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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다이어트’가 알려준 교훈대학생이 쓴 에세이
고은비 기자 | 승인 2022.04.19 09:35

‘피지 못하는 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저는 결국 피어날 꽃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꽃은 피어나도록 창조되었잖아요. 그런데 어딘가에 가로막혀 햇빛을 받지 못하거나, 비를 맞지 못해서 피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 가림막이 걷히면, 결국 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또래답지 않게 통찰력 있는 답변을 명확하게 해주는 대학생 이원서 씨. 이번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나는 지금 대학교 마지막 학기에 재학 중이다. 취업을 앞둔 시기인 만큼, 분초를 다투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꼭 놓치지 않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하루에 두 번, 1시간 30분씩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하루 세끼 식단을 조절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지켜온 나의 목표 ‘50kg 감량’ 달성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는 내 삶의 오랜 숙제였다. 2년 전만 해도 나는 그 숙제를 절대로 풀지 못할 줄로 알았다. 수없이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로 끝났으니까. 혼자 있을 때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사회생활은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의지가 약해서 안 돼’ 같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괴롭혔다.  

코로나가 시작될 즈음, 내 몸무게는 최대 수치를 찍고 말았다. 내 삶에 변화가 필요한 건 잘 알고 있었지만, 나는 계속 먹고 자면서 우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친구가 좋다고 추천하는 인성 캠프에 참석해 보았다. 같은 조원들과 모여서 각자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털어놓는 시간이 있었다. 내 차례가 되어 솔직한 내 마음을 이야기했는데, 이를 듣고 난 선생님께서 “원서야, 너는 여기서 제일 날씬한 사람이야!”라고 말씀하셨다.

처음엔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계속해서 내게 다가와 말씀해주시는 선생님의 진심을 느꼈고, 자연스레 그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선생님은 늘 “원서야, 너 얼마든지 변할 수 있어. 좋아질 수 있어.”라며 식단 조절하는 법과 운동법도 알려 주셨다. 마음에 가득했던 우울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나도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이 움트기 시작했다. 캠프가 끝난 후, 나는 다시 한번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생애 처음으로 다이어트와 학업, 아르바이트를 모두 병행하며 하루하루를 빠듯하게 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1년 4개월이 지났을 때 35kg 감량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후 슬럼프가 찾아왔다. 아르바이트, 학업, 다이어트 세 가지 중 하나는 늘 펑크가 났고, 나는 점점 지쳐갔다. 설상가상으로 감량 속도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힘들다’, ‘짜증나’, ‘못 하겠어’라는 생각들이 수없이 오갔다.

그때 내 생각의 관점을 바꿔준 한 트레이너 선생님이 나타났다. 헬스장에서 만난 그 선생님은 지금 당장 힘들고 지치는 것밖에 보지 못하는 나에게 그 과정 너머에 얻게 될 것들을 알려주셨다. 내 생각도 조금씩 변해갔다. ‘너무 싫고 힘들지만, 이게 내게 좋은 거구나.’ 결국 나는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난이도가 더 높은 운동에 도전했다. 그 일을 경험하며, 삶을 대하는 내 마음의 자세도 달라졌다. 과정이 좀 어려울지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에 흥미가 생긴 것이다. 현재 나는 국제개발협력 NGO 단체 입사를 목표로 자격증 취득 시험과 외국어 능력 시험을 준비 중이다. 시간이 갈수록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 경험하고 싶은 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지금의 내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 혼자서는 늘 안 된다는 생각에 머물러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마다 좋은 분들이 날 이끌어주었고 덕분에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혹 예전의 ‘나’처럼 약하고 볼품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나는 안 된다고, 불행한 사람이라고 절망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고. 우리는 모두 즐겁게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부정적인 생각의 가림막만 걷히면, 우리는 모두 피어날 수 있다.

글 이원서

고은비 기자  press49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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