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秋夕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맞는 우리들 마음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고향에 부모님이 계신 동료의 달력을 보니, 다가올 추석날에 아주 크게 동그라미를 그려 두었더군요. 추석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지요. 고향, 어머니, 쉼, 맛있는 음식….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뜨는 추석은 우리의 몸도 마음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날인 듯합니다. 추석을 맞는 우리들의 푸근한 이야기를 담아봅니다.

어제와 오늘의 추석

일년 중 가장 크고 밝은 달이 뜨는 한가위는 빛이 귀했던 시절, 어두운 밤을 밝혀주는 고마운 달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날이었다. 사람들은 달빛 아래 모여 축제를 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춤을 추었고, 자연스럽게 전통놀이인 줄다리기, 씨름, 강강수월래를 했다.

런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면서 추석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축제로 자리잡았다. 일 년간 정성들여 키운 곡식과 과일을 가족이 모여 나눠먹으며,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며 감사를 전했다.

지금의 현대사회는 밝은 달이 뜨지 않아도 환한 저녁을 보낸다. 더 이상 밝은 빛을 주는 달에게 감사를 표현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한가위가 되면 가족, 친척들이 모인 고향을 찾고, 일 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묻고, 가족 간의 따뜻한 정을 나눈다.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 속에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워했던 순간, 그리고 현재 누리고 있는 안정감과 풍요로움에 대한 겸허해진다.

추석의 뜻

음력 8월 15일을 말하는 추석은 흔히 한가위라고 하는데, ‘한가위’는 크다 라는 뜻의 ‘한’과 가운데를 뜻하는 ‘가위’를 합친 말로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왜 추석에 송편을 먹을까?

추석에는 송편을 먹는 게 오랜 전통이다. 예전에는 추석 때,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송편을 빚곤 했다.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라며, 누가 누가 더 예쁘게 송편을 빚는지 경쟁을 하기도 했다.

송편을 추석 때 먹게 된 이유로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 내려 온다. 첫 번째는 송편이 달의 모양을 닮았기 때문이다. 송편은 처음에는 둥근 보름달 모양을 하고 있다가, 소를 넣어 반을 접으면 반달 모양이 된다. 송편 하나에 보름달과 반달 두 모양이 담겨 있기에, 추석 때 먹는 음식이 되었다.

두 번째는 삼국시대 시절,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달이라.”이라고 쓰여진 글이 거북이 등에 적혀 있었고, 이걸 본 백제 의자왕이 점술사를 찾아가 의미를 물었다. 점술사는 “백제는 만월이라 서서히 기울기 시작하고, 신라는 반달이라 앞으로 만월이 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반달 모양의 송편을 빚으며 앞으로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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