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확진된 학생들도 중간고사 등 학교 자체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7일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시험관리 계획을 마련한다면 확진 학생의 '격리 중 외출'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재차 협의하겠다면서도 현실적으로 확진 학생들이 응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1주간 전국 유·초·중·고 학생 코로나19 확진자는 25만553명이다. 하루 평균 확진자는 3만5793명으로 직전 주(3월 22∼28일)의 37만1660명보다 12만명 넘게 감소한 수치다.

교육부는 지난 4일 백브리핑에서 확진자의 중간고사 실시 여부에 대해 "학교 시험은 다른 시험과 달리 3~5일에 거쳐 치러야 하고, 비확진 학생들과 동시에 치러야 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7일 코로나19 비상대응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이미 확진자가 대면 진료를 받고 약국에서 처방약을 받아갈 수 있는데 중간고사 응시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별도 공간에서 시험 보도록 할 수 없는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이나 수능은 지정된 날짜와 장소에서 한번에 치러지는 반면 중간고사는 학교마다 다른 날짜에 3~4일씩 진행되기 때문에 학교별로 방역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우선 4월 말 중간고사를 치르는 중고등학생은 지난해 기준 5,696개교, 266만여 명 규모다. 확진 학생이 학교에 따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별도의 시험장도 마련해야 한다. 확진 학생의 상태가 악화될 때를 대비한 응급이송 체계도 갖춰야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관계자는 "지금은 확진 교사를 대체할 인력 확보조차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인데, 확진 학생을 위한 여러 준비 작업을 중간고사 전까지 다 해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한 고등학교 교사는 "중간고사 시험 당일 코로나19 때문에 몸이 아픈 학생이라면 굳이 시험을 봐야 하느냐"며 "일부 학부모 여론만 의식한, 너무 섣부른 얘기"라고 꼬집었다.

다만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국가 공무원 시험과 비슷하게 확진자 시험관리 운영계획을 학교별로 적용해도 추가 전파 위험이 없다고 여겨진다면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교육부·교육청이 확진자 시험계획을 마련하고 협의가 이뤄진다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