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아상

프랑스어로 초승달을 의미하는 크루아상 역시 프랑스 사람들의 대표적인 아침식사이다. 반지르르하게 윤기가 도는 겉은 겹겹이 쌓아올린 탑을 연상시키고, 한입을 먹자마자 바사삭 소리를 내며 무너진다. 안은 버터를 가득 머금고 있어서 촉촉하고, 짭쪼롬하고 담백하다. 맛이 좋아서 몇 입 먹다보면 단숨에 사라지는 빵이다.

프랑스의 상징과 같은 크루아상은 사실 헝가리나 오스트리아의 빵으로 유추된다. 17세기 말, 오스만 투르크의 공격으로 오스트리아 빈이 거의 포위됐다. 오스만 제국은 밤이 깊었을 때 몰래 빈으로 잠입을 시도하는데, 빵을 굽기 위해 새벽부터 일을 하던 제빵사가 이를 눈치채고 오스트리아 군에 알려, 오스트리아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제빵사는 오스만 투르크의 상징인 초승달 모양의 빵을 만들었고, 이를 먹으며 전쟁의 승리를 자축했다고 한다.

이 외에 오스트리아가 아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들어졌다는 설도 이어지고 있다. 이후 루이 16세의 왕후인 오스트리아의 마리앙 투아네트에 의해 프랑스에 전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찌됐든 오스만 투크르 제국의 국기에 그려진 초승달 모양을 본떠 만들어진 크루아상을 먹음으로써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고, 적군을 조롱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아랍 국가에서는 패전을 의미하는 크루아상을 먹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바게트빵

겉바속촉의 빵 버전이라고 하면, 바게트빵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평균 65cm 길이의 길쭉한 모양의 이 빵은 겉은 딱딱하고, 바삭바삭하나 속은 굉장히 부드럽다. 프랑스에서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사랑받는 빵이자 주식이다. 신기하게도 이 빵은 프랑스 법에 따라 제조법이 정해져 있다. 오직 밀가루, 물, 이스트, 소금만 사용해야 한다. 거기다 매년 파리에서는 최고의 바게트를 뽑는 대회도 열린다니, 프랑스의 바게트 사랑이 얼마만큼인지 느껴진다.

바게트가 지금의 모양과 식감을 갖추기까지 여러 가지 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그중 첫 번째는 나폴레옹과 관련이 있다. 나폴레옹의 유럽 원정 시, 병사들이 쉽게 호주머니에 넣고 걸을 수 있도록, 길쭉한 모양의 빵이 나왔다는 설이다. 두 번째로는 1920년에 발효된 ‘제빵사는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하는 것을 금지한다.’라는 노동법과 관련된 설이다. 당시 제빵사들은 화이트 마이너White miner (하얀 밀가루를 뒤집어 쓴 광부)라고 불릴 만큼 과중한 업무와 밤샘 근무에 시달렸다. 아침 식사에 맞춰 빵을 구워내야 했기에 새벽부터 일했는데, 노동법에 의해 새벽 4시 이후부터 근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벽 4시부터 일을 시작하면 도톰하고 둥근 빵을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춰 만들 수가 없었기에, 제빵사들은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빵의 모양을 점점 더 가늘고 길쭉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프랑스인이 가장 애용하는 바게트는 한국에서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노랗게 잘 익은 바삭한 겉과 다르게, 폭신하고 부드럽고, 고소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꽈배기

유럽에 바게트와 크루아상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꽈배기가 있다. 꽈배기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중국 북부 지방의 전통 과자인 마화가 조선 말에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한국인의 간식으로 자리 잡았기에 추억의 간식이라 불리지만, 꽈배기는 사실 지금도 사랑받는 전통 국민 간식이다. 시장에 가면 찹쌀 도넛과 함께 사서, 설탕에 둘둘 굴린 후 먹어야 제맛이다. 겉은 바삭하고 달콤하며, 속은 부드럽고 고소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다.

꽈배기는 밀가루에 설탕, 소금, 효모를 첨가하여 발효시킨 뒤 식용유에 튀겨낸다. 요즘엔 찹쌀가루를 섞어 파는 곳이 늘었는데, 그 이유는 식감이 더 쫄깃해지기 때문이다. 반죽을 길게 늘어뜨려 두 가닥으로 꼬면 되기에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고, 기름에 튀기기 때문에 오븐이 따로 필요 없어서 집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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