.11 17:15

사진을 찍은 날을 보니 ‘2008년 4월 22일’, (4년이 훌쩍 지났네요.)코트디부아르에서 1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던 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 날은 갑자기 물이 끊겨서 굉장히 곤혹스러웠어요. 일단 아프리카에서 단수가 되면 언제 다시 물이 나올지 모르거든요. 물이 끊겼다! 하면, 제일 중요한 식수부터 확보하죠. (세수는 못해도 밥은 해 먹어야 되니까요. 허허..)

   
 
   
 

 

 

 

 

 

(잠깐 샛길로 틀어 볼게요ㅎ.. 시골에 가면 수도가 없어서 우물을 길어 쓰는 경우도 많아요. 물을 쓰기 위해 상당한 힘을 들여야 하지만 단수가 될 때면 우물 생각이 참 많이 났습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야외 활동을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목이 타도 침만 꿀꺽 삼키는 중에 ‘오아시스’를 만났습니다.(얏후~) 바로, ‘물’이었죠!! 마담 죠엘의 가게를 지나면서 줄리엣이 저를 위해 봉지물을 사주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좋았는지는 제 표정을 봐주세요~ 뙤약볕 밑에서 줄리엣과 힘없이 걷다가 물 한 모금에 에너지 200프로 충전했습니다.ㅎㅎ

   
 
서부아프리카에 가면 한국에서 많이 보는 200리터짜리 생수병은 굉장히 귀합니다. 그 대신 봉지에 물을 담아 팔죠. 공장에서 나온 생수는 한 봉지에 50세파, 집에서 담은 수돗물은 한 봉지에 10세파입니다. 코트디부아르 일반 대학가 주변에서 밥을 먹을 때 기본으로 1인당 200세파 정도 하는 걸 감안하면 이 날 제가 마신 물은 꽤 럭셔리했죠. 대학 홍보활동을 할 땐 돈을 아끼려고 10세파 짜리 물을 마실 때가 많았거든요.

   
 
한국에서 맹물이 아프리카에 가면 보물이 됩니다. (물론 한국도 물을 펑펑 쓸 수 있는 나라는 아니죠.) 수도시설이 있는 도시에서도 물을 틀어놓고 쓰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설거지를 하거나 샤워를 할 때에도 양동이에 받은 물을 사용하죠. 공항과 항구가 있어 무역과 교류가 많은 도시인 ‘뽀부웨’에서도 가정집을 방문하면 한 집에 수도꼭지가 하나있고 더러는 우물물을 길어서 사용하곤 했습니다.

시골로 가면 수도시설은 물론이고 전기도 없는 곳이 많습니다. 마을 주변에 있는 강이나 호수에서 빨래를 하고 몸을 씻을 수는 있지만 깨끗한 물을 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쩔수 없이 위생적이지 않은 도구로 요리를 하고 아프리카 특유의 기후는 각종 질병의 온상이 됩니다. 영양이 결핍되거나 면역이 떨어져 쉽게 병에 걸리고 저축한 돈이 없는 사람들은 곧바로 가난과 맞부딛혀야 되는 거죠. (위생에 대한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시골사람들은 병에 걸리면 어떤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부모가 병에 걸리면 아이들은 학교가 아닌 일터를 찾습니다. 이게 바로 물부족이 아프리카에 가져온 악순환이에요.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는 깨끗한 물이 그들에겐 생명과도 같죠.

   
 
우리가 찾아간 ‘꼬소’라는 마을도 전기나 수도가 없었습니다. 긴 해변을 중간에 두고 바다와 강이 흘러서 우기에는 바다와 합해지고 건기에는 해변이 드러나는 곳입니다. IYF 코트디부아르지부에서 펌프를 설치해 그곳 마을 사람들과 돈독한 우정을 쌓고 있죠. 자, 저희 단원이 마시고 있는게 바로 코코넛입니다. 야자나무에 매달린 열매를 따서 쭉~들이키면 고소한 향과 달짝하고 진한 물이 탄산수처럼 톡 쏘면서 입안을 가득 채우죠. 물을 다 마시면 야자열매 안쪽에 붙어있는 말랑한 과육을 먹을 차례입니다. 그러면 다른 군것질거리는 잊어버리고 배도 든든해지죠.

   
 
주위는 바닷물뿐이지만 뾰족한 야자나무에는 시원한 코코넛 쥬스가 가득 든 열매가 있습니다. 수질이 좋지 않아 물을 마시기 어려운 아프리카를 위해 하늘이 준비한 물이죠. 더워서 땀을 흘린 후에 마시던 코코넛 주스를 생각하니 군침이 도네요. 오늘따라 코트디부아르로 가고 싶습니다.^^

(학생기자=김정온)


 

김정온 학생기자  lefthanded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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