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 16일 한화그룹은 인수 본계약 체결까지 마무리 지었다. 지난 9월 인수 계획을 밝힌 지 3개월 만이고 2008년 처음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고 했다가 자금조달과 노조의 반발 때문에 무산된지 13년만에 이룬 성과다.

이후 한화그룹은 인수를 위한 2조원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구축함와 경비함, 잠수함 등 특수선 건조역량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방산 기업과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방산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최근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등에 분산됐던 방산사업을 통합한 바 있다. 한화의 방산 분야와 대우의 특수선 건조 역량까지 확보해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사진 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친환경 에너지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의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발전사업에 대우조선의 LNG 해상생산기술과 운반과 연안 재기화설비 역량 등이 더해지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 이 경우 글로벌 LNG 시장 내 한화그룹의 영향력은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인수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국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 결합 승인 절차가 남아있는데 심사 대상국이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8개국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도 걸림돌이다. 그동안 적자 경영을 이어온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754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도 1291%에 달한다. 그밖에 임직원 처우 개선과 고용승계, 하청노조 문제 등 풀어야할 과제가 아직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는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위해 경영진 교체와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가 중책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 전 한화에너지 대표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교섭을 담당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