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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 마인드칼럼] 사랑을 받으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박옥수 | 승인 2022.06.07 08:43

내가 대전에서 지낼 때,  교도소에 있는 한 재소자로부터 편지가 왔다.

“목사님, 저는 살인죄에 연루되어 교도소에서 16년을 보냈습니다. 이제 한 달 후면 출소하는데 목사님의 도움을 받고자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교도소에서 오래 복역한 사람들은 출소해도 대부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얼마 안 지나서 다시 교도소에 들어옵니다. 저도 출소하면 그렇게 될 것 같아서 목사님의 인도를 받고 싶습니다. 제발 저를 위해 도움을 주시길 바랍니다.”

이 편지를 받고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사람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원하는가? 내가 무엇을 도울 수 있는가?’ 그리고 그에게 답장을 보내면서, 출소하면 먼저 우리 교회로 찾아오라고 주소를 적어 넣었다.

한 달이 지난 뒤 그가 교회로 찾아왔다. 교회에 빈방이 있어서 거기서 지내라고 했다. 그렇게 김기성이라는 사람과 같이 지내기 시작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이 사람은 아침을 먹고 나면 예배당과 주변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가 온 뒤로 교회가 깨끗해졌다.

나는 틈이 나면 그와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식사도 같이 하면서 지냈다. 그렇게 한 달이 흐르고, 두 달이 흘렀다. 어느덧 그는 교회에서 함께 사는 가족이 되었다. 종종 교도소에서 있었던 이야기도 하고 성경 이야기도 하며 지냈다. 아침엔 예배당 청소를 하고 낮에는 혼자 지낼 때도 있지만, 그는 그래도 교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목사님, 우리 같은 사람은 범죄 충동이 강해요. 재소자들이 교도소에서 나와도 그 충동을 잘 이기지 못해서 다시 들어가요.”

재소자들은 지긋지긋한 교도소에 다시 가는 것을 모두 싫어한다. 하지만 출소해 살다 보면 죄를 짓고 싶은 충동에 또 범죄를 저지르고, 3개월이나 6개월이 지나 다시 교도소로 들아간다고 했다. 이 사람은 출소하고 5개월이 지났는데도 자신이 교도소가 아닌 교회에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교도소를 나와 교회로 찾아온 남자

예전에 내가 서울에서 지낼 때, 하루는 수원교도소 교무과장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며칠 후 만나기로 교무과장과 약속을 했고, 그곳에 찾아갔다. 그분은 나에게 “목사님, 우리 교도소에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재소자들과 성경 공부를 해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그 후에 나는 수원교도소 교화위원이 되어 5년 동안 매주 월요일이면 교도소에 가서 재소자들에게 신앙 이야기를 했다.

내가 대전으로 옮겨간 뒤에는 대전교도소와 연결되어 월요일마다 성경공부를 했다. 그래서 교도소에서 생활해본 젊은 사람들을 나는 많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김기성은 그 사람들과 조금 달랐다.

김기성이 교회로 온 지 1년이 되었을 때, 그에게 우리 선교회에서 운영하는 신학교에 들어오라고 권했다. 그는 신학교에 와서 성경을 공부하며 지냈다. 신학생으로 있을 때에도 그는 다른 학생들과 달랐다.

김기성은 교도소에 있을 때 교도관을 인질로 잡기도 했고, 재소자들끼리 싸움이 벌어졌을 때 상대가 휘두르는 칼을 맨손으로 잡아 손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도 그냥 버텨 상대를 떨게 만든 사람이었다. 그랬던 사람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서 지내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사랑을 믿었고, 그 크신 사랑에 점점 끌려가고 있었다. 그는 좋은 성적으로 신학교를 졸업했고, 예쁜 아가씨를 소개받아 결혼했다.

남자나 여자나,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을 갈구한다. 그런데 사랑의 대상을 잘못 만나 후회하고, 이혼하고,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랑이란 말에 속아서 말이다. 예수님의 사랑은 다르다. 예수님이 죽으심으로 우리를 죄에서 벗어나게 한 사랑을 알면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그 사랑을 알고 느끼며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전에는 범죄자요, 전과자였던 그가 예수님의 참 사랑을 발견한 뒤 그 사랑 안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교도소에서 매우 거칠었던 그가 사랑을 경험하면서 다른 사람이 되었다. 사진 오른쪽은 재소자 시절의 김기성.

다음 세상에 혼자 가는 게 심심하니까 같이 가자고

이 사람은 차분해 보이지만 원래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가 교도소에서 있을 때 교도관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종종 재소자들이 서로 다투는데 이때 교도관들이 개입한다. 한번은 이 사람이 재소자와 싸웠다. 교도관이 와서 같이 싸운 사람은 보내고 이 사람만 독방에 가뒀다. 너무 분하다 못해 분노가 치밀었다.

이 사람은 교도소 보일러실에서 장작으로 불을 때는 일을 맡고 있었는데, 장작을 밀어넣을 때 쓰는 쇠꼬챙이를 불에 달군 뒤 굽혔다 폈다 해서 10센티미터쯤 잘라냈다. 그것을 땅에 묻어두었고 매일 보일러실에서 돌에 갈았다. 한 달쯤 지나자 날카로운 칼이 되었다. 자기를 괴롭힌 교도관에게 복수하려고 칼을 주머니에 넣었다. 복도를 걸어가다가 저쪽에 있는 그 교도관이 보여 다가가서 어깨동무를 했다. 그리고 그의 목에 칼을 대었다. 교도관이 새파랗게 질렸다.

“왜, 왜 그래?”

“뭐가 왜 그래야? 나는 이 세상이 싫어. 그래서 다음 세상으로 가고 싶어. 그런데 혼자 가는 게 심심하니까 같이 가자고.”

교도관을 데리고 빈 감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근 뒤 소리쳤다.

“교도소장 오라고 해! 법무부장관 오면 이 문 열어 줄게!”

교도소가 발칵 뒤집혔다. 새벽까지 대치하다가 서른 명이 넘는 교도관들이 재소자들을 훈육할 때 쓰는 커다란 목봉을 어깨에 멨다. 그리고 두 사람이 들어가 있는 감방의 뒷벽을 힘껏 쳤다. 벽이 무너지면서 두 사람이 깔렸다. 좀 다치긴 했지만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 일이 있은 뒤로는 누구도 험한 꼴을 당할까봐 이 사람을 간섭하지 않았다.

내가 감옥에 있지만 내 죄는 다 씻어졌구나

아무도 상대할 수 없을 만큼 거칠었던 그가 전혀 다른 사람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람은 사랑을 경험하면 누구나 사랑의 종이 된다. 교도소에서 그가 지낸 방에, 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어떤 사람이 있었다. 누군가 이 사형수에게 책을 보내주었는데 제목이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이었다. 그가 이 책에서 우리 대신 죽으신 예수님의 이야기를 읽었다. 너무 놀라운 사랑이었다. 자주 들었지만 귀 밖으로 흘려듣던 이야기가 그날은 마음에 들렸다. 책을 읽으며 사형수는 세상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한 사랑을 발견하고 경험했다.

‘살인자인 나를 위해 누가 대신 죽임을 당하겠는가? 그런데 예수님은 내 죄를 씻기 위해 나 대신 죽으셨구나….’

그날부터 그 사람은 사형수가 아니었다. 예쁜 아가씨의 사랑을 받은 시골 총각같이 마음이 설레었다. 삶이 달라졌다. 감방에서 매일 조용히 성경을 읽으며 그 사랑을 만끽했다. 그 방에서 같이 지내던 김기성이 하루는 그에게 물었다.

“형, 형은 교도소에서 어떻게 마음이 그렇게 평안할 수 있어요?”

“별것 아니야.”

사형수와 사이가 가까워진 김기성이 얼마 뒤 다시 물었다.

“형은 겁나지 않아요?”

“아니.”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그 사람이 성경 이야기를 하는데 교회에 가본 적이 없는 김기성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주 들어도 이해하지 못 하자, 그 사람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이란 책을 주었다.

죄가 씻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그 책을 교도소에서 읽고 또 읽었다.

김기성이 저녁을 먹고 책을 읽기 시작했고 밤이 깊어가는데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새벽이 되어 마지막 장을 읽을 때 신기하게도 그의 마음이 바뀌어 있었다.

‘예수님이 내 죄를 씻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구나. 내가 지금 감옥에 있지만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내 죄가 다 씻어졌구나. 이제 나는 죄인이 아니구나.’

세상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사랑을 예수님께로부터 받았다. 마음에 변화가 생기자 삶도 변하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 않아 김기성은 교도소 안의 기독교 모임에서 설교자가 되었다. 그 후로 수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예수님의 사랑이 그의 마음을 감사와 기쁨으로 채워갔다.

출소하고 신학교를 졸업한 뒤 그는 목사가 되어 자신처럼 교도소에서 지내고 있는 재소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재소자들을 위해서도 일하고 있고, 케냐에서는 많은 교도소 안에 신학교를 설립했다. 그곳에서 수많은 재소자들이 배우며 그와 같이 변하고 있다.

돈을 받으면 그 돈으로 우리 삶이 좋게 되고, 사랑을 받으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글쓴이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개발자이다. 성경에 그려진 마음의 세계 속에서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메커니즘을 찾아내, 이 내용을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신기한 마음여행>, <마인드교육 원론> 등 자기계발 및 마인드교육 서적 15권, 신앙서적 64권을 출간하였다.

박옥수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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