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피해 복구 작업이 미처 완료되기도 전에 해안성 눈폭풍 '노리스터'가 뉴욕 일대를 강타했다. 지난 7일 밤을 기점으로 이틀에 걸쳐 시속 80km의 강풍과 함께 각 지역에 따라 5cm에서 최고 34cm에 이르기까지 눈이 쌓여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기줄을 덮힌 장면
▲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기줄을 덮힌 장면

미국 에너지부는 7일 "샌디로 인한 정전은 많이 복구된 상태지만 총 67만 2000가구 이상이 아직도 암흑 속에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노리스터의 피해가 겹쳐 정전가구는 더 늘어났다. 미국 언론 덴버포스트는 8일 뉴욕과 뉴저지 일대 37만 5000가구가 추가로 정전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맨해튼 시티와 롱아일랜드를 오가는 철도의 운행이 일부 제한되어 퇴근길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고, JFK 공항 등 3개 공항이 일시 폐쇄돼 1,500여 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되어 지난 4일 예정됐던 뉴욕시티 마라톤을 위해 온 외국인 등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이 묶였다. 또한 얼어붙은 도로는 극심한 교통 혼잡을 야기하고, 크고 작은 눈길 교통사고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뉴욕 헌팅턴에 사는 마가릿 스토커비치(25)는 "지난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정전되었는데 아직까지 집에 전기가 없어요. 겨울이 오니 해가 짧아져 촛불을 켜고 생활하는 것에 이제는 차츰 적응해가고, 2시간, 3시간씩 주유소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더라도 결국 주유를 하는 건 행운인 현실에 익숙해지고 있어요. 당연하게 여기고 살았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배웁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 허리케인 '샌디'에 이어 눈폭풍 '노리스터'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 허리케인 '샌디'에 이어 눈폭풍 '노리스터'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뉴욕 그린론에 사는 테리 헨더슨(35)은 "2005년 뉴올리언즈를 집어 삼켰던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가장 큰 피해를 남긴 허리케인 '샌디'에 이어 때아닌 눈폭풍 '노리스터'까지. 이번 재난은 수많은 뉴욕 시민들에게 잊지못할 아픈 기억이자 힘든 시간이 될 거에요. 하루빨리 피해 복구 작업이 완료되어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고, 마음놓고 운전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조속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뉴욕과 뉴저지 당국은 타 지역에서 기술자 및 의료진을 지원받아 신속한 피해 복구에 나섰다. 다행히 차주까지 기온이 계속 올라갈 예정이어서 복구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전 복구 작업을 벌이던 뉴욕의 전력회사 콘에디슨은 이번 주말이면 모두 복구될 것으로 예상했다.
11월 초의 이른 첫 눈은 허리케인으로 상처입은 뉴욕 시민들에게 가혹하게 느껴진다. 조속한 피해 복구를 비롯한 많은 관심과 격려의 따뜻한 손길이 영하의 추위에서 떨고있는 그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뉴욕=이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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