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캠프 참석자들의 '말말말'

한여름을 뜨겁게 달구는 세계인의 축제 ‘월드캠프’가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코로나’라는 장애물과 개인적 사정, 하늘 높이 치솟은 항공료를 모두 뛰어넘고 60여 개국에서 참석한 3,500명이 한국 땅을 밟았다. 25주년을 맞아 부산 벡스코에서 7일간 진행된 행사에는 강연, 공연, 포럼, 체험, 투어, 컨퍼런스 등 보고 배울 프로그램으로 가득했다. 캠프의 주제 ‘The World Connected’처럼, 청소년들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더 넓은 시각과 더 깊은 마음의 세계를 배웠다.

“내년엔 아내와 함께 다시 참석하고 싶습니다”

요나 메츠거 Yona Metzger 이스라엘 수석 랍비 Chief Rabbi of Israel

지난 3월 중순, 국제청소년연합을 설립한 박옥수 목사님이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처음 만났습니다. 텔아비브의 한 레스토랑에서 오찬을 함께하면서 우리는 종교와 교육에 대해 무려 4시간 동안 흥미진진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초면인 자리에서 있기 어려운 일이었죠. 그때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목사님께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는 솔로몬의 잠언 글귀를 감사장에 넣어서 드렸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7월에 열리는 월드캠프에 초청을 받았고, 다음번에는 서울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약속한 7월이 왔습니다.

저와 일행 다섯 명은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왔습니다. 새벽에 인천공항에 내려 바로 KTX 열차로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이스라엘 수석 랍비가 한국 땅을 찾은 일은 지금까지 없었던 최초의 일입니다. 제가 한국에 간다니까 다들 놀라면서 이스라엘 반대쪽에 있는 먼 나라까지 왜 가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갤럭시 핸드폰, 현대와 대우의 자동차, 삼성과 엘지 가전제품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한국의 정신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한국에서 만든 유명 브랜드를 보면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아는 정도지요.

제가 방문한 이유는 청소년 캠프에 대해 자세히 보고 싶어서입니다. 저와 박목사님은 닮은 점이 있습니다. 성경을 사랑하고, 그 말씀을 깊이 생각하는 점도 닮았고, 음악을 사랑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여기에 오면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부른 ‘황금의 예루살렘’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컸습니다.

사실, 유대인이 살지 않는 한국 땅에 유대인이 가는 것이 쉽진 않습니다. 유대인이 없으니 *코셔 음식(*코셔Kosher 전통적인 유대교의 율법에 따라 식재료를 선택하고 조리한 음식을 가리킨다.)을 먹기가 어렵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김치를 가깝게 느끼듯이, 우리도 종교적으로 익숙한 음식을 더 가깝게 느낍니다.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규모가 대단한 월드캠프를 참관하면서 내년엔 아내와 같이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제 아내가 청소년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 무척 기뻐할 겁니다.

이홍민, 수행팀

“한국에 오실 총장님들을 오래 기다렸습니다”

저는 이번 월드캠프의 한 프로그램인 ‘세계대학총장포럼’에서 총장 수행 팀장을 맡았습니다. 월드캠프가 시작되기 두 달 전부터 총장님들을 수행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수행원들을 모집하고, 매주 회의하면서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스케줄을 짰습니다. 수행원교육도 진행했고요. 행사 일정 동안 총장님들 지나다니실 동선도 파악하면서 나름 치밀하게 준비했는데, 막상 코앞에 닥치니 어리둥절합니다.(하하)

오래 준비한 만큼, 행사 기간 동안 보람찬 시간을 보냈다. (상단 오른쪽 사진에서 맨 오른쪽이 필자)
오래 준비한 만큼, 행사 기간 동안 보람찬 시간을 보냈다. (상단 오른쪽 사진에서 맨 오른쪽이 필자)

수행원 중에는 군인인 친구도 있었습니다.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고 싶어서 여러 번 소대장을 찾아갔다가 결국엔 1주일간의 휴가를 받아서 같이 하게 됐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며 행복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거 같아 무척 기대됩니다.

“일주일 동안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보낼 것입니다”

박문택, IYF 회장

“이곳에 정말 세계 곳곳의 많은 분이 함께하셨습니다. 여러분 모두 환영합니다. 부산 해운대는 제가 자라난 곳이자, 거친 시간을 보낸 곳입니다. 또한, 제 꿈을 찾아 다시 출발한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해운대 바다에 가서 울고, 웃고, 때론 희망을 품고 일어났는데요. 이곳에 계신 청소년 여러분들 또한, 그런 여러 다양한 마음을 가지고 이곳 부산에 오셨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보니, 이곳에 오신 여러분들의 마음이 아름다운 물결을, 파장을, 그리고 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일주일 동안 마음을 열고 함께할 것입니다. 나만의 세계 속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새로운 것을 보고, 많은 것들을 배울 것입니다. 우리는 일주일 동안 우리 인생 어느 순간보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보낼 것입니다. 우리가 온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고, 마음을 열고 자신의 부족함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일주일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권경은, 서포터즈

“월드캠프 참석자들을 기다리며  두 달을 준비했어요”

더운 여름 날, 마스크의 답답함도 잊고 서포터즈활동을 했다. (위 사진에서 오른쪽이 필자)
더운 여름 날, 마스크의 답답함도 잊고 서포터즈활동을 했다. (위 사진에서 오른쪽이 필자)

저는 이번에 ‘월드캠프’라는 꽃을 든든히 받치는 꽃바침 역할을 맡았습니다. 캠프 서포터즈로서 참가자분들이 더 즐겁고 편안하게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저희 서포터즈 팀은 캠프 시작 두 달 전부터 모여 ‘부스 진행’ ‘안내’ ‘보급’ ‘홍보’ 등 부서를 나눠 구체적인 사안을 기획하고, 연습했습니다. 그중 저는 월드캠프에 참석한 학생들이 한국 문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계의 문화를 나누고 경험할 수 있는 ‘세계문화박람회’를 준비했습니다. 준비 과정 내내 ‘사람들이 얼마나 즐거워할까?’ ‘이게 더 좋을까?’ 하며 월드 캠프에 참석할 분들을 그렸습니다. 사실, 저 또한 3년 만에 참석하는 월드캠프이기에 무척 설레고, 기대하던 시간이었으니까요. 그렇게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첫 박람회를 열었던 순간은 잊지 못합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하며 행복해하셨거든요!

야스민, 헝가리 참석자

“한국에 오고 싶어서  5년을 기다렸습니다”

한국의 명소, 전통 시장을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 맨 왼쪽이 필자)
한국의 명소, 전통 시장을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 맨 왼쪽이 필자)

저는 한국 문화, 역사를 무척 좋아합니다. 특히, 한국을 발전시킨 사람들의 마인드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5년간 비행기 삯 비용을 조금씩 모아왔는데요. 드디어 올해 한국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어 무척 벅차고 기뻤습니다. 특히, 3년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광경이 새롭고, 신기합니다. 캠프를 통해서 한국 문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강연 시간을 통해 한국의 마인드를 배워가고 싶습니다.

한국 첫 방문이라 낯선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지만 저희를 반갑게 맞아준 선생님과 팀 친구들, 그리고 이번 캠프를 위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준비해오신 분들의 마음을 느끼며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가다, 이집트 참석자

“생애 첫 여행, 이곳에서 저를 알고 세상도 배우고 싶어요”

생애 첫 여행으로 온 한국에서 소중한 친구들과 새로운 꿈을 얻었다.(왼쪽 사진 맨 왼쪽이 필자)
생애 첫 여행으로 온 한국에서 소중한 친구들과 새로운 꿈을 얻었다.(왼쪽 사진 맨 왼쪽이 필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 생애 첫 여행으로 이곳 한국에 왔습니다. 코로나 시기 동안 온라인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한국 친구가 무척 보고 싶었고, 친구가 추천해준 ‘월드캠프’에 큰 기대를 걸고 왔습니다. 저는 비행기 티켓 구매는 물론, 여권을 만들고 비자 발급을 받는 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막막하기만 했어요. 코로나의 여파로 항공료가 올랐고 출국 과정이 까다로워졌다는 뉴스를 들을 때면 걱정이 되었죠. 하지만, 한국에 가야겠다는 마음을 정하고 나니 그 모든 과정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이곳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성인으로서 삶에 첫발을 내딛기 전에, 저는 한국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또한, 훌륭한 리더분들의 철학과 삶의 지혜를 얻어가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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