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를 하고 구아구아빵과 콜라다 모라다를 먹는 에콰도르인들

11월이 가까워오면 에콰도르에서는 구아구아빵(Guaguas de Pan)이라는 아기 모양의 빵과 콜라다 모라다(Colada Morada)라는 자줏빛의 음료를 흔히 먹을 수 있다. 이것은 에콰도르의 전통에 기인한 것으로 에콰도르 사람들은 11월 2일 망자의 날이 있기 1주 전부터 구아구아빵이라는 아기 모양의 빵과 콜라다 모라다라는 자줏빛의 음료를 정성껏 만들어 가족들, 친구들 간에 나누어 마신다.

▲ 구아구아빵(Guaguas de Pan)과 콜라다 모라다(Colada Morada)
▲ 구아구아빵(Guaguas de Pan)과 콜라다 모라다(Colada Morada)
망자의 날은 에콰도르 사람들의 삶 속에 깃든 전통의식을 잘 보여주는 날이다. 11월 2일이면 수많은 가족들이 친척들과 모여 공동묘지에 방문해 죽은 이들을 기억하며 꽃을 바치고 기도를 한다. 그 뒤에는 다 함께 콜라다 모라다와 구아구아 빵을 나누어 먹는다. 이렇게 에콰도르 사람들이 망자의 날에 성묘를 하는 풍습은 인디헤나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다.

에콰도르의 북쪽에 위치한, 특히 임바부라 주에 위치한 오타발로 지역에는 인디헤나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에게는 망자의 날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망자의 날의 예배는 11월 2일에 속해 있는 해당 주일이며 인디헤나 가족들은 전통복 중 가장 좋은 옷을 차려 입고 예배를 드린 후 가족, 친지들과 함께 성묘를 간다. 이들은 공동묘지에 모여 죽은 이를 기리는 기도를 한 후 냄비에 담아온 음식, 삶은 달걀, 과일 등을 나누어 먹는다. 인디헤나들은 죽은 이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저세상에서 죽음 이후의 삶을 이어가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죽은 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묘지에 구아구아빵과 콜라다 모라다 등의 음식을 두고 오기도 하고 죽은 이에게 바치는 꽃, 편지, 십자가 등을 두고 오기도 한다.

망자의 날에 먹는 전통음식인 구아구아빵은 옥수수가루, 호박, 꿀 그리고 밀을 반죽하여 아기 모양으로 만든다. 더러 구아구아빵 안에 잼을 넣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완성한 빵 위에 아기의 눈, 코, 입 등를 그려 넣어 장식을 한다. 구아구아 빵과 함께 곁들이는 가장 주된 음료인 콜라다 모라다는 오디, 모르티뇨라는 검은 열매, 파인애플, 딸기, 사과, 달착지근한 후추, 검은 옥수수 등을 섞어 만든 음료다. 이 콜라다는 인디헤나의 전통의식과 가톨릭적 요소의 결합을 보여주는데 자주색이 가톨릭에서 도상적으로 죽은 이들, 슬픔에 대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키토=유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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