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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깊이 생각하는 자를 향해 열린다우간다 국가인도부 장관 카방가 고드프리 발루쿠 Hon. Kabbyanga Godfrey Baluku
조현주 기자 | 승인 2022.09.02 09:48

그는 지난 10년간 ‘카세세 Kasese’라는 작은 도시의 시장이었다. 아름다운 자연으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농기술도 전했다. 그리고 모든 정책이 이론으로 끝나지 않도록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 행정 전문가로 큰 성과를 이뤘고 다른 도시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기도 했다. 지금은 우간다 전국을 맡아 돌아보는 장관이 되어, 오늘보다 나은 내일로 국민을 이끌어가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는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기 전에, 그것을 하려는 마음의 중요성부터 심어주고자 한다.

카방가 고드프리 발루쿠 Hon. Kabbyanga Godfrey Baluku
현재 우간다 국가인도부 장관Minister of State for National Guidance. 1964년 생. 초등학교 교사 아버지에게 겸손과 감사를 배웠다. 마케레레 대학 졸업 후 구리를 생산하는 킬렘베 광산 회사에서 15년간 마케팅 부문을 맡았다. 2011년부터 10년간 카세세 시장으로서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를 했다. 카세세 시는 적도가 지나는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르웬조리 산과 퀸 엘리자베스 국립공원 등 관광자원이 많다. 슬하의 2남 1녀에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가르친다. 사진 권은민 객원기자

고향으로 가는 길

지난 2월 11일, 카방가 장관은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서쪽으로 370킬로미터 떨어진 카세세 지역의 커피 농장을 방문했다. 자신이 태어나 자라온 곳을 찾아가면서, 그는 잠시 오래된 기억의 서랍을 열었다. 만년설이 덮인 신성한 르웬조리 산이 먼저 병풍처럼 펼쳐졌다. 5,100미터의 거대한 그 산을 바라보면서 그는 겸허함을 배웠고, 마을 사람들을 가족처럼 알고 자랐다. 그때는 ‘너희가 부모님에게 속한 자녀가 아니라 공동체 사회에 속한 자녀’라고 마을 어른들이 자주 말씀해주셨고, 그것이 그의 정체성이었다. 그래서 아버지 나이대인 분은 다 아버지라고 불렀고, 어머니 나이대인 분들은 다 어머니로 알았다. 누가 잘못이라도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부모님처럼 동네 어르신들이 야단을 치셨다. 서로를 돌아봐주는 삶을 어려서부터 배워온 것이다.

서랍 속에는 그런 마을을 뒤로 둔 채 멀리 떠나던 날도 있었다. 당시 22살이었던 그는 ‘큰일을 하려면 큰 도시로 가야 한다’는 마을의 뜻에 따라,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수도 캄팔라로 상경 중이었다. 동아프리카 최고의 명문인 마케레레 국립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였다.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히 공부했지만, 막상 큰 도시로 와 보니 자신은 시골 출신 학생에 불과했다. 그 학교엔 비상하게 머리 좋은 학생도 있었고, 집이 부유한 학생들도 많았다. 그때 그는 손목시계를 찬 친구들이 부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가질 형편이 못 되었기에, 도서관의 커다란 벽시계를 내 것인 양 쳐다보며 지냈다. 가끔 지치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자신을 응원하는 고향 쪽을 떠올리면 굳어 있던 마음이 어느새 말랑말랑해졌다.

4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던 날의 기억도 그 서랍 속에 남아 있었다. 졸업 후 그에게 취업할 기회가 생겼는데, 살던 곳으로 돌아가 지역 사회를 돌아봐야 할 것 같았다. 평생 밭을 떠나지 못하고 부지런히 일하는데도 여전히 가난한 고향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그쪽으로 자꾸 그의 마음이 흘러갔다.

그날, 카방가 장관은 오랜만에 풋풋햇던 청년 시절을 떠올리며 고향으로 갔다. 카세세가 자신의 고향이라는 이유로 안될 일을 해줄 수는 없으나, 한편 고향이라는 이유로 그가 해줄 수 있는 일을 허투루 해주고 싶진 않았다.    

커피 농사를 하더라도 이전과 다르게

르웬조리에 도착한 그는 부콘조 조인트 협동조합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커피농사에 애쓰는 농민들의 고충을 새겨들었다. 그리고 지역주민발전운동(PDM)과 같은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낮은 이자로 영농자금을 대출 받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말미에 그는 유럽에 다녀온 이야기를 꺼냈다.

“덴마크에 갔을 때 쇼핑센터 커피 매장을 둘러보았습니다. ‘부콘조 조인트 커피Bukonzo Joint Coffee’라는 라벨이 달린 커피를 발견하고 제가 너무 기뻤습니다. 매장 직원은 이 커피의 달큰한 풍미를 손님들이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우간다는 국민의 73%가 농업에 종사하며 커피는 가장 중요한 수출 작물이다. 아프리카에서 에티오피아 다음으로 커피를 많이 생산하고 있는데, 특히 카세세 지역의 붉은 화산토와 적당한 고산 기후는 커피 열매를 잘 영글게 하고 아라비카 품종의 원두 맛을 더 깊게 해준다. 그런데 아직 세상에 우간다를 대표할 독보적인 브랜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는 생각했다. 이전 세대들의 농법을 그대로 답습하면 답이 없었다. 기존 방식을 바꿔야 길이 열린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농업에 4차 혁명의 바람이 불어 스마트 팜으로 전환 중인데, 유전공학과 정보통신 기술이 접목된 환경을 만들어주더라도 농부의 마음이 예전 그대로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가 부러운 것은 선진국의 스마트 팜 시스템이 아니고, 그런 시스템을 고민하고 만들어낸 마인드였다. 오늘을 어제처럼 사는 방식을 해체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로 국민들을 이끌어 주는 것, 그것이 국가인도부를 맡고 있는 그의 간절한 꿈이기도 하다.

1. ‘달의 산’으로 불리는 르웬조리 산 5,100m 정상에는 연중 내내 만년설이 덮여 있다. 산 아래쪽 사바나 지역에는 각종 동식물의 생태계가 어우러져 있다. 여기 산악 지대에서 수천 명의 농부들이 커피 농사를 짓는다. 2. 부콘조 영농 조합을 방문한 카방가 장관은 커피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농부들의 도전과 창의적 정신에 대해 치하하는 연설을 했다. 사진 개인제공. 3. 붉은 화산토에서 잘 자라는 커피는 우간다에서 매우 중요한 농작물이며 수출품이다. 사진 카방가 고드프리 발루쿠 제공

국민을 위해 그가 받은 미션 

다른 나라에서는 국가인도 업무를 교육부나 청소년부가 주로 담당하는데, 단독 부처로 세운 나라는 우간다가 최초이다. 그것은 경제발전 이상으로 국민 정신의 고양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카방가 장관은 취임하면서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으로부터 4천7백만 명 우간다 국민의 마인드를 강하고 진취적으로 바꾸어서 행복하게 살 길을 모색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우간다는 1962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어요. 현 대통령이 선출되기까지 수십 년간 권력 쟁탈의 힘겨운 과정을 겪었습니다. 신생국들이 자립할 때 거치는 관문이기도 하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충분히 있는데도,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힘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데 길들여져 있어요. 아프리카의 발전이 더딘 이유가 마인드의 문제라고 봅니다. 국민이 가진 잠재력과 국토에 내장된 자원을 함께 개발하도록 정부가 주도해서 계획하는 것인데요. 이를 실행하려면 한국에서 마인드교육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무세베니 대통령이 지시하셨습니다.”

마인드교육의 종주국을 찾아서 

그래서 카방가 장관이 지난 7월에 한국을 방문했다. 국제청소년연합에서 주관하는 마인드교육 행사를 직접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늘 예리한 관찰력으로 현장에서 답을 찾는 그가 마인드교육의 종주국에 와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우간다는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 젊은이들에게 깊은 사고력이 필요합니다.

사고력이 부족하면 어떤 문제를 만나도 해결책을 생각하기보다 불평부터 하게 되거든요. 깊이 생각하지 않는 습관은 이기적인 입장을 취하게 하고, 자신과 주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한국의 월드캠프을 참석하며,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지 보았습니다. 무엇을 얻어가기 전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부터 생각하는 청년들을 이곳에서 만난 겁니다. 저를 수행해주는 대학생에게 일당이 얼마인지 물었더니, 보수를 받지 않고 캠프 참가비도 내면서 자원봉사를 한다고 했습니다. 매우 놀라운 대답이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찾던 성숙한 시민의식이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대한민국 대학생들을 제가 다 만나본 것은 아닙니다만, 월드캠프에 참석한 수천 명의 학생들에게는 ‘나라를 사랑해라’, ‘부모에게 잘해라’라고 가르칠 필요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 마인드가 우간다에도 확산되길 바랍니다.”

1.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마케레레 대학교는 동부 아프리카에서 최고의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 2. 대학 도서관 건물은 우간다에서 가장 오래된 학술 도서관이다. 3. 박옥수 목사가 쓴 마인드북 영문판을 들고 있는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 우간다 국민들에게 강한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그는 한국의 마인드교육을 채택했다. 사진 국제청소년연합
1. 부산에서 개최된 세계장관포럼에 참석해 우간다 청소년의 사고력 증진에 관한 방안을 연설했다. 2.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부산 신항 시찰은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둘러보는 시간이었다. 3. 다른 나라의 어려운 문제들을 자기 일인 양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한국 대학생들의 열정을 보며 그는 큰 감동을 받았다. 사진 국제청소년연합

환경을 바라보는 마음의 각도가 먼저 바뀌면 

자신의 오늘은, 지역 사회가 만들어준 결과라며 그는 인터뷰를 하면서 그 부분을 강조했다.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했고, 받은 도움을 다음 세대에 전수해주는 전통과 정신이 이어진다면 그 사회는 어떤 환경일지라도 밝고 안전하고 따뜻할 것이다. 대학 졸업 후 귀향을 선택한 그는 돌아와 킬렘베 구리광산 회사에서 마케팅 부문을 오래 맡았다. 틈틈이 지역 사회를 살피고 돌보던 그는 2011년에 고향 카세세의 시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시장으로서 그가 10년간 이룬 활동과 변화 사례들은 다른 도시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2021년 6월에 장관 임명을 받았다.

“대통령의 지지 아래, 국제청소년연합의 마인드교육을 우간다의 국가 프로그램으로 도입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 교육이 학생들의 사고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깊은 사고능력을 가진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하고, 국가 발전도 가져오리라고 믿습니다.

마인드교육은 자기를 위해 주변 환경을 먼저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환경의 변화가 없더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먼저 바뀌면 되는 교육입니다. 지식교육이나 기술교육을 아무리 잘 받아도, 마인드를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른다면 배운 것이 효용 가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본지와 인터뷰를 하던 날, 그의 눈빛은 무척 깊고 빛났다. 마인드교육이 처음 시작된 한국에 와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며 감사를 표했다. 사진 권은민 객원기자

유대인 자녀 교육의 정점을 언급할 때, 우리는 <탈무드>에 나오는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를 자주 인용한다. 물고기 잡는 법을 모르면 가진 물고기를 다 먹은 뒤엔 굶게 될 테니, 매우 지혜롭고 타당한 말이다. 그런데 물고기 잡는 기술을 배웠어도 물고기 잡을 마음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환경이 어려워지거나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실망이나 두려움에 사로잡혀, 가진 기술이 무용지물이 되고 결국엔 굶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카방가 장관은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기 전에, 그것을 하려는 마음의 중요성을 심어주는 일이 우선이라고 했다. 마인드교육을 충분히 살펴보고 실제 사례들까지 꼼꼼이 챙긴 그가 앞으로는 우간다 곳곳을 다니며 청년들을 만나 마인드의 중요성을 역설할 것이다. 그의 마음에 심긴 꿈이 우간다 국민들의 마음에도 심겨서 새롭고 멋진 꽃을 피우길 바란다.

조현주 기자  realantiqu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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