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와 구분해서, 우리는 청소년을 미래세대라고 부른다. 청소년은 한 나라의 앞날을 가늠하는 척도이며 한 가정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진정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하는가?

지구상의 수백 개 국가들 중에 미국이 큰 영향력을 가진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다. 1776년 독립 선언 후, 미국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신앙의 자유와 후손의 미래를 위해 1620년 신대륙으로 건너온 *필그림 파더스Pilgrim Fathers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낯선 아메리카 땅으로 온 초창기 이민자들은 성경의 내용을 그대로 믿었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았다. 마을을 만들 때에도 그들은 먼저 예배당을 짓고 학교를 세운 뒤에 거주할 집을 지었다. 각 가정은 작은 교회로서 신앙생활의 구심점 역할을 하였기에, 자녀들은 당연히 신앙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런 정신이 미국의 건국 이념에 바탕이 되어 오늘날 초강대국의 초석을 마련해 주었다.    

*필그림 파더스Pilgrim Fathers : 1620년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으로 와서 매사추세츠 주州 플리머스에 정착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본지의 남동현 특파원은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왔고 석박사 학위를 다 마친 지금은 12년째 LA에 살고 있다. 결혼을 해서 가정도 이뤘고, 직장 생활 틈틈이 특파원으로 보람 있는 활동도 한다.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로서 그는 교육 관련 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다. 한번은 교사 모임에 참석했다가 들은 이야기가 한동안 그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내가 어렸을 때엔 학교에서 수업 시작 전에 기도를 했어요. 일요일이 되면 주유소도 문을 다 닫고 예배당에 가는 것이 일상이었죠. 성경을 읽으면서 자기를 절제하고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도 배웠어요. 그러나 지금은 학교에서 신앙적인 이야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경제 성장으로 물자가 풍부해지자 더 이상 근검절약하면서 살아갈 이유가 없어졌어요. 자신을 위한 삶이 최우선이라는 가치관이 팽배해지면서 교육 현장에까지 영향을 주었습니다. 부부의 이혼으로 아빠 없이 엄마와 사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아졌고요. 그런 환경에서 마음을 달래려고 마약에 손을 대고, 고립으로 인한 정신 질환도 생겼다고 봅니다.”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많은 리더스 포럼 참석자들의 단체사진.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많은 리더스 포럼 참석자들의 단체사진.

미국을 부강한 국가로 일으켜 세운 기독교 정신이 초창기에는 국민을 결속시키는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과 같지 않다. 우리는 인간이 남성과 여성으로 태어난다고 배워왔다. 최근 미국 사회는 타고난 성性 이외에 중성, 트랜스 젠더 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부모도, 교사도, 학생들에게 남성과 여성은 영구불변의 정체성을 갖는다고 말할 수 없다.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 교육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얼마 전 특파원은 회사 동료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아빠, 나는 지금 여자인데, 내 몸 안에 남성 호르몬이 많을지도 모르잖아요. 나중에 내가 남자로 변하는 건 아닐까요?”라며 초등학생 딸이 걱정스레 물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하는 소리에 딸아이가 불안해진 것이다. 우연히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엄마 아빠가 모두 남자였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려온다. 분명히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인데, 점점 이런 방향으로 사회가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게다가 미국은 지역간의 교육 격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가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라는 책을 쓴 계기만 보더라도 이해가 된다. 저자는 2010년 어느 날, OECD(국제경제협력기구) 회원국 34개국을 포함한 세계 65개국 만 15세 학생 51만 명이 참가하는 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의 결과를 분석한 표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당시 미국은 학생 1인당 드는 교육비가 세계 2위였지만, 정작 미국의 학생들은 PISA 수학시험에서 세계 26위, 과학에서는 17위, 읽기와 독해 능력에서는 1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PISA 성적에서 왜 하위권인지, 그 이유를 한국과 핀란드 등 PISA 성적이 높은 국가들과 비교 분석하면서 저자는 교사의 질이 교육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책에서 강조했다.

물론 미국의 최상위 사립학교와 명문 대학들, 그리고 교육 예산이 넉넉한 대도시의 학교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만다 리플리는 공립학교 학생들이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의 하나는 각 대학 교육학과가 다른 학과보다 입학이 쉽고, 교원을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허술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양성된 교사들에게 배운 학생들 역시 교육적 수준이 점차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런 교육적 한계점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미국은 다음 세대에게 필요한 새로운 교육 기준을 고민하며 찾고 있다. 그런 즈음에, 한국에서 온 어느 목사가 LA 지역 교육 관련자들에게 한국의 마인드교육을 소개하며 희망의 물꼬를 열고 있다. 그 주역은 김창영 목사이다. 그는 한국에서 실행했던 교육 경험과 결과들을 바탕으로 LA 리더스 포럼을 개최했다. 아직은 첫발을 내딛는 단계지만, 미국 교육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려면 미국의 예전처럼, 성경으로 다시 돌아가 그 내용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미국 청소년들을 새롭게 할 실질적 대안은 ‘마인드교육’입니다. 성경 속 사람들의 마음 구조를 분석한 이 교육법은 요즘 학생들에게 부족한 자제력과 사고하는 능력, 그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노하우를 이론이 아닌, 실제 삶에서 가르칩니다. 대다수의 리더들이 청소년들의 미래가 어둡다고 말하는데, 그런 청소년들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성경에 있습니다.”

현장에서의 교육 경험이 풍부한 김 목사는 지난해 봄부터 리더스 포럼을 통해 지역 사회의 인사들에게 교육 이념과 기대효과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지난  4월 12일, 산가브리엘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제4회 리더스 포럼에는 청소년 교육에 뜻을 둔 150여 명의 정치 경제계 인사와 20여 개국의 영사, 경찰청 간부들이 모여 교육 혁신의 필요성을 두고 의견을 모았다.

향후 LA지역 공립학교에 마인드교육이 실행되면, 김 목사가 한국의 교육 현장에서 목격한 변화들이 미국에서도 나타나지 않을까. 그래서 학생들이 바르게 자라나 미국 사회의 리더가 되고 또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마약이나 게임에 빠진 학생들도 점차 줄어들지 않을까. 리더스 포럼의 횟수가 더해질수록 미국의 다음 세대들이 더불어 사는 사회로 미국을 바꿔가겠다는 확신이 든다.

도움말 남동현 특파원   글 조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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